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괜히 원년 멤버가 아니었다. 웃음을 위해서라면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가장 앞에 서서 ‘하드캐리’했다. 바로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리즈의 주역, 배우 이이경의 이야기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2’(이하 와이키키2)는 망할 위기에 처한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에서 펼치는 청춘 드라마다. 극중 이이경은 와이키키의 공동 CEO 겸 생계형 단역 배우 이준기 역을 연기했다.
특히 지난해 방송된 시즌1에서 이이경을 제외하고 모든 캐스트가 변경됐기 때문에, 이이경의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이경은 부담을 모두 털어내고 ‘와이키키=이이경’이라는 공식을 다시 한번 성립했다.
아주 높은 성적을 내지 못했음에도 ‘레전드 시트콤’이라는 호평 속에 막을 내린 ‘와이키키2’. 웃음과 몰입도 높은 연기로 극의 중심을 꽉 잡으며 시청자들을 다시 한번 폭소케 만든 이이경과 제니스뉴스가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긴 시간을 함께한 친구라 애정이 더 크게 남은 것 같아요”라며 ‘와이키키’ 이준기와 동고동락한 2년의 시간을 되짚어 본 이이경. 그가 속 시원하게 털어놓은 ‘와이키키’ 뒷이야기를 지금 공개한다.

Q. 이이경에게 ‘와이키키’ 이준기는 인생 캐릭터인가요?
인생 캐릭터라는 건 저보다는 보시는 분들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어떤 분은 ‘고백부부’를 꼽아주셨고, 어떤 분은 ‘와이키키’를 말씀해주시기도 해요. 시청자 각각에게 심어져 있는 이미지가 다르게 때문에 딱 하나를 고르기 어려운 것 같아요.
Q. 그러고 보면 정말 쉬지 않고 작품을 하는 것 같아요. 힘든 점은 없어요?
일한다는 생각이 별로 안 들어요. 항상 재미있고, 불러주신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잠도 못 자고, 대사 많을 때는 압박도 있어요. 그런데 이런 힘든 점은 이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고민인 것 같아요. 모두가 힘든 건데 얼굴에 드러내는 건 어리석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힘든 거는 나중에 집에서 풀면 되는 거니까요. 하하.
Q. ‘와이키키2’를 하면서 힘든 거는 없었나요?
개인적으로는 시즌1보다 편했던 것 같아요. 굳이 힘들었던 점을 꼽자면 PPL 신이에요. 혼자서 대사 4장 반짜리를 읽어야 했는데, 이걸로 웃길 수 있을지 의문이 들더라고요. 이미 PPL이라는 거에 거부감이 있는 시청자가 분명 있을 텐데, 혼자서 이끌어가야 한다는 게 큰 부담이었어요. 그래도 잘 끝낸 것 같아요. 저는 감독님이 현장에서 웃으면 절반은 성공이라고 생각하는데, 다행히 웃으시더라고요. 하하. 전동휠 타는 것도 전날부터 연습했는데, 보람 있었어요.
Q. 내가 봐도 가장 웃겼던 장면이 있다면요?
하나만 선택하는 건 어려운 것 같아요. 하하. 정말 웃긴 애드리브가 많았는데, 코털 깎다가 기계가 끼인 장면도 웃겼고, '기봉'(신현수 분)에게 “조각같이 생겼다. 산산조각”이라고 말했던 장면도 기억에 남아요. 하하.
Q. 새로 참여한 배우들의 연기는 어땠나요?
드라마 방영하고 있을 때 저희 엄마가 “기봉이 너무 웃기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하하. 기봉이 말투가 정말 기억에 남는 게 많아요. ‘일해라 절해라 하지 마’, ‘소 잃고 뇌 약간 고친다’ 같이 틀린 말인데 이게 맞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뻔뻔하게 말하는 게 너무 웃겼어요.

Q. ‘와이키키’는 이이경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요?
요즘 시트콤이 많이 흐려지고 있잖아요.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오랫동안 희망이 되는 드라마, 레전드 시트콤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Q. 연기 변신 욕심은 없나요?
배우라면 누구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저는 웃기는 캐릭터를 하더라도 모두 다른 느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같은 개그 캐릭터라도 항상 변신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쉬지 않고 작품을 해왔는데, 앞으로 연기 말고 하고 싶은 게 있나요?
영어랑 악기를 배우고 싶어서 학원을 알아놨어요. 하하. 30대 후반이 되면 늦을 것 같아서, 지금이라도 시작해야겠더라고요. 요즘에는 또 영어 배우는 방식이 많잖아요. 일하면서도 배울 수 있고요. 열심히 해볼 생각이에요.
Q. 지금까지의 행보를 돌아 보고 이이경이 이이경에게 댓글을 쓴다면 어떻게 말하고 싶나요?
‘열심히 사는 배우’라고 해주고 싶어요. 저는 후회 없이 열심히 살려고 하는 편이에요. 후회하는 게 싫어서, 무서워서 열심히 하는 것도 있어요. 잔꾀를 부리고 편하려고 하다 보면 후회의 몫도 다 제 몫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사려고 해요.
Q. ‘와이키키’는 웃음 속에서도 청년들의 현실을 그리는 드라마인데, 그렇다면 청년 이이경의 고민은 뭔가요?
요즘 제 친구들을 보면 결혼도 하고, 이직을 고민하기도 하더라고요. 보통 제 나이대에 이런 고민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저 또한 불안감이라는 게 있어요. 한국 사회의 문제인지 청년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 고민을 즐겼으면 좋겠어요. 저도 고민이 있지만 또 달려가요.
계속 새로운 걸 만난다는 두려움도 있지만 즐기려고 노력해요. 출근길이 싫다면 출근해서 꼭 해야 할 걸 억지로 만들어 놓으면 돼요. 일이라고 생각 안 하고 현장에서 ‘이런 걸 하면 재미있겠다’ 생각을 하면서 출근해요. 하는 내내 일이라고 생각을 안 하면 돼요. 최대한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하면서 고민을 해결해 나가는 것 같아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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