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 라거펠트가 사망했다. 향년 85세.
지난 19일(현지시간) 패션 하우스 샤넬이 공식 SNS를 통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 라거펠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최근 들어 급격한 건강 악화로 지난 1월 샤넬 오뜨 꾸뛰르 쇼에 참석하지 못했던 칼 라거펠트는 끝내 눈을 감았다.
샤넬은 공식 계정을 통해 “칼 라거펠트의 죽음을 발표하게 된 건 깊은 슬픔"이라며, "뛰어난 창의력을 지닌 칼 라거펠트는 가브리엘 샤넬이 만든 브랜드 코드를 재창조해냈다"고 밝혔다.
이어 "칼 라거펠트는 ‘내 일은 가브리엘 샤넬이 한 일이 아니라 그가 했을 일을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며, "그는 끝없는 상상력으로 사진과 단편 영화 등 많은 예술 세계를 탐험했다. 샤넬은 1987년부터 그의 재능 덕을 많이 봤다"고 덧붙였다.
또한 알랭 베르트하이머 샤넬 CEO는 "칼 라거펠트의 창의력과 관대함, 탁월한 직감 덕분에 샤넬은 전성기를 맞았다. 오늘 나는 친구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재창조하기 위해 1980 년대 초반부터 이어온 특별한 창조적인 것들을 잃었다"고 슬퍼했다.
샤넬의 부흥기를 이끈 패션계의 전설 칼 라거펠트는 1954년 국제양모사무국 콘테스트에서 코트 부문 1등을 거머쥐며 파리 패션계에 입문했다. 이후 패션 브랜드 피에르 발망, 장 파투 등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여러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기성복 디자이너로서 입지를 다져 나갔다.
이후 칼 라거펠트는 1964년 패션 브랜드 끌로에에 합류해 수석 디자이너로서 브랜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또 1965년 펜디에 합류해 전면 리뉴얼하면서 펜디를 세계적인 브랜드 반열에 올려놨다. 익히 알려진 펜디의 시그니처인 ‘더블 에프(F)’ 로고도 칼 라거펠트의 작품이다.
여러 브랜드를 통해 톱 디자이너로 주목받은 칼 라거펠트는 이후 1983년 샤넬에 공식 영입됐다. 당시 기성복 디자이너로 활동한 칼 라거펠트의 샤넬 꾸뛰르 하우스 영입 소식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나, 그는 1983년 1월 샤넬 오뜨 꾸뛰르 컬렉션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선보이며 ‘죽은 가브리엘 샤넬을 환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칼 라거펠트는 기성복 디자이너로서 보여줬던 대중적인 문화 요소와 샤넬의 오뜨 꾸뛰르 감성을 결합해 40, 50대에 한정됐던 타깃층을 젊은 층까지 넓혀갔다. 이어 1984년부터 칼 라거펠트는 샤넬의 프레타 포르테까지 맡으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 샤넬의 수장이 됐다.
샤넬은 칼 라거펠트의 영입 이후 전성기를 맞았다. 트레이드 마크인 까만 선글라스와 백발의 포니테일, 단정한 블랙 슈트를 입고 전 세계 패션계를 이끌었던 칼 라거펠트다. 오는 21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펜디 컬렉션이 칼 라거펠트의 마지막 작품이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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