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핫한 힙합 아티스트가 된 박재범. 아이돌로 데뷔한 그가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의 10년 역사와 더불어 미국에서의 새로운 도전기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베일을 벗는다.
25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 서울에서 유튜브 오리지널 ‘제이팍: 쵸즌원(Jay Park: Chosen1, 이하 ‘쵸즌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재범, 코타아사쿠라, 루크초이, 벤자민킴이 참석했으며 MC는 넉살이 맡아 진행했다.
# 박재범의 10년史
‘쵸즌원’은 박재범의 진솔한 이야기와 사이먼 도미닉, 로꼬, 그레이 등 AOMG, 하이어 뮤직의 힙합 아티스트들, 그의 미국 활동을 책임지는 락 네이션(Roc Nation) 관계자들,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 등 미국 현지 아티스트와 음악 관련 종사자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박재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들여다본다.
Q. 현재 박재범의 인기가 어느 정도길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됐나?
박재범: 인기와 상관없이 제가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 보여줬던 행보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제작하게 됐다.
코타아사쿠라: 글로벌 스테이지에 많은 아티스트에 등장하고 있으며, 한국 아티스트가 전 세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유튜브 오리지널의 경우 다양한 스토리를 발굴해서 제작하고 있다. 박재범 씨가 제격이라 생각했다. 미국에서 시작해서 한국으로, 그리고 다시 미국에서 인기를 누리는 것이 독특한 스토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재범 씨의 스토리가 한국뿐 아니라 세계인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Q. ‘쵸즌원’은 어떤 의도로 기획됐나?
루크초이: 저는 어렸을 때 미국에 이민을 갔다. 미국에서 많은 아티스트와 일을 하다가, 4년 전에 한국에 왔다. 평생 아웃사이더로 살았고, 한국에서는 교포로서 힘든 과정을 겪었다. 그러다 박재범 씨를 만나 좋은 에너지를 얻었다. 박재범 씨처럼 열심히 일하는 친구를 만난 적이 없었고, 꾸준히 만나면서 일을 해오다가 이번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됐다.
박재범: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었던 이유가 있다. 제가 10년간 뒤를 돌아보지 않고 현재 일어나는 일들, 목표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냥 달려왔다. 제 인생이 너무 빨리 돌아가고, 많은 것들을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나중에 이런 과정들을 돌아보고 싶었다. 저에 대한 자료가 없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었다. 작년부터 국내 활동이 적었다. 한국 방송에 나오지 않거나, 음원을 내지 않으면 제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제가 한국을 대표해 미국 힙합계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저는 아예 바닥부터 시작해서 저의 길을 찾아왔다. 그런 스토리로 많은 분들께 자극과 영감을 주고 싶기도 했다.
Q. 다큐멘터리의 타이틀을 ‘쵸즌원’으로 선정한 이유는?
박재범: 원래는 다른 타이틀이 있었는데 너무 길고 어려웠다. ‘선택 받은 자’라는 의미의 ‘쵸즌원’이다. 이 길을 걷고 있는 분이 아직은 저밖에 없다. 더 많은 분들이 이 길을 걷길 바라는 마음으로 선정해봤다.
Q. 투피엠 탈퇴 이후부터 이야기를 시작한 이유, 그 이야기를 꺼내는 것에 부담감은 없었는지?
박재범: 큰 부담감은 없었다. 어쨌든 제 과거 중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제가 꼭 그 이야기를 넣어달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 저의 이야기를 조금 더 잘 표현하고 싶어서다.
루크초이: 투피엠 이야기는 안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 다큐멘터리를 하면서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넘어설 수 있는 용기, 믿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Q. 완성된 다큐멘터리를 본 소감은?
박재범: 그냥 평소 모습을 그대로 담았기 때문에 찍을 때는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완성된 결과물을 보니 좋아서 하길 잘 했다 싶었다. 그동안은 제가 원하는 이야기를 담지 못해서 안타까웠는데, 제가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나왔다.

# 락 네이션 합류의 의미
지난 2018년 박재범은 미국 대형 매니지먼트 락 네이션과 아시아 최초의 아티스트로 계약해 화제를 모았다. 락 네이션은 힙합계 거장으로 손꼽히는 Jay-Z가 수장으로 있는 레이블로 제이콜, 칼리드, 믹밀, 리한나, 머라이어 캐리 등이 속해 있다.
Q. 락 네이션에 합류하게 된 소감은? 앞으로 어떻게 일을 할 예정인지?
박재범: 락 네이션에 들어간 건 너무 좋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었다. 이미 AOMG와 하이어 뮤직의 사장이지만, 이런 경우가 처음이다.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도 1년 걸렸다. 락 네이션도 저 같은 아티스트와 처음 계약한 거다. 그래서 서로 감을 잡아가는 단계다. Jay-Z 옆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저 혼자 동양인이라 외톨이 같은 느낌이라, 빨리 잘 돼서 나댈 수 있었으면 좋겠다(웃음).
Q. 가수로서 새 앨범 계획, 다른 아티스트와의 협업 계획이 있는지?
박재범: 요즘은 피처링을 많이 하고 있다. 작년에 EP 앨범 1장을 발매했지만, 피처링은 30개를 넘게 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저를 통해 도움이 된다면 피처링을 하고, 뮤직비디오도 함께 찍는다. 올해는 국내와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할 예정이다. 7월에 단독 콘서트를 시작으로 월드 투어를 할 예정이다. MBN에서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AOMG에서 할 예정이고, 가을에는 알앤비 앨범을 낼 거다. 컬래버레이션 작업은 계속 하고 있다. 올해만 피처링을 15개 정도 했다.
Q. SNS 상에서 은퇴에 대한 언급도 했던데?
박재범: 제가 앞으로 얼마나 음악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10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렸다. 건강도 생각됐고,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들이 있었다. 비보이도 하고 싶고, 가족여행도 가고 싶어서 그런 것들을 하려면 은퇴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SNS에서 이야기를 했었다.
Q. 미국에서는 신인가수일 텐데, 한국에서 활동할 때와의 차이점은?
박재범: 엄청 큰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오래 활동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아시아도 가면 공항에서부터 저희를 반겨주신다. 지금은 개런티를 깎으려고 하거나 ‘택시 타고 와’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케이팝이 아니라 힙합이기 때문에 더욱 증명해야 할 부분이 있다. 한국에서는 ‘쇼미더머니’ 심사를 보는 사람이지만, 그곳에서는 ‘해봐라’는 식이다.

# 유튜브 오리지널 “박재범 스토리, 전 세계에 의미하는 바 크다”
‘쵸즌원’은 오는 5월 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를 대상으로 공개된다. 총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으며 한국을 비롯해 미국,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오스트리아, 캐나다, 핀란드,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노르웨이, 러시아, 스페인, 스웨덴, 영국 등 총 43개국에서 이용 가능하다.
Q. 유튜브 오리지널이 계속 음악을 주제로 영상을 제작해 선보이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코타아사쿠라: 지금까지 한국에 있었던 유튜브 오리지널이 음악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 맞다. 이유는 음악이 많은 잠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뮤지션들이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유튜브 오리지널의 목표다. 아직 제작 중인 쇼들이 더 있다. 케이팝을 유튜브 오리지널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것들을 공개할 예정이니 기대 부탁드린다.
Q.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을 텐데 총 80분 분량으로 정한 이유는?
루크초이: 굉장히 많은 이야기들을 편집했다. 박재범 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적인 이야기도 있고, 뚜렷한 메시지가 있다. 거기에 초점을 맞춰서 편집했다. 젊은 친구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메시지에 중점을 뒀다.
코타아사쿠라: 다큐멘터리 분량은 우연하게 제작하고 있다. 박재범 씨의 여정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포맷이 무엇일지 고민해서 정한 것이다. 굳이 순서를 지키지 않고 보더라도 박재범 씨의 여정을 느낄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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