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박진영의 겸손함 뒤에는 욕심과 열정이 있었다. 음악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연기에도 엄청난 애정을 쏟고 있기에, 그의 행보를 응원하게 된다. 그리고 ‘사이코메트리’는 ‘배우 박진영’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만든 작품이 됐다.
지난 2012년 드라마 '드림하이2'로 데뷔한 박진영은 이후 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 ‘푸른 바다의 전설’ 등과 영화 ‘눈발’ 등을 통해 연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그런 그가 이번 tvN 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에서는 주연으로 작품의 스토리를 이끌어내며, 그간의 연기 내공을 한껏 발휘했다.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에서 박진영은 상대방과 피부를 접촉하면 그 사람의 강렬한 기억의 잔상을 읽어내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지닌 이안을 연기했다. 극 초반에는 엉뚱미 가득한 모습으로 신예은과 풋풋한 로맨스를 선사했고, 중반부터는 짙은 감성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 과정에서 고난도 액션, 분노, 절절한 오열까지 다채로운 연기로 스펙트럼을 드러냈다.
제니스뉴스와 박진영이 최근 서울 성수동 한 카페에서 tvN 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종영 인터뷰로 만났다. 드라마를 끝내고 바로 오는 20일 컴백을 앞두고 있어 바쁠 법도 하지만,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박진영은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안 캐릭터를 탄생시키기까지의 과정과 더불어 그의 연기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인터뷰 내용을 이 자리에 전한다.

Q. 드라마를 잘 마쳤는데요. 기분이 어떤가요?
3~4개월 동안 드라마를 찍었는데, 좋은 분들이랑 같이 작업할 수 있어서 큰 행운이었어요. 스스로에 대한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무사히 잘 끝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스스로를 바라볼 때 객관성을 가지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저에게 아쉬운 점이 많이 보였던 게 사실이에요. 특히 캐릭터가 변화되는 지점을 부드럽게 살리지 못한 점이 아쉬웠죠. 잘한 점은 그래도 잘 마쳤다는 점에서 칭찬과 격려를 해주고 싶고요. 또 액션 신을 찍을 때 같이 해준 스턴트 형들이 있거든요. 형들이 잘 받아준 덕분에 액션이 화면에 잘 잡혔어요. 제가 연습도 많이 했지만, 그분들의 노고 덕분에 더욱 장면이 잘 살아나서 기뻐요.
Q.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진 독특한 설정의 인물이었어요.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하려 했나요?
기존 친구들과 다를 바 없는 학생이라 생각했어요. 저의 특별한 능력은 그래픽과 편집이 있었기때문에 오히려 과하게 표현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극 초반의 성격 자체가 되게 밝은 인물이었기 때문에 초능력을 표현하는 것까지 과하면 안 될 것 같았죠. 오히려 평소 행동처럼, 버릇처럼 표현하려고 했어요.
Q. 신예은 씨와의 호흡이 좋았어요. 같이 촬영하면서 어땠나요?
처음에는 진짜 어색했어요(웃음). 같은 회사인데도 실물로 보는 게 처음이라 어색했는데, 드라마 때문에 촬영 전에 많이 만났어요. 같은 회사라 연습실을 같이 쓸 수 있잖아요. 계속 만나면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가까워졌어요. 호흡은 연습량과 비례했던 것 같아요.
Q. 두 사람의 키스신 비하인드 스토리도 궁금해요.
굉장히 어려웠어요(웃음). 제가 잘 못해서 감독님께서 하라는 대로 했죠. 초반 키스신은 제가 당하는 입장이었고, 성인이 된 후에는 제가 직진하는 설정이었어요. 둘 다 부끄러워 해서 감독님 디렉팅을 따라 갔어요. 부끄럽지만 열심히 찍었어요.
Q.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은요?
다 잘 맞았어요. 제일 많이 붙었던 분이 지수 역할의 다솜 선배, 성모 역할의 김권 선배였어요. 권 형과는 진짜 친형처럼 지냈어요. 너무 많이 배려를 해줬거든요. 제가 감정이 안 잡힐 때도 잘 이끌어주고요. 다솜 누나도 평소에 장난도 많이 치면서 지내서, 그 점이 극에 잘 묻어 나온 것 같아요.
Q. 시청자들의 반응은 찾아봤나요?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요?
‘생각보다 괜찮다’라는 반응에 괜히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배우로서는 아직 저를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기대치가 높진 않을 테지만, 어쨌든 기대보다 좋았다는 건 성공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웃긴 댓글들이 있었는데요. 아이디를 보면 갓세븐 팬인 것 같은데 ‘얘 처음 보는데 괜찮다’라는 댓글이 있더라고요. 팬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고, 힘이 됐어요.

Q. 이전 작품들과 달리 굉장히 밝은 캐릭터를 연기했어요. 어려웠던 점 혹은 더 좋았던 점이 있나요?
제가 선택할 수는 없지만, 그간 어두운 캐릭터의 작품이 많이 들어왔었어요. ‘나는 이런 캐릭터를 하겠다’라고 해서 한 것은 아니고, 하다 보니 그런 커리어가 쌓인 것 같아요. 물론 딥한 걸 조금 더 좋아하는 편이긴 해서 이번 작품이 큰 시도였는데요. 또 다른 저를 찾은 것 같아서 좋아요(웃음). 저에게도 밝은 면이 있긴 한데 ‘내가 이 정도로 밝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밝은 캐릭터를 했거든요. ‘역시 나도 어쩔 수 없는 갓세븐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웃음).
Q.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배우 박진영’의 행보가 어떨지 궁금해요.
저는 언제가 됐던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아요. 매번 어렵기도 하지만, 감사하게도 배역이 커지고 있고요. 7년 동안 조금씩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게 큰 복이라 생각해요. 저는 연기와 음악에 모두 욕심이 있고, 둘 다 해내고 싶어요. 두 가지를 모두 할 수 있는 기회가 쉽지 않은 거잖아요. 저에게 그 기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만큼, 힘이 닿는 데까지 다 해보고 싶어요. 어떤 행보를 만들겠다는 목표는 없고, 맡은 작품들을 잘 소화하다 보면 박진영의 길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Q. 차기작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나요?
아직 계획은 없어요. 우선 갓세븐 앨범을 준비 중이라 거기에 몰두하고 있고요. 불러만 주신다면 또 열심히 할 수 있어요. 이번 작품에서 스릴러, 액션 등 장르가 많았는데 다 재밌더라고요. 달달한 로코는 해본 적이 없어서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고요. 액션도 좋고, 감성적인 이야기도 좋고, 여러 장르를 계속 도전하고 싶어요.
Q.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성장한 점은요?
긴 극을 끌고 나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앨범 작업과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분들이 너무 많거든요. 뭐든 혼자만 잘 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고, 성장한 것은 경험이 더욱 쌓인 거예요. 16부까지 한 번에 끌고 나간 경험을 한 거죠. 그리고 다음에는 더 잘 준비해서 보여드리고 싶어요. 아직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이 없거든요. 처음에 비해 자신감이 조금은 생겼으니, 다음에는 더 잘 할 수 있겠죠?
Q. 올해 안에 이루고 싶은 목표는요?
배우로서 목표는 다음을 위해 더욱 저를 성장시키는 거고요. 책도 많이 읽고, 영화도 많이 보고, 바디트레이닝도 열심히 해서 저를 가꿀 거예요. 그렇게 가꾼 후에 다음 작품을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고요. 사람으로서는 건강한 마음가짐으로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싶어요. 가수로서는 앨범이 나올 예정이고, 6월부터는 투어가 시작돼요. 감사하게도 전 세계에 팬들이 있기 때문에, 투어 준비도 잘 해서 가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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