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N포커스] '양일콘'이 진리, 본 건 또 보고+피드백 확실하고(신화 콘서트②)
[ZEN포커스] '양일콘'이 진리, 본 건 또 보고+피드백 확실하고(신화 콘서트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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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어느새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며 여름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요즘, 아직까지 뜨거운 열기가 남아있는 자리가 있다. 지난 2월 정규 12집 앨범 ‘위(WE)’로 활동을 펼친 그룹 신화는 지난달에는 국내를 시작으로 한 아시아 투어를 마쳤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다시 서울. 신화는 지난 22, 23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신화 데뷔 17주년 기념 앙코르 콘서트 위_신화(WE_SHINHWA)를 통해 그 열정을 다시 한 번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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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포커스] 확! 달라졌다, 신화의 변화된 무대 엿보기(신화 콘서트①)

◆ 이쯤 되면 하나 내라, VCR 모음 DVD
각 가수들이 공연 브랜드를 가지고 있듯이, 신화에게도 콘서트 VCR 브랜드를 선사해줘야 할 것 같다. 아니면 따로 모아 DVD라도 내던지. 이들은 매년 공연마다 신화만의 유머가 묻어나는 정성 가득, 아이디어 가득한 VCR 영상을 상영해왔다. 이번 공연은 지난 3월 열린 단독 콘서트의 연장선이었지만, 그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영상들로 팬들을 찾았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신화 멤버들이 영화의 주연을 맡게 되어 열심히 노력하지만, 결국 웃지 못할 일들로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얻게 된다는 내용. 이 내용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영상들에서는 한 편의 영화 같은 탄탄한 스토리가 돋보였다.

장르는 코믹 스릴러. 이민우는 늑대 소년, 신혜성은 흑기사, 김동완은 드라큘라, 앤디는 토시오, 에릭은 미이라, 전진은 강시로 깜짝 변신을 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들의 분장이 아주 디테일하고 실감났다는 점이다. 콘서트 영상이라 대충 만들었을 법도 하지만, 일명 ‘고퀄(리티)’의 결과물이었다. 이어 이들은 레드카펫에 오르며 자신이 그 배역을 맡기까지의 과정을 특유의 위트로 소개하는 모습으로 그려냈다. 또한 깨끗하고 밝은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검은색 슈트를 입은 모습과 달달한 목소리의 내레이션, 멤버들의 별명과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행동들은 신화만의 멋을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이로써 이번 신화의 VCR 영상은 한 단계 더 진화하여 위트와 디테일, 멋 세 가지 요소를 동시에 갖추게 됐다. 여기 디테일에는 짜임새도 포함이 된다. 오프닝 영상 포함 총 네 번의 VCR을 통해 관객들의 궁금증 웃음 호응을 유발하는 타이밍을 적절히 잡았다. 게다가 러닝타임에 비해 VCR 상영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도 좀 늘어났다. 그만큼 신경을 쓴다는 이야기. 실제로 멤버들은 “영상에 대한 욕심과 부담이 있다” "팬들이 원하는 영상을 말해주면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점점 더 높아지는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는데 힘들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신화는 공연의 듣는 재미와 더불어 보는 재미를 한껏 높이는 가수로 등극했다.

◆ 팬들과 함께 발전시켜 나가는 공연
아이돌의 콘서트의 가장 재미난 점은 ‘소통’이 아닐까 싶다. 평소 가까이 접하기 힘들었던 이들을 우리만의 공간에서 가까이 만나고, 대화를 하고, 무대로 호흡하며 만족감을 얻는 것이디. 신화는 여기서 더 나아가 근본적인 소통을 하는 가수다. 무대를 함께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함께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신화가 ‘피드백을 잘 해주는 가수’로 유명하다. 첫 날 공연을 마친 후 팬들의 소리를 듣고 보완점들을 찾아 다음 날에는 더 나은 무대를 꾸민다.

아무리 음향체크를 확실히 하는 신화라지만 공연 당일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공연 첫 날에는 웅장한 밴드의 소리에 멤버들의 목소리가 약간 묻히는 감이 있었고, 랩을 맡고 있는 에릭과 앤디의 마이크 볼륨이 너무 작았다. 사실 에릭과 앤디 마이크 볼륨 문제는 매 공연마다 불거지는 불만사항이어서 의문이 들긴 하지만, 어쨌든 신화는 다음날 공연 때 이를 완벽히 보완했다. 래퍼들의 목소리가 잘 들렸으며 다른 멤버들의 폭발적인 성량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있었다. 심지어 다른 공연 때보다도 더욱 공연장을 압도하는 음향이었다.

또 다른 문제는 무대 스크린의 ‘너무나도’ 화려한 영상 효과였다. 사실 팬들은 우리 가수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중요하기에, 지나친 효과들은 오히려 독이 된다. VCR 영상의 효과와 캘리그라피들은 예전보다 훨씬 세련되어져서 깜짝 놀랄 수준이었다. 하지만 무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스크린에서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의 기본 효과를 그대로 집어넣은 듯한 부조화와 과한 디자인들로 무대를 온전히 감상하기가 힘들었다. 이 또한 마지막 날 콘서트에서는 반영이 되어 훨씬 더 안정감 있고 차분한 스크린을 만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 세상에 모두가 만족할 만한 완벽한 공연은 없다. 하지만 가수가 팬들과 함께 소통하며 발전시켜나갈 수는 있고, 신화는 그것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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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포커스] 현재진행형 신화, 아직 전설이 될 수 없는 이유(신화 콘서트③)

 

사진=신화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