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어느새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며 여름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요즘, 아직까지 뜨거운 열기가 남아있는 자리가 있다. 지난 2월 정규 12집 앨범 ‘위(WE)’로 활동을 펼친 그룹 신화는 지난달에는 국내를 시작으로 한 아시아 투어를 마쳤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다시 서울. 신화는 지난 22, 23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신화 데뷔 17주년 기념 앙코르 콘서트 위_신화(WE_SHINHWA)를 통해 그 열정을 다시 한 번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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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포커스] 확! 달라졌다, 신화의 변화된 무대 엿보기(신화 콘서트①)
[ZEN포커스] '양일콘'이 진리, 본 건 또 보고+피드백 확실하고(신화 콘서트②)
◆ 호칭은 ‘너네들’, 짖궂은 장난도 OK
신화와 신화 팬클럽 신화창조의 관계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지난 1998년부터 2015년까지 17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며 함께 해온 이들은 이미 팬과 가수의 관계를 넘어섰다. 너무나도 편한 친구 혹은 가족 같기도 하고, 설레게 하는 애인 같기도 하다. 이런 이들의 관계는 공연장에서 더욱 극대화된다. 신화는 팬들에게 ‘막 대한다’ 싶을 정도로 거침없는 언변을 보여주는가 하면, 달달한 애교 멘트로 팬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가 한다. 무대 위에서 음향이 물릴 정도로 장난을 치는가 하면, 아이돌이 꺼낼 수 없는 발언들로 팬들을 놀라게 한다. 신화창조 또한 신화를 연예인으로서 무조건 높이는 것이 아니라, 짖궂은 장난에 장단을 맞추고 떼창을 하며 호흡한다.
첫 날 공연에서는 김동완이 인트로 무대를 마친 뒤 “갑자기 신이 나서 소리를 내지르는데 정신이 아득했다”라며 '당이 필요하다'고, "다음 번에는 스타일리스트에게 사탕이나 초콜릿 좀 주머니에 넣어달라고 해야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데 갑자기 한 팬이 초콜릿이 있다고 외쳤고 김동완은 기쁘게 그것을 받아들여 무대 위에서 당 섭취를 했다. 또한 에릭은 VCR 영상 속 미이라 분장을 했을 당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는데, 자주 화장실을 가는 편이지만 이 날 분장 때문에 볼 일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거다. 차마 글로 적을 수는 없지만, 에릭은 그 단어를 입 밖으로 내고야 말았다. (물론 사과도 했다. 하하)
마지막 날 공연에서는 최초 공개한 ‘고양이 ‘무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이민우가 “이 안무를 짜면서 우리 나이에 맞을까 했었다. ‘호랑이’라고 지을걸 그랬다”라며 중견 아이돌의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이에 신혜성은 “호랑이는 무서우니까 ‘호랭이’ 정도로 하자”며 장난을 치기도. 또한 김동완은 옷을 벗으라는 팬들의 부끄러운 요구에 “너네가 벗으면 나도 벗을게”라고, 에릭은 “너네 벗으면 우리는 팬티까지 다 벗는다”라며 서슴없는 19금 발언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게다가 김동완은 팬들에게 "화장이 다 떴다"며 돌직구를 날려 웃음을 자아냈다.

◆ 끝이 없는 신화를 만들어나가는 신화
삼일절도 아닌데, 아이돌 콘서트장에서 만세 삼창이 울려 퍼졌다. 바로 신화와 신화창조만의 ‘싢복절(신화+광복절을 합친 말)’을 맞이하고 난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신화는 그간 상표권 사용 계약 해지와 관련해 준미디어(오픈월드 엔터테인먼트)와 법정 분쟁을 이어오느라 ‘신화’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힘든 시간 끝에 바로 지난 6월 11일 상표권 명의 이전을 모두 끝마치게 됐고, 신화 소속사 신컴엔터테인먼트도 ‘신화컴퍼니’라는 제 이름을 찾았다. 이 날을 바로 ‘싢복절’이라고 칭하는 것.
그간 장수 아이돌로 살아온 신화이지만 ‘신화’를 쓸 수 없는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제는 더욱 더 본격적으로 이들만의 신화를 쓸 수 있게 되었다. 이번 공연 명부터 ‘위_신화’다. 장내에 당당히 ‘신화’라고 이름이 적혀져 있는 모습은 모두를 뭉클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분명 앙코르 곡을 데뷔 최초 ‘투게더 포에버’로 선택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으리라. 그래도 용케 눈물을 흘리지 않고 밝은 분위기 속에서 끝마친 공연이었지만, 신화나 신화창조나 마음 속으로는 참 복잡미묘한 심경이 아니었을까 싶다.
정말 많은 일들을 겪으며 아이돌 계의 역사를 써 내려간 신화는 아직 전설이 될 수 없다. 늘 변화하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신화는 이번 공연에서 보여줬듯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더 잘난 것을 보여주기 위해 발전하려 노력한다. 나태해지고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지만 그것을 경계하듯 늘 달려간다. 비록 실패하로 예상에 빗나가는 일들도 있었으며 앞으로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신화가 늘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익숙할 법한 공연을 확 바꿔버린 이들의 용기가 그 증거다. 이에 이렇게 응원해주고 싶다. 신화는 꺾이지 않아, 나아가 언제까지 신화!
사진=신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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