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눈물은 하트 모양’ 구혜선 ② “감독-화가-작가, 가장 하고 싶은 건 연기”
[Z인터뷰] ‘눈물은 하트 모양’ 구혜선 ② “감독-화가-작가, 가장 하고 싶은 건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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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은 하트 모양' 구혜선 (사진=HB엔터테인먼트, 디자인=오지은 기자)
▲ '눈물은 하트 모양' 구혜선 (사진=HB엔터테인먼트, 디자인=오지은 기자)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배우, 영화감독, 화가, 그리고 작가. 구혜선은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사람이다. 

지난 2002년 연예계에 첫 발을 내디딘 구혜선은 이후 2008년 단편 영화 ‘유쾌한 도우미’ 감독을 맡으며 또 한 번의 데뷔를 거쳤다. 또 2009년에는 첫 소설 '탱고'를 내놓으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다. 구혜선은 배우로 시작해 영화감독, 화가, 작가까지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약하며 자신만의 장르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여러 개의 직업으로 쉴 틈 없이 달려온 구혜선은 지난 5월 신간 ‘눈물은 하트 모양’을 선보였다. ‘눈물은 하트 모양’은 좀처럼 예상하기 힘든 성격의 여자 ‘소주’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 끌리는 남자 ‘상식’의 사랑을 그린 작품. 20대의 구혜선이 영화 제작을 위해 시나리오로 집필했던 글을 꺼내 소설로 바꿨다. 

특히 ‘눈물은 하트 모양’에는 구혜선의 실제 연애담이 담겼다. 그렇기에 작품의 애정 또한 남달랐을 터다. 구혜선은 어떤 마음으로 ‘눈물은 하트 모양’을 내놓았을까? 이에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서점에서 구혜선을 만나 직접 물었다. 본인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은 구혜선. 그와 나눈 대화를 이 자리에 전한다.

▶ 1편에 이어

▲ '눈물은 하트 모양' 구혜선 (사진=HB엔터테인먼트)
▲ '눈물은 하트 모양' 구혜선 (사진=HB엔터테인먼트)

Q. 결혼한 상태에서 본인의 과거 연애담을 내놓는다는 게 쉽진 않았을 것 같아요.
안재현 씨도 20대 때 미친 연애 많이 했을걸요? 하하. 저희는 서로의 과거를 공유하기도 해요. 누가 더 미친 연애를 했는지 대결하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이상할 수도 있는데, 많이 공유하다 보면 과거 여성분들이 제가 아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또 저는 연애를 아예 안 하는 것보다 몇 번 해보는 게 좋은 거라 생각해요.

Q. 한 방송에서 '안재현 씨가 받은 연애편지를 같이 읽은 적이 있다'고 고백했는데.
그때는 웃으면서 이야기했지만 사실 조금 열받았어요. 안재현 씨가 본인이 받은 것뿐만 아니라 직접 쓴 것도 갖고 있더라고요. 그게 열받는 포인트였어요. 안재현 씨가 그분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나와있었어요. 하하. 지금은 제가 먼저 구석구석 뒤져서 찾기도 해요. 이제는 뭐가 나와도 웃으면서 볼 준비가 돼있어요.

Q. 정말 쿨한 부부인 것 같아요.
서로 뒤끝도 있어요. 그래도 같은 직업이다 보니까 이해하게 되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남편은 여전히 제 걱정을 많이 해요. 남편은 말을 예쁘게 잘 하는 사람인데, 제가 그걸 잘 못해요. 연습해야 하는데, 죽어도 못 할 것 같아요. 하하.

▲ '눈물은 하트 모양' 구혜선 (사진=HB엔터테인먼트)
▲ '눈물은 하트 모양' 구혜선 (사진=HB엔터테인먼트)

Q.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이렇게 여러 분야에 도전한 이유가 있다면요?
성공한 적이 없기 때문에 계속하는 것 같아요. 실패만 하니까 ‘한 번만 더 해보자’라는 마음을 먹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10년을 보냈어요. 하하. 저는 성공하지 않아서 복받은 사람 같아요. 아마 성공했더라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

Q. 실패는 언제쯤 인정하게 되던가요?
서른이 넘어서 인생을 돌아봤는데, 그때의 실패를 기억한 사람은 아무도 없더라고요. 저 혼자만 안고 있던 거였어요. 그래서 이제는 ‘뭐 어때?’라는 마음이 됐어요. 예전에는 하나하나 다 상처를 받아서 사람도 안 만나고, 그러다 보니까 대인기피증도 생기더라고요. 서른이 넘은 지금은 그런 마음을 버리고 굳이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가려고 해요.

Q. 연예인은 원하지 않아도 기록되는 직업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실패를 인정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아직까지 제 미니홈피가 남아있더라고요. 하하. 검색하면 나오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실패에 연연하면 저만 힘들어질 거라 생각해요. 그냥 웃는 방향으로 생각해야겠다 싶었어요. 제가 저를 디스 하니까 마음이 편해졌어요.

▲ '눈물은 하트 모양' 구혜선 (사진=HB엔터테인먼트)
▲ '눈물은 하트 모양' 구혜선 (사진=HB엔터테인먼트)

Q. 이번 작품을 영화화한다면 안재현 씨와 함께 출연하는 건 어때요?
제가 화를 많이 낼 것 같아요. 하하. 안 그래도 남편과 이야기해봤는데, "대사가 너무 많아서 안 된다"고 그러더라고요. 하하.

Q.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없어요. 하하. 요즘엔 걷는 것도 힘들어요. 제목 하나 짓는 것도 힘들고, 기억력도 안 좋아져서 메모도 해요. 다시 태어난다면 이런 거 하나도 못 하게 정말 바쁘게 사는 인생을 살고 싶어요. 하하.

Q. 배우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하고 싶어요.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연기에요. 회사에 어필은 많이 하고 있어요. 하하. 이제는 튼튼하기 때문에 시켜만 주신다면 열심히 잘 할 자신이 있어요. 가능하다면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멜로를 해보고 싶어요.

Q. 써보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요?
진지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진지해지는 분위기가 싫어서 점점 ‘진지하지 않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이야기라면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Q. 상상은 끊임없이 하는 편이에요?
늘 해요. 20대에는 머릿속에 누가 있는 것처럼 계속 상상했어요. 전 꿈이 많이 꾸는 사람이었고, 꿈이 실현되지 않았을 때 좌절했어요. 그래서 어느 순간 ‘꿈을 꾸지 말아야겠어. 그게 내 꿈이야’라는 마음을 먹게 됐어요. 그런데 안 되더라고요. 하하. 요즘에도 ‘꿈을 꾸지 않는 게 꿈이다’라는 말을 해요. 꿈이 저를 힘들게 해요. 저를 좀 쉬게 해주면 좋겠지만, 그건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거니까 그러려니 하고 사는 것 같아요.

Q. 작가로서 목표는 뭔가요?
베스트셀러 작가? 하하. 그것보다는 가볍게 글을 쓰고 싶어요. 해탈의 경지에 올라서 편하게 글을 쓰고, 제 마음이 글로써 읽는 분들께 전해졌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