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좋아하면 울리는’ 정가람 ① "27살에 교복? 아직 마음은 소년인걸요"
[Z인터뷰] ‘좋아하면 울리는’ 정가람 ① "27살에 교복? 아직 마음은 소년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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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인터뷰] ‘좋아하면 울리는’ 정가람 ① "27살에 교복? 아직 마음은 소년인걸요" (사진=넷플릭스, 디자인=오지은 기자)
▲ [Z인터뷰] ‘좋아하면 울리는’ 정가람 ① "27살에 교복? 아직 마음은 소년인걸요" (사진=넷플릭스, 디자인=오지은 기자)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오랜만에 좋은 배우를 찾았다. 바로 배우 정가람이 그 주인공이다. 큰 키와 부드러우면서도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눈빛, 그리고 인상적인 연기까지, 정가람과 마주한 순간 그가 걸어갈 앞으로의 길이 더욱 기대됐다.

정가람은 지난 2012년 데뷔 이후, 2016년 영화 ‘4등’으로 대종상영화제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다. 이어 영화 ‘독전’ ‘기묘한 가족’ ‘악질 경찰’ 등에 출연하며 입지를 다졌다. 그리고 데뷔 7년 차, 넷플릭스 오리지널 ‘좋아하면 울리는’의 주연 자리를 거머쥐었다.

‘좋아하면 울리는’은 누적 조회수가 4억이 넘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다. 좋아하는 사람이 반경 10m 안에 들어오면 알람이 울리는 '좋알람' 어플이 개발되고, 알람을 통해서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세상에서 펼쳐지는 세 남녀의 투명도 100% 로맨스를 그린 이야기를 그린다.

극중 정가람은 집안 사정은 넉넉하지 않지만 자신보다 남의 마음을 먼저 헤아릴 줄 아는 배려남 이혜영 역을 맡았다. 정가람은 차분하면서도 악의는 참지 못하는 정의로운 이혜영으로 완벽하게 분해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대중의 품에 날아들었다.

‘좋아하면 울리는’ 공개 후 지난달 30일, 정가람과 제니스뉴스가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작품이 잘 나온 것 같아 좋다”며 환하게 웃는 정가람의 모습은 ’좋아하며 울리는’ 속 이혜영 그 자체였다. 작품에 대한 넘치는 애정과 열정을 보여준 정가람, 그와 함께한 유쾌한 시간을 이 자리에 전한다.

▲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Q. 작품이 드디어 공개됐어요. 소감이 궁금해요.
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제가 원작 웹툰을 워낙 재미있게 봐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잘 나온 것 같아요. 캐릭터들도 다 찰떡처럼 잘 어울렸어요. 웹툰을 드라마화했을 때 아쉬운 점이 있을 수 있는데, ‘좋아하면 울리는’은 잘 나온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Q. 만족한 편인가요?
작품이 나오고 두 번 봤는데, 처음에는 잘 못 보겠더라고요. 배우가 본인 연기를 보는 게 쉬운 건 아니에요. 하하. 보면서 촬영 때가 많이 생각났어요. 감독님이 연출을 정말 잘 해주셨고, 전체적인 흐름도 좋았어요. 좋은 기억만 남은 작품이에요.

Q. 원작 웹툰은 언제부터 봤어요?
처음 연재할 때부터 본 것 같아요. 지금 나오고 있는 것도 거의 다 봤어요.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매일매일 웹툰을 봤어요. 특히 ‘좋아하면 울리는’같은 느낌을 좋아해요. 남자라고 소녀 감성이 없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전 소녀까진 아니더라도 소년 감성이 아직 남아있어요. 하하.

Q. 이번에 교복을 입었는데, 소년의 감성을 갖고 있어 어색하진 않았겠어요.
마음은 아직 소년이라 전혀 괴리감이 없었어요. 항상 입었던 것 같은 느낌이에요. 하하. 중,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뛰놀던 기억이 생생해요. 또 제가 아직 중학교 친구들과 교류를 하고 있어서 나이는 들었지만 그때의 감정이 많이 남아있어요. 그리고 이제 인생 27% 정도 산 건 데, 아직 어리죠. 하하.

▲ '좋아하면 울리는' 정가람 (사진=넷플릭스)
▲ '좋아하면 울리는' 정가람 (사진=넷플릭스)

Q. 작품은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
제안을 받았어요. 혜영 역이라고 들었을 때 정말 놀랐어요. 그때 다른 작품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너무 기뻤어요. 또 당시가 웹툰 연재가 중단된 상태였어서, 더 신기하고 좋았던 것 같아요. 정말 하고 싶다고 어필했어요.

처음에는 왜 저에게 제안을 주셨는지 궁금했어요. 지금까지 전 정적인 캐릭터를 해본 적도 없고, 항상 거친 역만 했는데, 감독님은 어떤 면을 보신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나중에 감독님께 여쭤보니까 “센 느낌에서도 혜영의 따뜻한 부분이 보였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정말 감사했어요.

Q. 고민이나 망설임은 없었나요?
정말 좋아하는 웹툰이었고, 어떤 캐릭터인지 확실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고민은 없었어요.  또 좋은 역할이기도 하고요. 안 할 이유가 전혀 없었죠.

Q. 혜영의 매력은 뭔가요?
팬의 입장에서 보면 일편단심 해바라기 같은 친구고, 남이 의지할 수 있는 포근함이 있어요. 약간 큰 나무 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

Q. 실제 모습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면요?
밝고 에너지 넘치고, 남을 배려하고 힘들다는 표현을 잘 못하는 게 비슷해요. 웹툰 자체가 그런 감정이 잘 나와있어서 연기하는 건 편하게 한 것 같아요. 물론 불안한 것도 있었는데, 다른 분들도 혜영을 보면서 저와 같은 걸 느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원작에 집중해서 연기했어요.

Q. 대본을 보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나요?
저에게는 조조랑 함께하는 모든 대사가 어려웠어요. 선오(송강 분)와 만났을 때는 에너지 넘치게 하면 되지만, 조조와는 감정선이 있어서 고민이 많았어요. 혼자서 생각도 많이 했지만, 결국 현장 와서 촬영 전에 대사 맞춰보고 서로 대화하면서 많이 해결했어요.

Q.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요?
먼저 조조의 대사 중에 “구겨지지 않을 거야”라는 말이 있어요. “아프지 않을게”가 아니라 “구겨지지 않을 거야”라는 말이 너무 슬펐어요. 또 혜영이 조조에게 고백을 하고 자전거를 타며 운동장을 도는 장면이 있어요. 촬영할 땐 꽃 모양을 만들어보려고 열심히 탔어요. 하하. CG를 더하니까 정말 예쁘더라고요. 만족스러워요.

▲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 '좋아하면 울리는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Q. 배우들의 나이대가 비슷해서 분위기도 좋았을 것 같아요.
정말 좋았어요. 이렇게 또래들이 많은 작품은 처음이에요. 하하. 저희는 리딩을 정말 많이 했어요. 또 MT처럼 당일치기로 펜션에 가서 리딩하고 밥 먹고 놀기도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더라고요. 다들 친한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가니까 친구같은 시너지가 잘 나왔어요.

Q. 현장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였어요?
송강 씨요. 얼굴부터가 분위기 메이커예요. 하하. 이 작품을 하면서 송강 씨와 정말 많이 친해졌어요. 특히 촬영 초반에는 분량 90% 송강 씨와 붙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항상 밥도 같이 먹었고, 특히 강 씨가 성격도 좋고 유쾌해서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운동도 좋아해서 촬영 아닐 때는 둘이 볼링도 쳤어요. 또 둘 다 신인이어서 대본도 서로 맞춰보곤 했어요. 제가 조조(김소현 분) 역할을 해줄 때도 있었고, 강 씨가 조조를 할 때도 있었어요. 하하.

Q.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주연을 맡았는데, 부담은 없었나요?
‘한 스텝 씩 밟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단역부터 천천히 해왔는데, 매번 제가 소화할 수 있는 걸 선택해요. 가진 거에 비해 엄청난 걸 해버리면 체할 것 같아요. 이번 작품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한 거예요. 원작이 워낙 탄탄해서 부담도 있었어요. 하지만 역할이 커진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어요. 김소현 씨는 워낙 베테랑이고 송강 씨에게도 도움을 많이 받았고요. 감독님도 연출을 잘 하기로 소문난 분이시라 믿고 갈 수 있는 사람이 정말 많았어요.

▶︎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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