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연기를 많이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는 관객 때문에 연기해요. 연극을 하면서 관객과 소통하는 재미를 알았고, 드라마에 와서도 시청자와 함께하는 재미를 알아가고 있어요. 빨리 더 많은 작품으로 인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배우 황희는 이제 막 연기의 재미를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12년 연극 ‘작업의 정석’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17년 tvN 드라마 ‘내일 그대와’를 통해 처음으로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2019년 tvN ‘아스달 연대기’에서는 무광 역으로, SBS ‘의사 요한’에서는 이유준 역으로 활약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혜성처럼 등장한 황희는 올해 그 누구보다 활발하게 활약했다. 특히 전혀 다른 성격을 띠고 있는 두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폭넓은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어느 날은 등에 칼을 차고 거침없이 살생을 저지르는 무광이었다가, 또 어느 날은 한없이 부드럽기만 한 이유준으로, 황희는 그렇게 대중과 한 발자국 가까워졌다.
‘열일’로 한 해를 보낸 황희가 ‘의사 요한’ 종영 이후 제니스뉴스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때마침 ‘아스달 연대기’에서 무광이 죽음을 맞이한 상황. 두 작품을 연달아 마친 황희에게 ‘아스달 연대기’와 ‘의사 요한’으로 보낸 그간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Q. 지난 회에서 무광이 눈별(안혜원 분)의 손에 죽었어요. 탄야(김지원 분)의 예언대로 돼버렸어요.
막상 무광이 죽으니까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시는 것 같아요. 하하. 처음에는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 ‘저주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는데, 초승달이 뜨고 무광의 심장이 뽑히니까 ‘무광이 나쁘긴 해도 답답한 건 없었는데,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미운 정도 정이라고, 시청자분들과 무광 사이에 정이 좀 생긴 것 같아요. 작가님께 다시 살려주시면 안 되냐고 한 번 물어볼게요. 하하.
Q. ‘아스달 연대기’와 ‘의사 요한’의 온도 차가 큰데, 연기할 때 힘들진 않았나요?
상황도 달랐고 시대, 성격 모든 게 달랐어요. 무광은 직선적이고 필터가 없으면서 충실하고 흔들림이 없는 인물이에요. 그래서 더 잔인해 보였을 거예요. 그런데 이유준은 물렁물렁한 모습도 있고, 때로는 날카롭기도 해요. 전체적으로 솜사탕 같은 사람이에요.
‘아스달 연대기’ 촬영 중간에 ‘의사 요한’을 시작해서, 두 작품 모두 함께 찍는 날이면 조절하는 게 힘들었어요. 이유준은 힘을 빼야하는데, 아직 많이 남아있어서 살기가 보이기도 했고요. 또 이유준 때문에 무광이 점점 착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하하.
Q. 1화 내레이션을 무광이 맡아 화제가 됐어요.
제가 1화 내레이션이라는 말을 듣고 굉장히 기뻤어요. 작가님들께서 “1화는 꼭 무광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들었어요. 하하. 열심히 준비했고,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에요. 제가 개인적으로 내레이션에 대한 욕심이 있어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꼭 해보고 싶어요. 1화 내레이션 녹음할 때 기억이 좋아서, ‘무광이 죽는 회차도 했었으면 참 좋았겠다’는 욕심도 생겼어요. 그럼 더 잘했을 것 같아요. 나중에 했더라면 다른 배우들이 하는 걸 참고했었을 텐데, 1화다 보니까 레퍼런스가 없어서 어려웠어요.

Q. 이번 작품을 통해 화려한 액션을 보여줬어요.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액션 스쿨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수업이 끝난 이후에도 헬스장으로 넘어와서 따로 배우기도 했어요. 액션이 정말 힘들었는데, 평소에 운동을 좋아해서 조금 다행이었어요. 또 형들도 하는데 제가 멈출 수는 없잖아요. 하하.
대칸은 전사이기 때문에 위압적으로 보이길 바라신 것 같아요. 그래서 벌크업하려고 노력했고, 하루에 7끼씩 먹고 잠들기도 했어요. 자기 직전까지 먹었더니 위산이 넘어오는 느낌도 들더라고요. 일어나면 일단 가스레인지에 물 올리고 닭 1kg를 삶았어요. 하하. 박해준 형을 비롯한 다른 형들과 함께 땀을 흘리면서 운동했고, 어떤 프로틴이 근육 만드는데 더 효과적인지 토론도 했어요.
Q. 장동건, 박해준, 송중기 씨까지 여러 선배들과 호흡했는데, 어땠나요?
선배들과 함께 있을 시간이 많았는데, 처음에는 팬심으로 지켜봤던 것 같아요. 볼 때마다 신기하더라고요. 오랫동안 함께 운동하고 말을 탔는데도, 늘 힐끔힐끔 지켜봤어요. 장동건 선배부터 송중기 선배, 박해준 선배까지 정말 좋은 사람들이에요. 처음에는 신기하기만 했는데, 나중에는 본래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더 호흡이 좋아진 것 같아요. 덕분에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어요.
Q. ‘아스달 연대기’의 무광과 ‘의사 요한’의 이유준 중 실제 황희는 어떤 모습과 더 비슷한가요?
무광과 비슷하면 안 되죠. 하하. 무광은 정말 잔인한 사람이에요. 저는 무광을 연기하면서 평생 낼 짜증과 화는 다 낸 것 같아요. 저는 ‘성분’이라고 표현하는데, 어떤 캐릭터든 다 본래 제 성격 안에 있는 성분인 것 같아요. 무광도 제 안에 있던 아주 작은 성분을 극대화해서 화면에 담으려고 했고, 이유준도 마찬가지였고요. 다만 이유준은 더 많은 성분을 담았어요. 성격이나 진지한 성격도 비슷하고, 유쾌한 모습도 많이 녹여냈어요. 무광보다는 이유준과 조금 더 비슷한 것 같아요.
Q. 이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일에 충실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는 배우이기 때문에 연기를 쉬지 않고 많이 하는 게 직업에 충실한 거겠죠. 또 제가 연기하는 중요한 이유는 관객에게 있어요. 연극할 때 관객과 소통하는 재미를 알았고, 드라마에 와서도 시청자와 함께하는 재미를 알아가고 있어요. 빨리 더 많은 작품으로 만나 뵙고 싶어요.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다면요?
‘의사 요한’을 통해 푸르른 하늘색의 따뜻한 멜로를 해봤으니까, 기회가 된다면 굴곡이 큰 가슴 절절한 멜로를 해보고 싶어요. 하하. 하고 싶은 연기는 때마다 다르긴 한데, 지금은 ‘의사 요한’이 끝난지 얼마 안 돼서 멜로에 대한 욕심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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