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마수연 기자] 배우 조진웅과 이하늬가 대한민국 최대의 금융스캔들을 파헤치기 위해 뭉쳤다. 충무로의 두 대세 배우와 정지영 감독의 만남으로 밝혀질 문제적 사건의 진실은 어떤 모습일지 주목된다.
영화 ‘블랙머니’ 제작보고회가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조진웅, 이하늬, 정지영 감독이 참석했으며 사회는 방송인 박경림이 맡아 진행했다.
‘블랙머니’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가는 막프로 양민혁(조진웅 분) 검사가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 ‘부러진 화살’로 문제적 사건을 조명하며 많은 화제를 모았던 정지영 감독은 이번에도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기반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지난 2003년 벌어진 대한민국 최대의 금융비리 사건을 가져와 ‘블랙머니’를 제작한 그는 이와 같은 사건들이 영화를 만드는 원동력이라 말했다.
정지영 감독은 “현실에는 무수한 영화 소재가 있지만, 그 중 제가 영화로 제작하고 싶은 소재들은 따로 있다”며 “어떤 이야기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가치관을 형성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런 사건들을 파헤쳐 많은 사람과 토론하고 싶다. 이번 영화 역시 마찬가지”라고 소신을 밝혔다.
극중 금융비리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 양민혁을 연기한 조진웅은 “전 아직도 금융에 대해 잘 모르는데, 이처럼 조작된 금융비리 사건을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했다”며 “이 이야기를 관객들이 쉽게 받아들이게 하고 싶었다. 양민혁의 시점을 쫓아가게 되면 이를 정확히 알게 될 것”이라며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또한 이번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이런 사건이 있는 줄 몰랐다”며 “대강 알고 있던 일이지만, 접근하려고 하니까 굉장히 피곤했다. 하지만 시나리오는 그 이정표가 분명해서 양민혁을 통해 정확히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꼭 이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서 영화를 선택했다”며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심쿵했다. 이 시나리오를 할 수 있는 시기는 지금이고, 제 연기를 통해 전달할 수 있다는 사명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올해 영화 ‘극한직업’과 드라마 ‘열혈사제’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은 이하늬는 이번 작품으로 엘리트 변호사 김나리로 변신했다. 전작과 또 다른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이게 된 이하늬는 정지영 감독과의 작업에 끌려 시나리오를 선택했다고 한다.
이하늬는 “영화를 선택한 이유 대다수가 감독님에 있었다”며 “살아생전에 정지영 감독님과 작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있는 전설과 조우하는 느낌이었고, 존경하는 감독님과 함께 하면서 배우가 됐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고 존경을 표했다.
이 자리에서 정지영 감독은 캐스팅 작업 당시 다수의 사람에게 이하늬를 추천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지영 감독은 이하늬가 김나리 역할에 잘 맞는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정지영 감독은 “이하늬 씨가 딱 맞는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주변에서 계속 이하늬 씨를 추천했다”며 “그간 이하늬 씨가 그런 역할을 맡은 적이 없어서 의심했는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른 예능인과 달리 자신을 솔직하고 당당히 표현하는 이하늬 씨의 모습을 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런 모습에서 김나리라는 캐릭터가 있다고 생각해서 영화를 함께 하기로 했다”면서 “캐스팅 이후에 크게 주문한 것은 없다. 예쁘고 아름다운 것 대신 지식과 두뇌, 뛰어난 실력을 주 무기로 선보이면 된다고 말했다”고 이하늬를 향한 믿음을 보였다.

또한 정지영 감독은 ‘양민혁 역할은 무조건 조진웅’이라고 했다는 말에 사실이 아니라고 답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촬영을 거치면서 조진웅에게서 양민혁이라는 캐릭터를 보게 됐고 확신을 얻었다는 말이 와전돼 전해진 것이었다고.
“조진웅 씨와는 언젠가 영화를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운을 뗀 정지영 감독은 “한두 번 정도 촬영을 거치자 조진웅 씨가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양민혁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고맙다고 했더니 며칠 후 조진웅 씨가 ‘조진웅은 양민혁이다’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조진웅은 “제가 그렇게 건방진 말을 했었나”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함께 연기했던 이하늬 역시 조진웅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조진웅이란 배우와 언제 만나서 연기할 수 있을지 기다렸는데, 감사하게 이번 작품으로 만나게 됐다”며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때도, 잠시 대기하며 연기하는 모습을 볼 때도 정말 대단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저런 에너지가 나오지?’라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또한 “조진웅 씨와 감독님이 가진 영화에 대한 사명감과 책임감이 막대했다”며 “저 역시 그런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두 분에게서 이 영화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지겠다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래서 현장이 화기애애하면서도 굉장히 뜨거웠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제작보고회 말미 이하늬는 “알아도 되고, 몰라도 되는 것들이 있다면 이 사건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단순한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에도 계속 있을 법한 일이다. 사회적 담론과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영화”라고 영화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블랙머니’는 오는 11월 13일 개봉 예정이다.
저작권자 © 제니스글로벌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