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현장] ‘농염주의보’ 박나래의 솔직한 입담 #수위 #女예능인 #넷플릭스(종합)
[Z현장] ‘농염주의보’ 박나래의 솔직한 입담 #수위 #女예능인 #넷플릭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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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나래 (사진=넷플릭스)
▲ 박나래 (사진=넷플릭스)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박나래의 용기는 대단했다. 국내에서 흔치 않은 스탠드업 코미디를 당당히 본인의 이름을 걸고 내놓았으며, 연예인으로서 쉽게 다루기 어려운 성적인 이야기를 유쾌하게 털어놨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박나래가 자신의 연애담을 바탕으로 연애와 사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솔직, 섹시,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스탠드업 코미디다. 서울, 대구, 부산, 전주, 성남 등 전국을 돌며 선보인 공연을 편집해 지난 1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열띤 반응에 힘입어 박나래는 취재진들과의 대화 자리를 마련했다. 그는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블루웍스에서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준비 과정, 관객들의 반응, 앞으로의 목표 등 다양한 이야기를 솔직하고 유쾌하게 밝혔다.

▲ 박나래 (사진=넷플릭스)
▲ 박나래 (사진=넷플릭스)

Q.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저는 콩트를 주로 했던 사람이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처음이라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제 이름을 건 쇼를 해보고 싶다고 했었다. 너무 좋은 기회로 넷플릭스와 이야기가 돼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게 됐다. 처음부터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려던 건 아니었기 때문에 부담이 되긴 했다. 제가 잘하는 분야가 아니라, 다른 분들의 스탠드업 코미디를 보면서 준비했다. 무엇보다 재미가 없을까 봐 걱정했다.

Q. 공연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를 해본다면?
무대를 올리면서 한 100점 중에 50점 정도를 주고 싶다.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50점을 주고 싶고, 나머지는 조금 더 채우고 싶은 욕심이 있다.

Q. 소재를 ‘성’으로 선택한 이유는?
많은 분들이 스탠드업 코미디를 블랙, 디스, 풍자 등으로 생각하고 있다. 저는 스탠드업 코미디가 자신이 가장 편하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소재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저는 정치는 잘 모르고, 누군가를 디스하는 것도 못한다. 그래서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방송에서 하지 못했던 것, 국가가 나를 막았던 게 뭘까 고민했을 때 찾은 소재다. 물론 그래도 제약이 있긴 했다. 대한민국 연예인으로서 성적인 이야기를 쿨하게 터놓고 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던 것 같아서 ‘내가 해보자’ 싶었다. 많은 분들이 걱정했지만, 은퇴를 하지 않아서 다행인 것 같다. 넷플릭스 PD님께서 많은 편집을 해주셨다고 들었다. 정말 다행이다.

Q. 수위에 대한 호불호가 있더라.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
넷플릭스를 좋아하고, 스탠드업 코미디를 좋아하는 분들은 수위가 약하다고 하더라. 저는 제가 출연한 방송의 리뷰를 찾아보는 편이다. ‘농염주의보’는 특히 대중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했다. 어떤 분들은 스탠드업 코미디에서 더 센 이야기도 많이 다뤘는데 약하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59금이나 69금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저는 개인적으로 조금 더 가도 됐지 않을까 싶다. 사실 공연을 준비하기 전에 많은 리허설을 했었다. 첫 리허설이 기억에 남는데, 회사 공연장에서 방송국 관계자분들 모아두고 했었다. 그때 센 부분, 약한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거기서 센 부분을 빼긴 했다. 그래서 아쉽긴 하지만, 다음 공연이 있다면 더욱 세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Q. 주변 연예인들이 ‘농염주의보’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였나?

주변 분들이 ‘언젠가는 할 줄 알았다’라고 했다. 리허설 때부터 와서 도움을 준 분들도 있다. 본인은 할 수 없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전해주기도 했다. 이게 대중의 귀에 들어가면 분명히 터질 텐데,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많이 알려줬다.

▲ 박나래 (사진=넷플릭스)
▲ 박나래 (사진=넷플릭스)

Q. 공연하면서 가장 아찔했던 기억은?
개그라는 게 무대에 올리지 않고서는 뭐가 웃긴지 잘 모른다. 재밌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아찔했던 순간은 성형에 관한 이야기다. 재밌을 것 같아서 넣었는데, 남성분들은 관심이 없어했다. 여성분들은 그냥 공감을 하셨다. 성형 이야기는 서울 공연에서만 하고, 지방 공연에서는 과감히 빼버리고 다른 이야기를 넣었다.

Q. 각 지역별로 관객들의 반응이 다른 점이 있었나? 남녀의 반응은 어떻게 달랐나?
부산 공연에서 외국인 남자친구 에피소드를 했었다. 정말 반응이 너무 좋았다. ‘이 맛에 지방 공연을 하는구나’라고 하면서, 다른 이야기까지 더 했었다. 감사하게도 여성분들이 많이 와주셨고, 재밌게 즐겨주셨다. ‘남성분들 소리 질러‘라고 했었는데 늦게 반응이 오더라. 아무래도 여자친구, 아내를 따라오지 않았을까 싶었다. 남성분들이 어떻게 저의 지질한 연애담을 받아들일지 걱정하긴 했다. 잊을 수 없는 남성분의 반응이 있었다. 60대의 신사분이었는데, 무대 정중앙에 앉아 있었다. 내 개그로 웃길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박장대소하면서 껄걸 웃으셨다. ‘내 공연을 보면서 회춘하셨구나’라고 하면서 뿌듯했다.

Q. ‘농염주의보’가 본인에게 갖는 의미가 궁금하다.
본인의 이름을 걸고 개그를 하는 것은 모든 개그맨들의 꿈일 것 같다. 빠른 시간에 무대에 서게 됐고, 사실은 정말 많이 떨었다. 저 혼자 감당해야 하는 무대였다. 세트도 없고, 소품도 없고, 파트너도 없었다. 말 하나로 웃겨야 했기 때문에 개그맨으로서 벌거벗은 기분이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웃어주셨다. 첫 공연하던 날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너무나 감격스럽고 감사했다.

Q. 넷플릭스를 통해 90여 개의 국가에 공개됐다. 해외 진출에 대한 욕심은 없는지?
마지막 공연을 하면서 “해외에 가면 참 좋을 텐데”라고 했었다. 하지만 단 누구도 해외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아마 사비를 털지 않는 이상, 전혀 제안이 들어오지 않을 것 같다. 아직 요청이 없다고 한다. 아직 해외 반응이 오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Q. 넷플릭스의 반응은 어떤가?
처음에 PD님이 넷플릭스 본사에 예고편을 보냈는데, ‘너무 세서 안 될 것 같다’라고 하셨다. 저의말이나 언어 선택 등은 상관이 없는데, 몸으로 웃기는 걸 좋아해서 저도 모르게 나온 습관적인 액션 때문이었다. 저의 가만히 있지 못하는 골반을 보고 굉장히 놀라셨다고 들었다. 그런 부분이 다 편집이 됐다. 공연이 끝나고 넷플릭스 담당자분과 재밌는 술자리를 가지면서, 저의 잔 기술을 보여드렸던 적이 있다.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Q.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욕심이 많아서 많은 걸 하고 있고, 하고 싶어 한다. 하고 싶은 걸 많이 이뤘다. 몇 년 전부터 방송, 지인들에게 이야기하던 게 있다. 언젠가 실현됐으면 하는 것은 격정 멜로의 주인공이다. 최고 수위의 노출도 할 수 있다. 대리로 남의 몸을 쓰지 않고, 저의 몸으로 노출신을 찍을 수 있다고 했는데도 연락이 오지 않고 있다. 왜 연락이 안 오는지 모르겠다. 기회가 된다면 연기도 해보고 싶다. 정극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 재작년에 정극 역할이 있었는데 사내였다. 그게 지금은 마지막 정극이다.

Q. 여성 예능인이 부재했던 과거와 현재, 변화되고 있는 분위기에 대한 생각은?
불과 4~5년 전에 ‘무한도전’에서 여성 예능인의 부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다. 당시 김숙 씨와 함께 출연했다. 지금은 이영자 선배, 송은이 선배, 친구인 장도연 등 너무 많은 여자 예능인들이 활약하고 있다. 거기에 제가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한 일이다. 여성 예능인으로서 힘든 점은 사실 많이 없다. 대중분들이 봤을 때 여성 예능인이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았던 시기가 있어서 ‘어려운 점 이 있나?’ 싶었을 것 같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자와 남자로 나누지 않고, 같은 예능인으로서 웃음에 대한 목마름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눈다. 물론 더 많은 여성 예능인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으면 좋겠다. 정말 웃기고 재밌는 친구들이 많다.

한편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넷플릭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변진희 기자
변진희 기자

bjh123@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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