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마수연 기자] 전 국민을 울리고 웃긴 배우 나문희와 김수안이 예상치 못한 동거로 스크린을 찾아왔다. 65년의 나이 차를 뛰어넘은 이들이 할머니와 손녀 케미스트리로 관객들에게 어떤 감동을 선사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영화 ‘감쪽같은 그녀’ 제작보고회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나문희, 김수안, 허인무 감독이 참석했다. 진행은 방송인 박경림이 맡았다.
‘감쪽같은 그녀’는 72세 꽃청춘 말순(나문희 분) 할매 앞에 듣도 보도 못한 손녀 공주(김수안 분)가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기막히고 수상한 동거를 그린 영화다.

영화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허인무 감독은 “혼자서 너무나도 잘 살던 말순 할머니 앞에 손녀 공주가 나타나며 특별하고 수상한 동거가 시작되는 이야기”라며 “전혀 어울리지 않을 거 같은 두 인물이 한 공간에서 부딪히고 화해하며 뭉클함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극중 72세 꽃청춘 할매 말순으로 분한 나문희는 “이 영화를 시작할 때 굉장히 아팠고 외로웠다”면서 “시나리오가 굉장히 외로운 이야기라 ‘내가 표현하면 잘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해보고 싶어서 하게 됐는데,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큰 힘을 얻었다”고 시나리오 선택 이유를 밝혔다.
김수안 역시 “항상 아빠와 함께하는 역할이 많았는데, 이번 영화에는 할머니와 함께하는 케미스트리가 있다”며 “여기에 열두 살 애어른 친구의 감정을 전달하고 싶어 영화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간 영화 ‘수상한 그녀’, ‘아이 캔 스피크’ 등 다양한 영화에서 3600만 관객을 모았던 나문희는 이번에는 동네를 주름잡는 말순 할매 역할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공개된 예고편에서 직접 만든 손수건을 강매하거나, 마을 사람들과 화투를 치는 모습으로 정겹고 친근한 말순으로 완벽히 변신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나문희는 “이전까지는 주도적인 캐릭터를 했지만, 이번에는 세월 흘러 가는 대로 정말 무심히 살아가는, 자연스러운 할머니 그 자체”라며 “연기에 특별히 중점을 두는 대신 수안과 허인무 감독님과 주로 이야기를 나눴다. 촬영하는 순간마다 ‘그 모습이 나인가 보다’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허인무 감독은 “시나리오 구상 단계부터 나문희 선생님과 함께하고 싶다고, 캐스팅은 양보 못 한다고 생각했는데 감사하게 배역을 흔쾌히 수락해주셨다”며 “무림의 고수처럼 신을 평정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말 대본이 긴 장면이 있었는데, 나문희 선생님의 표정 몇 가지로 짧게 정리되기도 했다. 정말 행복한 경험이었다”고 나문희를 향한 감사함을 표현했다.
이번 작품으로 나문희와 첫 호흡을 맞추게 된 김수안은 “처음에는 너무나도 대선배님이라 솔직히 조금 무서웠다”면서 웃더니 “하지만 선생님이 워낙 잘 챙겨주시고, 저희 할머니가 생각날 정도로 잘해주셨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나문희는 김수안을 향해 촬영 내내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애정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묻자 “수안의 어머니가 많이 챙기지 않는데도 혼자 기차를 타고 의연하게 촬영 현장에 와서 촬영하고 갔다”며 “저와 연기 스타일이 달라서, 현장에서 노는 모습을 보며 노심초사했는데 촬영에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연기를 잘했다. 제가 괜히 우려했던 거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극중 말순과 공주는 60살이라는, 띠동갑을 다섯 번 도는 나이 차이의 할머니와 손녀 관계다. 그간 충무로에 수많은 가족 영화가 만들어졌지만, 이처럼 할머니와 손녀를 조명하는 영화는 흔치 않았다.
이에 대해 허인무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는 말순과 공주, 두 사람에게 집중해 가족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었다”면서 “레옹과 마틸다가 여정을 떠나는 것처럼, 말순과 공주처럼 간극이 큰 사람들이 함께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번 작품은 나문희, 김수안뿐만 아니라 충무로 대세 배우 천우희와 각종 작품에서 감초 역할로 눈도장을 찍은 고규필이 출연하는 등 여러 배우가 ‘감쪽같은 그녀’의 이야기를 장식한다. 특히 허인무 감독은 공주의 담임 선생님인 박 선생을 맡은 천우희의 연기력을 극찬했다.
허인무 감독은 “개인적으로 선생님은 정말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박 선생이라는 캐릭터가 중요한 역할인데, 천우희 배우가 여러 얼굴을 보여주셨다. 아주 나이스하게 박 선생을 표현해 주셨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또한 이번 영화는 19년 전인 2000년의 부산을 배경으로 하며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할 예정이다. 이에 1941년생인 나문희는 어릴 적 살던 집에 대한 그리움을, 2006년생인 김수안은 겪어보지 못한 시절을 경험했다고 한다.
나문희는 “말순의 집이 제가 어릴 때 살던 집처럼 느껴졌다”며 “장독대 옆 담장을 헐어서 바다가 훤히 보여서 속이 시원했고, 노을이 질 때는 보기만 해도 슬펐다. 아주 좋은 집이었는데, 골목이 너무 많아 차가 들어갈 수도 없었다. 스태프들은 많이 고생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수안은 “제가 동생인 진주를 업고 다녀야 하는데, 지금은 잘 쓰지 않는 포대기를 사용해야 했다”며 “스태프분들도 포대기를 써본 적 없는 분들이 많아서 어떻게 쓰는지 고민했는데, 나문희 선생님이 알려주셔서 아이를 잘 업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제작보고회 말미 김수안은 “영화를 보는 순간이 감쪽같이 사라질 정도로 재미있는 웃음을 보장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영화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감쪽같은 그녀’는 오는 11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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