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듀오 플라이투더스카이가 팬들과 함께 지난 16년간의 추억을 회상했다. 지난 17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플라이투더스카이 2015 콘서트 ‘플라이 하이(Fly High)’가 개최됐다.
이날 리프트를 타고 등장한 플라이투더스카이는 록 버전으로 편곡한 ‘한’과 ‘너를 너를 너를’ ‘미씽 유(Missing You)’를 열창했다. 팬들은 하늘색 야광봉을 흔들며 공연장의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무대를 마친 환희는 오프닝곡 ‘한’에 대해 “콘서트 명이 ‘플라이 하이’다. 처음 콘서트를 개최했을 때, SM엔터테인먼트에서 공연했을 때 오프닝곡이 ‘한’이었다"라며 과거를 회상했다. 특히 ‘미씽 유’는 평소 콘서트에서 불렀던 버전과 달리, 달콤한 어쿠스틱 버전 편곡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어 플라이투더스카이는 ‘결혼하지마’ ‘남자답게’와 함께 유일한 커버곡 ‘웬 유 빌리브(When You Believe)’를 불렀다. ‘웬 유 빌리브’는 올 한해 안 좋은 일이 많아 힘들었던 사람들에게 종교를 떠나, 믿음이 있으면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운을 전하기 위해 셋트리스트에 포함됐다.
감미로운 발라드 넘버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플라이투더스카이는 ‘습관+원망’ ‘왓 유 원트(What U Want)+올드 스쿨 러브(Old Skool Love)’ ‘메이비 갓 노우즈(Maybe God Knows)’ ‘플라이투더스카이’ 등 댄스 넘버를 부르며 분위기를 180도 반전시켰다. ‘원망’을 부를 때는 팬들의 박수 호응을 노련하게 유도하는가 하면, ‘플라이투더스카이’에서는 환희가 비보이 독무를 선보이며 남성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이날 공연의 깜짝 게스트는 가수 알리와 왁스였다. 알리는 발매곡 ‘펑펑’과 신곡 ‘내가 나에게’를 열창했다. 또한 “원래 H.O.T. 팬이었다. 한국의 알앤비(R&B)라고 하면 강타구나 했는데, 플라이투더스카이 1집을 듣고 ‘세상에 이게 알앤비지! 이게 끈적함이지!’해서 테이프가 늘어날 정도로 들어 세 번이나 샀다”라며 팬임을 자처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어 발매곡 ‘황혼의 문턱’을 부르며 등장한 왁스는 “플라이투더스카이와 비슷한 시기에 활동을 했다. 관객들이 나를 봤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그래서 더 반가울 것 같았다”라고 말해 관객과의 교감을 유도했다. 또한 “개인적으로 친분이 그렇게 강하지 않지만 매니저 친분이 강해서 오게 됐다. 그래도 왠지 모르게 정이 있는 것 같다. 앨범이 나오거나 공연을 하면 더 관심을 갖게 된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게스트가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동안 의상을 갈아입고 나온 환희와 브라이언은 명곡이라 꼽힐 수 있는 ‘가슴 아파도’ ‘원스 어게인(Once Again)’ ‘빌고 또 빌어도’를 열창했다. 이어진 무대 ‘그렇게 됐어’에서는 신곡인만큼 팬들은 더욱 커진 환호성을 보냈고, 이에 환희는 “작년에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좋은 퀄리티에 욕심이 났다. 좋은 음악이 나올 수 있게 기다려줘서 고맙다”라며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 넘버라고 할 수 있는 ‘폭풍 속에 내 이름 불러주길’ 무대에서는 앙코르를 제외하고 공연 순서 중 가장 큰 떼창을 들을 수 있었다. 앞서 플라이투더스카이는 콘서트 개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 곡에 대해 “팬들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곡이다. 공연에서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팬들의 기대를 한껏 높인 상태였다. 콘서트에서 최초로 선보인 이 곡은 팬들이 오랜 염원이었던 만큼 더욱 뜻 깊었다.
‘클로즈 투 유(Close To You)’에서는 팬들이 일제히 일어나 신나게 무대를 즐기며 플라이투더스카이와 호흡했다. 무대를 마친 환희는 “처음 오신 분들도 방송에서 봤던 곡 말고, 이렇게 감동적인 노래들이 있다는 것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우리는 우리의 음악을 할 테니 많이 사랑해주시고, 순위에 연연하는 것 없이,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도 열심히 준비해서 나올 테니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주면 좋겠다”라며 진심 어린 공연 소감을 전했다.
엔딩곡 ‘미워해야 한다면’ 무대가 끝난 뒤, 멤버들의 모습이 담긴 앙코르 VCR이 상영됐다. 이때 ‘데이 바이 데이(Day By Day)’가 BGM으로 삽입됐는데, 영상이 끝나고도 팬들은 입을 모아 노래를 부르며 앙코르 무대를 기다렸다. 팬들이 멤버들에게 바친 이 곡은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데뷔곡으로, 해체 및 재결합과 더불어 함께 해온 16년간의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듯 했다.
이날 플라이투더스카이는 앙코르곡 ‘비 위드 유(Be With You)’ ‘씨 오브 러브(Sea Of Love)’까지 소화하며, 약 160분간 2,300여 명의 팬들과 함께 총 20여 곡의 무대로 호흡했다. 사실 브라이언은 고음을 낼 때마다 목상태가 좋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고, 음향에 있어 잡음이 들어갔는가 하면 소리가 뭉개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노련미와 매끈한 진행, 흠 잡을 데 없는 가창력으로 보완될 수 있었다.
플라이투더스카이는 공연명이 ‘플라이 하이’인 것처럼 팬들을 위한 공연을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증명하듯 이번에 발매된 새 앨범 수록곡 보다, 지난 히트곡과 발매곡의 비중이 더 컸다. 지나간 세월을 추억하고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꿈꾸는 공연이었으며, 플라이투더스카이와 팬들 사이의 끈끈한 사랑에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편 플라이투더스카이는 18일 같은 장소에서 한 번 더 공연을 펼친다. 서울에 앞서 부산과 광주에서 공연을 개시했으며, 향후 대전 대구 등 각지를 돌며 전국 투어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에이치투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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