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류준열 ① 벼락스타? ‘운빨’로 진정한 배우로 거듭났다
[Z인터뷰] 류준열 ① 벼락스타? ‘운빨’로 진정한 배우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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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뜨거운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7월의 어느 날 배우 류준열을 만나기 위해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를 찾았다.

유난히 무더웠던 이 날은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를 정도. 허나 류준열은 예상을 깨고 긴팔에 긴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심지어 올블랙으로 말이다. 놀라 “안 더우세요?”라고 묻자 “여기 있는 분들 더위 제가 다 가져가려고 이렇게 입었어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남자, 츤데레를 넘어 능글함까지 소유한 매력적인 남자라는 생각이 짧은 사이에 스쳐 지녀갔다.

이후 달달함의 끝을 보여줬던 ‘운빨로맨스’부터 차기작까지 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쉴 새 없이 풀어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했다. 어땠나?

늘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었어요. 재미있을 것 같아 늘 도전해 보고 싶었죠. 그러던 중 ‘운빨로맨스’라는 대본이 저에게 왔고 별다른 어려움 없이 출연을 결정했어요.

극 중 천재 CEO 제수호 역을 맡아 열연했다. 제수호는 일할 때는 천재지만 반대로 사회성이 부족해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는데,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나?

수호나 저나 지금도 현재 진행형 인물이라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끼고 최대한 빙의해 표현하려고 했어요. 그 친구도 천재 CEO지만 그 돈으로 누리고 사는 것보다 게임을 만드는 것에 희열을 느끼듯이 지금의 저도 그런 희열들을 갈망해요. 그런 점을 생각하고 계속 고민하며 표현하려고 노력했던 거 같아요.

그랬던 제수호가 심보늬를 만나 180도 변했다. 심지어 “네 네 공주님” 등 애교가 장난 아니었다.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정말 어려웠죠. 극 중 선보인 애교는 100% 연기였어요. 하하하. 잘하려고 노력했는데 어떻게 보였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애교였어요. 다행히 정음 누나가 잘 받아줘서 덜 민망하게 애교를 부릴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운빨로맨스’에서 황정음을 빼놓고 이야기를 할 수 없을 정도다. 황정음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한데.

처음에 남녀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춘다고 했을 때 조심스러웠어요. 같은 소속사 선배인 부분도 있었고 선배와 로맨스라니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 들었거든요. 허나 실제로 만난 정음 누나는 정말 털털하고 사랑스러웠어요. 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정도 들었고 후반에는 정말 스스럼없이 촬영을 했던 거 같아요.

달달한 멜로 연기를 펼친 황정음과 촬영 중 잊을만한 에피소드는 없을까?

키스신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솔직히 서른이 넘은 배우로서 어설픈 티를 내고 싶지 않았는데 메이킹 필름 보니 굉장히 티가 많이 나더라고요. 굉장히 부끄러웠어요. 눈을 어디에다 둬야 할지 모르겠더라. 하하하. 주변 친구 중에 드라마 보기를 포기한 이들이 있어요. 실제로 제가 연애하는 모습을 훔쳐보는 것 같다더라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정음 누나가 그 어떤 순간보다 베테랑이었어요. 첫 키스신을 선사해준 누나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미소)

전작 tvN ‘응답하라 1988’에서는 덕선(혜리 분)이와는 짝사랑으로 끝났다. ‘운빨로맨스’에선 심보늬와 쌍방 로맨스를 펼쳤는데, 어떤 차이가 있었나.

촬영 자체가 차이가 있었어요. ‘운빨로맨스’에서는 애정신이나 알콩달콩한 장면들이 많았고, 그런 장면을 연기하는 데 있어서 즐거움이 있었어요. 대본에 재미있게 쓰여 있기도 했고요. 특히 이번 드라마에서는 제수호와 심보늬의 케미를 표현하는 게 중요했어요. 이 때문에 정음 누나와도 많은 얘기를 나누고 공유했는데 하나하나 모든 것이 다 즐거웠죠.

연상연하 중 연기할 때 누가 더 편하나?

전 나이는 중요하지 않은 거 같아요. 각각의 매력이 다 달라서요.

특히 이번에 호평을 받은 건 디테일한 생활 연기였다. 지금의 연기력을 형성한 데 있어서 가장 영향을 끼쳤던 과정은 무엇이었나?

개인적으로 심심하다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아요. 할 일 없이 고즈넉한 시간도 좋지만, 활동적으로 돌아다니는 걸 선호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여러 사람을 만나고 사연들이 생기는데 그런 것들이 연기에 반영이 된 건 아닐까 싶어요.

호평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저조했다.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은데.

시청률보다 최선을 다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가 다 신경을 쓰지 않았어요. 그래도 시청률이 그렇게 나왔다는 건 더 노력하라는 뜻이겠죠?

매회 입었던 의상도 화제가 됐다. CEO임에도 불구하고 딱딱한 정장보다는 캐쥬얼한 의상을 많이 입었는데.

시나리오를 받고 젊은 CEO라는 점을 바탕으로 스타일리스트와 많이 상의해서 옷을 입었어요. 심플하면서도 깔끔한 것을 추구했죠. 제가 후드티나 반바지를 입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했는데 감독님께서 단번에 OK를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운빨로맨스’를 촬영하는 동안 영화 촬영도 쉼 없이 했기에 힘들었을 터. 어렵지 않았나?

제 주변 사람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매니저는 물론 현장에 계시는 감독님 이하 많은 스태프와 선후배 배우들이 많이 배려해 주셨어요. 정말 이런 배려가 없었다면 병행하는데 어려웠을 거라 생각해요.

류준열에게 ‘운빨로맨스’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작품은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아요. 여행을 통해 몰랐던 것들을 알아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작품 속에서 여러 가지 감정들을 표현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느끼는 게 저를 성장하게 만들기도 하고요. 종합적으로 ‘운빨로맨스’는 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사진=하윤서 기자 h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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