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블락비 피오가 배우 표지훈으로 오래 전부터 꿔왔던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함께 극단을 만들어, 직접 기획한 연극을 무대로 올리고 싶었던 표지훈은 드디어 연극 ‘슈퍼맨닷컴’을 정기공연으로 올릴 수 있게 됐다.
제니스뉴스와 표지훈이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JTN 아트홀 1관에서 연극 ‘슈퍼맨닷컴’ 인터뷰로 만났다. 그는 “극단 소년의 첫 정기공연이라 너무 감회가 새롭고 부담감도 있다. 어떻게 하면 홍보를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한다”며 ‘슈퍼맨닷컴’을 선보이게 된 소감을 전했다.
표지훈이 말한 극단 소년은 지난 2015년에 설립됐으며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1기 졸업생 표지훈, 이충호, 이한솔, 임동진, 최현성이 소속돼 있다.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흘러도 언제나 소년 같은 순수함, 패기 넘치고 상상력 가득한 모습으로 남겠다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다.
“고등학교 때 연예과를 들어갔는데, 그때 연기를 전공으로 하는 친구들을 만났어요. 당시에 연기도 좋고 랩도 좋아했거든요. 제가 음악 쪽에 더 끼가 있었는지, 이쪽으로 더 잘 풀리게 됐죠. 그 사이에 친구들이 군대를 다녀왔고, 제가 친구들과 함께 도와서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저희가 고등학교 때부터 ‘나중에 극단을 만들자’라는 말을 했었는데, 그걸 하게 됐죠. 친구들과 연극을 하면서 되게 재밌고 행복해요”
웹드라마, 드라마, 영화 등 연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앞서 표지훈은 SBS 드라마 ‘사랑의 온도’를 통해 좋은 연기를 보여줘 호평을 얻은 바도 있다. 그가 굳이 무대 연기를 원하는, 꼭 극단을 만들어서 해야만 했던 이유가 궁금했다.
“학생 때, 홍대에서 하는 연극을 봤었어요. 그때 느꼈죠. 바로 앞에 관객이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연기할 수 있을까, 깡이 대단하다는 싶었어요. 그러면서 나중에 꼭 연극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드라마도 좋고 신기하고 배울 점들도 많고 행복해요. 선배님들과 하는 것도 좋고요. 그런데 저는 바로 눈앞에서 열심히 연기하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를 방송으로만 보던 분들께 실제로 저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고요. 또 저는 제 친구들과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싶어요. 연극을 열심히 해서 나중에는 드라마, 영화도 같이 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극단 소년은 직접 작품을 창작하고 있다. 기획, 제작부터 무대, 의상, 소품 등 연극에 필요한 모든 파트에 단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시스템을 추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워크샵 공연으로 ‘슈퍼맨닷컴’, ‘마니토즈’를 선보였으며 올해 처음으로 ‘슈퍼맨닷컴’을 정기공연으로 펼치고 있다.
“그냥 친한 친구에서 지금은 같은 팀이 된 느낌이라 더 돈독해졌어요. 물론 일로 엮이면서 싸우기도 하죠. 그래서 일 때문에 친구 관계가 흐트러지지 않았으면 해서 저희끼리 룰도 짜두고 있어요. 특히 이번 작품의 경우 투자를 받았잖아요. 1명씩 연대보증을 하고 도장을 찍으면서 더 많이 느꼈죠(웃음). 이제 장난이 아니라 더 열심히 해야죠. 계속 창작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어요. 좋은 창작을 하고, 올렸던 공연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들도 생각하고 있고요. 공연이 없는 날엔 같이 맥주 한잔 하면서 ‘이런 거 재밌지 않을까’라면서 다음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있어요”
그의 말처럼 지난 2015년 짧게 펼쳤던 ‘슈퍼맨닷컴’은 제작비에 대한 지원을 받으면서 보다 완성도를 높였다. 더욱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향상된 실력으로 완숙한 무대가 완성됐다. 화려한 조명, 영상 또한 더해져 보는 재미를 더했다.
“워크샵으로 할 때는 의상, 소품, 음향, 조명, 스태프까지 대학교 친구들이 다 도와줬어요. 그때는 그냥 저희를 믿고 도와주셨던 거였는데, 이번엔 투자를 받으면서 스태프분들께 페이를 지급해드리면서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선 확실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고, 더 채워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각 장면에서 제 기분이 어떤지 생각도 해보고요. 예전엔 그냥 욕심과 잘하고 싶은 마음에 과하게 제스처를 했다면, 지금은 그런 것들을 빼고 본질적으로 극에 몰입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슈퍼맨닷컴’은 대행업체 슈퍼맨닷컴을 배경으로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현대인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인간성의 순수를 찾아가는 모습을 담아낸 창작 희곡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대행업체의 목적과 달리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돈을 위해 움직이게 돼 ‘슈퍼맨닷컴’의 폐업을 결정하던 찰나에 “치매에 걸린 할머니의 가족을 찾아주는 일을 마무리 하지 못했다”는 동구의 말에 직원들은 힘을 모아 일을 해결해 나간다. 극은 인물들의 기상천외한 의뢰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동시에, 씁쓸한 현실을 유쾌하게 풀어내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제가 생각하는 세상이에요. 돈을 많이 벌었다고 성공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들 기준은 다르겠죠. 당연히 돈이 있으면 좋겠고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은 행복이에요. 그런 생각을 보여드릴 수 있는 극이지 않나 싶어요”
표지훈은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여의고 어린 동생을 책임지기 위해 꿈을 포기하고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조은달 역을 맡았다. 표지훈은 조은달의 밝고 긍정적인 모습, 반대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고뇌까지 다채롭게 캐릭터를 그려낸다. 표지훈은 조은달이 자신과 닮은 점이 있다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은달과 되게 많이 비슷해요. 오지랖이 넓은 것,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는 것, 사랑을 받고 자란 것 등이 비슷하죠. 아무래도 직접 대본을 쓰니까, 저희의 의견이 들어가잖아요. 그래서 비슷하게 나온 것 같기도 해요. 닮은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고 그렇죠”
극단 소년은 ‘슈퍼맨닷컴’을 시작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나아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극단 소년의 새로운 멤버도 영입해 활동을 확장시킬 예정이라고. 표지훈은 나이가 들어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연기를 하고 싶은 열정을 내비쳤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도 저희가 같이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고등학교 때 선생님들이 저희한테 ‘극단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지만, 속으로는 ‘꼭 극단을 하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죠. 극단 이름처럼 소년일 때 생각했던 순수한 마음을 유지하고 싶어요. 아버지, 할아버지가 되더라도 소년 같은 마음으로 연기하고 싶어요. 멤버들을 더 영입할 건데요. 여자 배우도 영입을 해야 하는데, 이름을 소년으로 해버려서 소년소녀로 바꿔야 하나 고민이에요(웃음)”
한편 ‘슈퍼맨닷컴’은 대행업체 슈퍼맨닷컴을 배경으로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현대인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인간성의 순수를 찾아가는 모습을 담아낸 창작 희곡으로 지난 3월 1일을 시작으로 오는 4월 8일까지 공연된다.
사진=신경용 포토그래퍼(다운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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