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리뷰] '젊음의 행진' 11주년의 변화, 영심이와 관객의 떼창 하모니
[Z리뷰] '젊음의 행진' 11주년의 변화, 영심이와 관객의 떼창 하모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누구에게나 잊지 못하는 기억과 즐거웠던 순간이 있다. 그 시간을 추억하는 건, 지나온 인생이 선사하는 최고의 행복.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향수 어린 노래와 관객과 함께 하는 떼창으로 그 시간을 선사한다. 

'젊음의 행진'은 1980~1990년대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받았던 쇼 프로그램 '젊음의 행진'과 애니메이션 '영심이'가 만난 창작 뮤지컬이다. 주크박스 뮤지컬로 '질투', '가리워진 길' 등 8090 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히트곡 넘버를 가득 담고 있다.

11주년을 맞은 '젊음의 행진'은 새로운 변화로 '싱어롱데이'를 선택했다. '싱어롱데이'는 마치 콘서트 현장에 있는 것처럼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공연 관람이 가능해 '내적 신남'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날이다. 

첫 시도인 만큼 공연 전 '싱어롱데이'를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응원봉도 나눠준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패러디해 재치 있게 약속하고, 따라서 불러도 되는 곡과 가사를 개사해 안되는 곡을 알려주며 관중의 흥을 돋운다.

주인공 오영심과 왕경태도 어느새 36살이 됐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어른의 모습으로 두 사람이 만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공연 기획자가 된 영심이는 한때 인기가수였던 형부와 콘서트 '젊음의 행진'을 준비한다. 하지만 콘서트 장에 전력 문제가 생기고, 이를 점검을 하러 온 경태와 우연히 만난다. 그리고 그들의 풋풋했던 어린 시절이 펼쳐진다.

고등학생 영심이는 매일 같이 사고를 몰고 다니는 인물이다. 매일같이 선생님에게 혼나고, 하이틴 스타 '김검모'를 열정적으로 따라다닌다. 하지만 사고뭉치 영심이는 경태로 인해 빛난다. "넌 나의 내일이야"라는 말과 함께 경태는 영심이를 따라다니며 열렬히 응원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입시'라는 현실적인 문제와 마주한다. "떨어지면 노량진에서 같이 공부하면 되지"라며, 서로를 응원한 두 사람이지만 영심이는 결국 대학에 떨어진다. 이후 영심이는 창피한 마음 때문에 더 이상 경태를 만나지 않는다.

우연한 기회로 만났지만 세월이 흘렀어도 영심이는 영심이, 경태는 경태다. 영심이의 '젊음의 행진' 콘서트를 완성하기 위해, 경태는 잘릴 위기에도 발 벗고 나선다. 성공적으로 콘서트를 마무리한 두 사람은 그때는 놓쳤던 인연의 끈을 다시 잡고 서로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는다. 

'젊음의 행진'은 귀에 익숙한 넘버가 끊이지 않는다. '이유같지 않은 이유'부터 '공부합시다', '마지막 승부', '언젠가는'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넘버와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스토리가 어우러져 잔잔한 감동을 준다. 

무대 연출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 배우들은 노래, 춤과 함께 아카펠라를 하거나 무대 밑으로 내려와 가까운 거리에서 관객들과 호흡한다. 뿐만 아니라 암전 상태에서 조명을 활용해 한 넘버를 완성하는 장면은 신선한 재미를 전달한다.

유행어와 명장면은 극의 상황을 전환한다. 8090 세대들이 기억하고 있는 장면, 주윤발 등의 인기 있던 캐릭터들은 한자리에 나와 자연스럽게 장면 사이를 채운다. 또한 임팩트 있는 보이시한 여학생 상남이의 헤어 나올 수 없는 무대 매너에 푹 빠질지도 모른다.  

무대가 끝나고 관객들은 모두 소년, 소녀가 된 듯한 들뜬 얼굴로 "그때 그거 기억나?", "예전에 우리 그랬잖아"라며 감성에 푹 젖어 대화를 나눈다. 가족 단위로 온 관객들은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훈훈한 미소를 짓기도 한다. 다가오는 가정의 달 5월, 가족 간의 즐거운 시간을 계획하고 있다면 '젊음의 행진'을 추천해 본다.  

한편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오는 5월 2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오픈리뷰, 이혜린 기자 lhr@

이혜린 기자
이혜린 기자

press@zenithnews.com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