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리뷰] ‘지킬앤하이드’ 조승우, 기대 그 이상을 충족시킨 ‘조지킬’
[Z리뷰] ‘지킬앤하이드’ 조승우, 기대 그 이상을 충족시킨 ‘조지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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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조승우가 2년 만에 ‘지킬앤하이드’로 다시 돌아왔다. ‘지킬앤하이드’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조지킬’을 떠올릴 만큼 상징적인 인물이 된 그는 명성에 걸맞은 연기로 기대 그 이상을 충족시킨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지난 1886년 초판된 영국의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의 이상한 사건'을 원작으로 지킬과 하이드로 표현되는 선과 악, 인간의 이중성을 이야기한다. 스릴러에 집중된 원작 소설과 달리 지킬과 하이드, 루시와 엠마 네 인물의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신분도 성격도 너무 다른 두 여자가 한 사람의 몸에 갇힌 두 남자와 엇갈린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를 그린다.

뮤지컬로는 지난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후 세계 여러 곳에서 공연된 가운데, 한국이 유독 큰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04년 초연을 올린 ‘지킬앤하이드’는 누적 공연 횟수로 1000회를 넘어섰고, 누적 관객은 120만 명을 돌파했다. 한국뮤지컬대상을 비롯해 더뮤지컬어워즈 등에서 총 11개의 트로피를 거머쥐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엔 초연부터 힘을 실은 조승우의 역할이 컸다. 역대 지킬과 하이드 역을 맡은 배우 중 가장 출연 횟수가 많은 조승우는 인물의 선과 악, 이중적인 면을 가장 훌륭하게 표현하며 ‘조지킬’로 불려왔다.

조승우는 선량하고 확고한 신념을 품은 의사 지킬과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는 하이드, 두 자아가 지닌 특성을 너무도 뚜렷하게 대비되도록 연기한다. 지킬에서 하이드로 변모할 때의 몸짓, 하이드를 억누르는 괴로운 표정, 그리고 180도 변해버리는 눈빛으로 무대를 사로잡는다. 그리고 완전히 하이드가 됐을 때는 가장 광기 어린 눈빛과 난폭한 몸짓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특히 하나의 몸으로, 한 장면에 두 자아를 동시에 표현하며 ‘더 컨프론테이션(The Confrontation)’을 부르는 장면은 장관이다. 조승우는 파란 조명과 노란 조명으로, 풀어 헤친 머리와 묶은 머리로, 굵고 또렷한 목소리와 거칠고 격양된 목소리로 두 인물을 표현한다. 조승우는 확실히 상반된 연기로 두 사람이 무대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 어떤 신보다도 관객들의 박수갈채가 뜨겁게 쏟아진 순간이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넘버 ‘지금 이 순간’은 익숙하지만 결코 식상하지가 않다. 아는 멜로디와 가사지만, 조승우의 엄청난 성량과 표현력에 압도당한다.

지킬을 사랑하는 두 여인 엠마, 루시는 극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엠마를 연기하는 민경아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루시를 연기하는 해나는 매혹적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잘 담아낸다. 걸그룹 마틸다의 멤버인 해나는 첫 뮤지컬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무대를 아우르는 실력이 상당하다.

배우들의 열연이 더욱 빛날 수 있게 하는 것은 주옥 같은 넘버들과 조명, 엔딩까지 깊은 울림을 전하는 탄탄한 스토리다. 때문에 지킬과 하이드를 연기하는 또 다른 배우 홍광호, 박은태가 궁금해진다.

한편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2018년 11월 13일부터 2019년 5월 19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오디컴퍼니

변진희 기자
변진희 기자

bjh123@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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