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무려 21년 만의 재결합이다. 오랜만에 모인 만큼 그간 못다한 이야기, 하고 싶은 활동들이 너무 많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활동을 시작해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솔리드(Solid)다.
솔리드는 지난달 21일 새 앨범 ‘인투 더 라이트(Into the Light)’를 발매했다. 앨범에 대한 평가는 좋았다. 우선 “반갑다”는 반응이 대다수를 이뤘고, 솔리드가 활동기에 보여줬던 곡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신선함을 안겼다. 솔리드는 20년 전 음악에 머물고 싶지 않아서, 트렌디함을 입은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발매 당일 기자회견을 가졌던 솔리드지만, 활동을 하면서 가진 생각들을 다시금 전하고 싶었다. 긴 시간을 기다려준 팬들을 만났고, 콘서트 준비도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날짜를 정해두진 않았지만 다음 앨범 또한 준비하려고 한다. 솔리드의 반가운 ‘열일’이다.
제니스뉴스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프리미엄라운지에서 솔리드를 만나 나눈 이야기를 이 자리에 전한다.

Q. 오랜만에 뭉쳐 활동을 해보니 어떤가요?
정재윤: 상당히 재밌어요.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요. 팬분들을 오랜만에 만난 것도 감사하고 감동스러워요. 이런 마음들을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동적이에요.
이준: 너무 좋아요. 함께 지내면서 웃음이 넘쳐요. 차에서 이동할 때, 대기실에 있을 때, 항상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편하고 옛날 느낌이 많이 나요. 그동안 제가 연예인이었다는 것을 거의 잊어버렸거든요.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살았죠. 팬미팅 때 “오빠”라는 말을 듣는 게 어색하고 쑥스러웠어요.
김조한: 20년간 각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잖아요. 저희는 친구기 때문에 가끔 만나긴 했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게 오랜만이에요. 친구들과 음악을 통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좋아요.
Q. 이전과 노래 스타일이 많이 달라졌어요. 변화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요?
정재윤: 큰 딸이 중학교 3학년이에요. 딸과 딸 친구들이 어떻게 음악을 받아들일지 들려줘요. 객관적으로 판단해달라고 하는데, 친구들이 좋아하더라고요. 90년대 활동할 때는 앞서가기 위한 시도를 많이 했었어요. 그리고 저희가 재결합을 한다고 했을 때, 90년대 음악을 다시 들고 나올까라는 기대를 하는 분들이 많았죠. 하지만 저희는 그동안 배운 것들이 있고, 음악적으로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배철수 선배님의 말씀이 정말 뿌듯했는데요. 저희가 그저 추억팔이를 하려고 나온 게 아니라, 새로운 음악에 도전하고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김조한: 저희가 어떤 음악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를 많이 했어요. 솔리드의 이런 색깔도 있구나, 이런 음악도 좋구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옛날에 했던 것은 해본 것이기 때문에 쉽죠.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것은 어려워요. 어렵지만 나름대로 음악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음반을 준비했어요.
이준: 저는 이 친구들을 믿었어요. 뭘 증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실력 있는 친구들이죠. 제 스스로가 두렵긴 했죠. 오랫동안 음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옛날 스타일로 굳어 있었으니까요.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기 위해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래도 계속 하니까 저장이 되더라고요.
Q. 새로운 음악을 하기 위해 솔리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요?
정재윤: 새로운 음악을 들고 나올 땐 리스트가 있기 마련이에요. 1집 때는 댄스곡이 타이틀곡이었는데, 댄스곡으로 퍼포먼스를 할 수 없던 상황이라 방송을 못 했어요. ‘이 밤의 끝을 잡고’ 때는 여름이라 다들 댄스곡을 하는데, 저희만 발라드를 했었어요(웃음). 그렇지만 저희들이 의식하지 않고 솔직하게 음악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요즘은 전체적으로 싱어송라이터가 많아진 느낌이에요. 직접 만든 음악을 들고 나오는 게 중요해졌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2018년에서 새롭다는 말을 듣는 게 뿌듯해요. 나름대로 성공적인 것 같아요.

Q. 첫 트랙 제목이 ‘1996’이라는 점이 인상 깊어요. 솔리드의 과거 활동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요.
정재윤: 인트로 부분을 들으면 인터스텔라 같은 느낌이 들어요. 저희들에겐 사실 1~2년 정도 밖에 안 지난 것 같은데 21년이 지났거든요. 그런 느낌을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했어요. 저희에겐 진짜 어쩌다 보니 21년이 지난 거예요. 그걸 음악으로 표현했어요.
Q. 팬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정재윤: 팬사인회를 했는데요. 21년 전 팬분들이 그대로 오셨더라고요. 신기하고 뭉클한 느낌이 있었어요.
김조한: 팬분들이 와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팬분들도 “다시 모여줘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많이 해주셨고요. “아이 둘을 낳았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도 봤어요.
Q. 앞으로 솔리드 앨범을 지속적으로 볼 수 있을까요?
정재윤: 이젠 저희가 스스로 제작하고 진행해요. 장단점이 있겠지만, 장점은 저희끼리 계속 스케줄을 만들 수 있다는 거예요. 아직은 저희가 못 보여드린 게 많아요. 아이디어도 계속 나오고 있고요. 셋이서 음악 이야기를 하면 끝도 없거든요. 이제 21년을 기다리게 하진 않을 것 같아요(웃음).
김조한: 예전엔 소속사 눈치도 보고, 어려운 점도 많았어요. 지금은 각자의 녹음실이 있고, 다른 일을 하고 있더라도 서로 맞출 수가 있어요. 셀프 제작이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가 준비되면, 또 좋은 음악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준: 너무 편해요. 시간 되는 날 모여서 기획을 하고 있어요. 개인적인 일을 하면서도 솔리드 활동을 할 수 있는 게 복이에요.
Q. 콘서트 준비는 잘 되고 있나요?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요?
김조한: 시간이 가까워 올수록 부담이 커지더라고요. 이번 앨범의 신곡, 추억이 담긴 노래들, 한번도 부르지 않았던 노래들을 해보려고 해요.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숨은 곡들도 부르려고 생각 중이에요.
정재윤: 예전에 이준 씨의 경우, 힙합 DJ를 하던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어요. 이번에 밴드 형식으로 해서, 저희들이 직접 연주하는 것도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김조한: ‘천생연분’와 ‘이 밤의 끝을 잡고’ 때 춤이 있었잖아요. 춤도 있고, 정재윤 씨가 기타리스트라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사진=솔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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