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예쁜 누나’ 손예진 ① “제주도 엔딩? 꿈과 로망”
[Z인터뷰] ‘예쁜 누나’ 손예진 ① “제주도 엔딩? 꿈과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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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배우 손예진에 대한 기대치는 항상 높다. 그리고 손예진은 보란 듯이 그 기대를 충족시킨다. 이번에도 그랬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예쁜 누나’)에서 손예진은 또 한번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늘 그래왔듯 손색 없는 멜로 연기를 선보였고, 30대 평범한 여성 직장인이 겪는 고충들을 현실감 넘치게 보여주며 공감을 이끌었다. 정해인과 호흡할 때는 그저 사랑에 빠진 순수한 여인으로, 직장 상사 문제를 꼬집을 땐 당찬 여성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제니스뉴스와 손예진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예쁜 누나’ 종영 인터뷰로 만났다.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여러 인기작을 남겼지만, 손예진에게 이번 작품은 조금 더 특별하게 기억되고 있었다.

“드라마를 오랜만에 했는데 너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해요. 저를 윤진아 그 자체로 봐주신 것 같아요. 영화 찍을 때는 우리들만의 작업이니까 피드백이 빠르다는 걸 느끼지 못하거든요, 이번에 드라마를 하면서 반응들이 빠르고 뜨거워서 좋았어요. ‘예쁜 누나’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고, 시간이 지나서도 많이 생각날 것 같아요. 특히 봄에 비가 오면 생각날 것 같아요. 길 걷다가 우리 음악이 나오면 또 생각나겠죠. 드라마의 음악, 봄에 찍었던 흙 냄새, 공기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거예요"

손예진의 멜로라면 믿고 보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클래식’부터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작업의 정석’,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과 드라마 ‘여름향기’, ‘연애시대’, ‘개인의 취향’ 등 다수의 작품에서 멜로 연기를 선보였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여기에 ‘예쁜 누나’ 속 윤진아는 손예진의 나이에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캐릭터라는 점에서도 높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30대 중후반의 나이에 또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축복인 것 같아요. 제가 더 어렸거나, 많았더라면 이 작품의 상황과 잘 맞진 않았을 것 같아요. 결혼하지 않은 30대 중후반이 가지고 있는 공감대가 있잖아요. 진아가 그런 부분에서 많은 영향을 미친 것 같고, 저 역시 역할에 더 빠질 수 있었어요. 찍으면서 엄청난 감정을 넘나들면서 연기한다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현실적인 상황이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였죠. 지금 이 시점에서 ‘예쁜 누나’를 만난 건 축복이에요”

사회적인 이슈들도 다뤘다. 손예진이 연기한 윤진아는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가 됐고, 직장 상사로부터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나약했던 윤진아는 점차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수 있는 인물로 성장했다.

“주위에 그런 분들이 있기도 했고, 직장 생활이 진짜 이럴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사람마다 다른 경험을 하기 때문에 절대적이진 않겠지만, 윤진아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많겠죠. 회식을 참여하지 않았을 때 다음날 ‘왜 회식을 참여하지 않았느냐’라고 묻는 게 아니라, ‘왜 이렇게 일을 해’라고 혼내는 상황이 굉장히 리얼하다고 느꼈어요. 데이트 폭력의 경우는 뉴스를 보니 점점 많아지고 있더라고요. 사랑했던 사람인데 갑자기 돌변하는 게 예측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정말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생각했죠”

물론 극 후반부로 갈수록 윤진아와 서준희 커플을 응원하던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기도 했다. 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지키려던 윤진아가 “미국에 같이 가자”는 서준희의 제안을 거절해버렸기 때문. 그리고 헤어진 두 사람은 각자의 삶을 살고 있었다. 3년이 지난 후 윤진아는 새로운 남자를 만나고 있었고, 그 모습을 서준희가 멀리서 바라봐야만 했다.

“진아도 분명 그 상황에서 미국에 따라가고 싶은 마음들이 있었겠죠. 대본을 읽으면서도 감독님께 ‘왜 안 따라가요?’라고 묻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건 사랑의 크기가 작아서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진아가 너무 많은 상황들을 알아버린 거죠. 친구를 두고 둘만 떠나지도 못하는 마음도 있었을 것 같고요. 3년간 진아에겐 상실감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누구나 하듯 새로운 남자친구를 만났지만, 껍데기였죠. 하나도 행복해보이지 않았잖아요. 헤어짐의 아픔 때문에 누군가 새롭게 만나서 대체하고 싶은 본능이 있잖아요. 어찌 보면 진아도 그랬던 것 같아요”

다행히 결말은 아름다웠다. 모든 걸 다 끝마치고 제주도로 떠난 진아, 그리고 그런 진아를 다시 만나기 위해 제주도를 찾아간 준희의 모습이 보여지며 ‘예쁜 누나’는 끝이 났다. 두 사람의 여러 멜로신들이 있었지만, 제주도에서 만난 재회의 키스신은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진아는 3년 동안 싸움을 했던 거예요. 3년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보여지진 않았지만, 대사를 통해 보여드렸어요. 되게 오랫동안 법적인 싸움들을 한 거예요. 그리고 싸움을 끝내고 나니 더 이상 그곳에서의 명분을 찾지 못한 거죠. 모든걸 마치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제주도에 내려갔죠. 무언가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의지가 단단해진 진아로 돌아간 거예요. 마지막은 희망적인 마무리였죠. 결국 돌고, 돌아 진짜 사랑으로 이뤄지길 바라는 꿈과 로망이요(웃음)”

▶ 2편에서 계속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변진희 기자
변진희 기자

bjh123@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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