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현장] ‘국경의 남쪽’, 지금이기에 더 의미 있는 남북의 사랑 이야기(종합)
[Z현장] ‘국경의 남쪽’, 지금이기에 더 의미 있는 남북의 사랑 이야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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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이 약 2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의 프레스콜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반능기 연출, 정영 작가, 이나오 작곡가, 노정식 안무가를 비롯해 배우 최정수, 강상준, 김건혜, 송문선, 하선진이 참석했다. 

창작가무극 ‘국경의 남쪽’은 안판석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지난 2016년 초연한 작품이다. 분단과 탈북이라는 묵직한 소재를 애틋한 사랑이야기로 풀어냈다. 주인공 선호와 연화, 경주의 사랑을 통해 점점 잊혀지고 있는 남과 북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한다. 

초연 당시와 비교하면 가장 달라진 건 무엇보다 시대의 상황이다. 남북 간 화해 모드가 급진전 되면서 지금 이 시대에 작품을 받아들이는 관객의 마음가짐 또한 그때와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는 창작진과 배우 또한 마찬가지여서 올해 ‘국경의 남쪽’은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정영 작가는 “재연에서는 좀 더 희망적인 쪽으로 갈 수 있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손을 잡고 군사경계선을 넘을 때 전세계인이 마음의 선이 흐릿해지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에서 그런 국경을 지우고 희망을 얻고, 당신이 있기 때문에 내일을 꿈꿀 수 있는 희망을 이야기했다”라고 초연과 달라진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반능기 연출 또한 “가장 크게 변한건 작품 자체라기보다는 동시대의 상황이 변했다. 2년 전 냉전 모드일때 이야기를 꺼내는 것과 지금은 관객이 받아들이는게 다를거라고 생각한다. 그것에 맞춰서 지금의 모드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가사, 이야기 흐름이 변경된 부분이 있다. 극장이 바뀌면서 무대에도 변화가 있었다. 이전에 없었던 넘버도 3곡 추가됐다”라고 말하며 좋은 방향성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재연을 올리면서 추가된 넘버는 선호와 연화가 함께 부르는 ‘내 마음 여기에 없다면’, 선호의 ‘내 마음 여기에 없다면 reprise’, ‘살아만 있어라’의 총 3곡이다.

이에 대해 이나오 작곡가는 “이번에 선호의 노래 2곡과 선호와 연화의 듀엣이 한 곡 추가됐다. 맑고 순수한 사랑과 영혼이 변질되거나 훼손되는게 아니라 보물상자 안에 고이 있게 되는 에센스가 선호에게서 보였다. 선호의 넘버는 그런 이미지와 아이디어를 모티브로 삼았다. 우직한 서정성과의 결합이 아름다워서 그걸 초점으로 3곡을 작업했다”라고 전했다. 

사뭇 달라진 시대 상황이기에 연기하는 배우들 또한 다른 감정을 가지고 연기에 임하게 됐다. 초연에 이어 선호 역을 맡은 배우 최정수는 “어렸을때부터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고 들으면서 자랐던 세대다. 진짜 안될거란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지금은 마음이 많이 달라졌다. 정말 그분께서 넘어오시는걸 보고 ‘가능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라며, “시기적으로 잘 맞게 이 공연을 하게 됐다. 북쪽에 계신 분들도 우리와 같은 한국사람이다. 우리가 모르는 그들의 다르고 같은 부분을 세밀하게 보려고 노력했다. 공연도 잘되고 남북간의 행보도 좋은 소식이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정수와 함께 다양한 매력을 지닌 신예 강상준이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주연을 맡아 선호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연화 역은 김건혜와 송문선이 맡았으며, 경주 역에는 초연 당시 인생 캐릭터라 극찬 받았던 하선진이 다시 한번 함께 한다. 

하선진은 “아버지가 이북에서 오셔서 실제로 이산가족이 있다. 그런 나조차도 분단이 뭔지 잘 모르고 살아왔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도 두 정상이 만나는걸 보면서 울컥했다. 이상하게 눈물이 난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온 국민이 다 보셔도 좋을 작품이다”라며 작품을 강력 추천했다.

‘국경의 남쪽’은 1986년 남북문화교류를 위해 창단한 서울예술단의 설립 취지를 상기시키는 작품이기도 하다. 오는 7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서울예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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