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지난 2018년 ‘리틀 포레스트’ ‘독전’을 통해 가장 실속있는 한 해를 보낸 류준열이 돌아왔다. 연기 평가, 작품성, 흥행까지 모두 거머쥐었으니 ‘내가 제일 잘 나가’라는 말이 어울리는 대세 배우의 귀환이다.
영화 ‘뺑반’은 통제불능의 스피드광 사업가를 쫓는 뺑소니 전담반의 고군분투를 그린 범죄오락액션 작품이다. 지난 2014년 ‘차이나타운’으로 독한 캐릭터 누아르를 선보였던 한준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뺑반’에서 류준열은 과거 폭주족이었지만, 개과천선 후 뺑소니 검거반의 경찰로 활약하는 ‘서민재’를 연기했다.
민재는 과거와 현재가 상반된 인물이다. 하여 마음 속엔 언제나 양면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이는 영화 전반과 후반, 상이한 모습으로 표출된다. 하지만 류준열은 그런 민재를 과하지 않고, 담담한 연기로 표현해냈다. 영화의 본질을 훼손치 않고 자신의 캐릭터를 오롯하게 녹여내는 류준열의 장기다.
최근 제니스뉴스와 류준열이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쌓여가는 필모그래피만큼 인터뷰 자리에서 더 여유로워지는 류준열과 함께한 시간을 이 자리에 전한다.
‘뺑반’의 후반부의 핵심은 카체이싱이다. 배우들이 90% 직접 운전 했다고 들었다.
새로운 도전이었다. 사실 운전을 많이 할 생각은 없었다. 영화의 어떤 순간은 배우가 직접 하는 것보다 스턴트의 힘을 빌려서 하는 게 더 나을 때가 있다. 오히려 배우가 직접할 때 시간과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별 기대가 없었다. 하지만 ‘뺑반’의 카체이싱은 기존의 카체이싱하고는 결이 많이 다르다. 감독님께선 “차에서 배우의 감정이 보였으면 좋겠다”는데 처음엔 너무 막연했다. 하지만 차 유리에 선텐을 하지 않고, 직접 배우가 운전하는 걸 촬영하니 정말 느낌이 달랐다. ‘이래서 위험한 장면도 그냥 찍는구나’라고 이해도 됐고, 욕심도 났다. 결국 드래프트신도 직접 했다. 나중에 돌아보니 우리가 거의 90%를 운전했었다.

따로 어느 정도 운전 연습을 했는지?
영화 속의 운전은 제가 하던 운전과 달랐다. 숙련과 노련미가 필요했다. 그래서 영화 속에 나오는 차를 평상시에 끌고 다니겠다고 말씀 드렸다. 감독님도 너무 좋아하셨고, 신나서 타고 다녔다.
다만 주변에 오해가 생겼다. “차 좋아하더니 이런 차를 산 거냐?”라는 오해였다. 저를 아는 사람들도 오해를 했으니…, 하지만 지인에게는 설명을 하면 됐다. 하지만 설명을 할 수 없는 분들이 계셨다. 이를테면 발렛파킹 해주시는 분들, 그 분들껜 일일이 설명을 할 수 없었다. 점점 “류준열의 차가 그거라더라”라는 소문이 퍼졌다.
평소 운전은 좋아하는 편일까?
원래는 영화에서처럼 운전하면 안 된다. 운전에 잘 하고 못 하고는 없다. 안전운전이 최고다. 평소 운전도 좋아하고, 드라이브도 좋아한다. 이번 영화 들어가면서도 ‘운전은 진짜 많이 하겠다’라며 좋아했다. 여행 다닐 때 보면 운전을 번갈아가면서 하는데, 전 제가 하는 거 같다. 배려라고 포장하지만, 생각해보면 제가 하고 싶어서 했던 거였다. 제일 좋아하는 차는 캐딜락 CT 6다. 제가 광고하는 차다. 하하 농담이고, 차는 다 좋아한다. 저도 어렸을 때부터 차 이름 줄줄 외우고, 친구들하고 차 이야기 하고 그랬다.
가장 빠른 속도로 밟은 게 얼마나 될까?
서킷에 달릴 수 있는 도로가 있다. 굉장히 긴 코스인데, 거기서 300km 밟아본 적이 있다.
300km를 직접 밟을 땐 무슨 생각이 들까?
많은 생각이 든다.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재미있는 건 3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정말 짧다. 그 느낌을 뭐라 설명할 수 없다. 비행기는 더 빠르게 날지만, 운전석에서 직접 밟는 300km는 정말 묘했다. 인생에서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다. 너무도 즐거웠다.

우중 액션신도 좋았다. 다만 고생 많았겠다 싶었는데.
전 재미있었다. 우중신에 스태프들은 배우에서 미안해 하지만, 배우에겐 취해서 연기한다는 느낌이 있다. 비가 주는 에너지와 상황들이 감정을 풍부하게 만든다. 그 촬영 때 정석이 형이 많은 배려를 해줬다. 액션신은 상대와 함께 합을 맞추는 것이다. 그 합에서 배려가 많이 느껴졌다.
이번에 또 문신을 했다.
이젠 너무 익숙하다. 문신하면서 잠도 잔다. 기본 네 시간 정도 앉아 있는다. 두 분이서 양쪽 팔을 붙잡고 해주신다. 이번엔 자동차 엔진, 그리고 호랑이 그림이 그려져 있다.
속편을 암시하는 에필로그도 있었다.
김고은 씨가 잘 해줬다. 그러고 보니 문신은 커플 문신인데, 둘이 커플인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에필로그가 아주 강렬했다. 아! 프롤로그일 수도 있겠다. 하하.
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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