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의 드레스룸] ‘쫄쫄이 전성시대’ 레깅스 ② 바지? 속옷? 패션의 하나일 뿐
[오지은의 드레스룸] ‘쫄쫄이 전성시대’ 레깅스 ② 바지? 속옷? 패션의 하나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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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펑키한 레깅스 패션을 선보인 그룹 구구단 나영(사진=제니스뉴스 DB)
▲ 펑키한 레깅스 패션을 선보인 그룹 구구단 나영(사진=제니스뉴스 DB)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레깅스는 노예 의상과 다름없다”

지난 3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노트르담 대학교의 신문에 ‘레깅스 문제'라는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이는 가톨릭 신자이자 네 아들의 엄마라고 소개한 마리안 화이트가 작성한 것으로, 그는 레깅스를 입은 여대생을 보고 당황했던 경험을 전하며 “나는 보고 싶지 않았지만 피할 수 없었다. 젊은 남성들이 이를 무시하기는 얼마나 더 어렵겠냐”고 호소했다.

특히 마리안 화이트는 영화 ‘스타워즈’에서 ‘레아 공주’가 ‘자바 헛’에게 붙잡혀 노예 상태로 황금 비키니를 입어야 했던 장면을 언급하며 “레깅스는 노예 의상과 다를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칼럼이 공개되자 여학생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여성의 옷이 남성의 부적절한 행동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묘사됐다”고 설명하며, 나아가 모두 레깅스를 입고 모이는 ‘레깅스 프라이드 데이(Leggings Pride Day)’를 열었다. 

또한 천여 명의 학생들이 레깅스를 입은 사진을 SNS에 게시하며 ‘#레깅스데이 노트르담(leggingsdayND)’ 해시태그를 달아 힘을 모았다. 특히 여학생을 비롯해 다수의 남학생들도 힘을 실으며 ‘레깅스 프라이드 데이’를 지지했다.

▲ 블랙 레깅스를 입은 여성 (사진=픽사베이)
▲ 블랙 레깅스를 입은 여성 (사진=픽사베이)

그렇다면 서구권보다 더욱 보수적인 우리나라에서는 어떨까? 국내에서 레깅스는 아직 패션 아이템이 아닌 속옷, 운동복의 개념에 가깝다. 특히 최근 출, 퇴근 시간에 레깅스를 입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민망하다', '오피스룩으로 레깅스는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한 레깅스를 입은 사람은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레깅스를 입은 노골적으로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때문에 레깅스 입는 것을 망설이는 여성도 있다.

▲ 모던한 롱 재킷과 레깅스를 믹스 매치한 가수 현아 (사진=현아 SNS)
▲ 모던한 롱 재킷과 레깅스를 믹스 매치한 가수 현아 (사진=현아 SNS)

레깅스의 찬반 논쟁은 여전히 뜨겁다. 그러나 트렌드라는 이름 하에 모두가 똑같은 스타일만 추구해 길거리 패션이 획일화된 현 패션 시장에서 레깅스는 활력을 불어넣어 줄 아이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점점 ‘다양성’이 중요시되는 지금, 레깅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열려야 할 필요가 있다.  또 ‘어떤 패션은 되고, 또 어떤 패션은 안 된다’는 생각은 바꾸는 것이 좋겠다. 스타일은 결국 옷을 입는 그 사람의 선택이다. 개개인의 패션을 하나로 규정짓고 왈가왈부하는 건 패션의 다양성을 막는 행위다. 옷은 단지 옷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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