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별점] ‘판소리 복서’ 누구나 한 번쯤 말도 안 되는 꿈을 꾸는 걸요
[영화별점] ‘판소리 복서’ 누구나 한 번쯤 말도 안 되는 꿈을 꾸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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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마수연 기자] 영화가 가장 빨리 공개되는 곳, 언론시사회. 그토록 기다리던 작품이 과연 얼마나 잘 나왔을까? 독자들을 위해 제니스뉴스가 ‘영화별점’과 함께 관전 포인트를 전한다. 오늘의 주인공은 영화 ‘판소리 복서’다.

▲ 영화 ‘판소리 복서’ 스틸컷 (사진=CGV아트하우스)
▲ 영화 ‘판소리 복서’ 스틸컷 (사진=CGV아트하우스)

<판소리 복서>

영화별점: ★★★ (3.0/5.0)

한줄평: 누구나 한 번쯤 말도 안 되는 꿈을 꾸는 걸요

시놉시스: 한때 복싱 챔피언 유망주로 화려하게 주목받던 전직 프로복서 병구(엄태구 분). 그러나 한순간의 지울 수 없는 실수로 복싱협회에서 영구 제명이 되어버린 그는 박 관장(김희원 분)의 배려로 체육관의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다시 복싱을 시작하려는 마음은 있지만, 설상가상 뇌세포가 손상되는 ‘펀치드렁크(punchdrunk)’ 진단까지 받게 된 병구. 

어느 날 병구가 뿌린 전단지를 들고 체육관을 찾은 신입 관원 민지(이혜리 분)는 복싱에 대한 병구의 순수한 열정을 발견하고 그의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민지의 응원에 미완의 꿈이자 자신만의 스타일인 판소리 복싱을 완성하기로 한 병구는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가장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

리뷰: 누구나 어릴 때 한 번 정도는 실현 불가능한 꿈을 가진다. 전 세계를 다스리는 대통령, 우주 정복, 유명 연예인과의 결혼 등. 머리가 커지고 나이를 먹으며 이런 꿈은 점점 현실적으로 변모하고, 결국 꿈이 있었다는 것조차 잊고 살아가게 된다. ‘판소리 복서’는 이처럼 한 번 정도는 상상해봤을, 그러나 현실로 그리기 어려운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 속 병구의 이야기는 실제 영화가 홍보됐을 때의 반응과 비슷하게 흘러간다. 처음 관객들은 엄태구의 화려한 몸짓이 담긴 포스터를 보며 웃음과 호기심, 약간의 기대를 보냈다. 병구의 판소리 복싱을 향한 주변 인물들의 반응이 그랬고, 영화를 본 후 바뀌는 생각마저도 비슷하다. ‘판소리 복서’라는 영화 자체가 극중 판소리 복싱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가벼운 웃음을 유발할 거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판소리 복서’는 생각해볼 만한 많은 것들을 던져준다. 언젠가 막연하게 꿈꿨으나 현실과 타협하며 잊혀진 나의 꿈, 누군가의 비현실적인 꿈을 안 될 거라며 비웃거나 무시하고 봤던 안일한 태도와 다시 한 번 꿈에 도전하는 용기까지. 배우들과 감독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것처럼 이 영화는 청춘인, 청춘이었던 이들이 한 번쯤은 만나기 좋은 영화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정확히 전해진 건 엄태구의 능청과 진지함을 오가는 연기가 단단히 한몫했다. 스크린에서 매번 무겁고 진중한 역할이었던 그가 덥수룩한 머리를 하고 때로는 우습고, 때로는 진지하게 판소리 복싱에 관해 이야기하는 걸 듣고 있으면 자연스레 병구를 응원하게 된다. 목적 없이 달리는 삶에 지쳐 있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를 통해 잠시 나를 돌아보는 건 어떨까.

감독: 정혁기 / 출연: 엄태구, 이혜리, 김희원 / 제작: 플룩스바른손 / 배급: CGV아트하우스 / 러닝타임: 113분 / 개봉: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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