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진희의 뮤-직썰] 故 최진리, 당당해서 더 사랑스러웠던 설리
[변진희의 뮤-직썰] 故 최진리, 당당해서 더 사랑스러웠던 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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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리 (사진=제니스뉴스 DB)
▲ 설리 (사진=제니스뉴스 DB)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어떤 단어로 널 설명할 수 있을까. 아마 이 세상 말론 모자라” (아이유 ‘복숭아’ 가사 중에서)

‘복숭아’라는 애칭이 참 잘 어울리던, 웃는 미소가 사랑스럽던 설리(본명 최진리)가 세상을 떠났다. 가장 예쁠 20대, 어린 나이 25세에 생을 마감했다.

지난 14일 설리는 오후 3시 20분께 성남시 수정구의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설리가 우리 곁을 떠났다.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도 믿기지 않고 비통할 따름이다”라고 설리의 사망 소식을 알린 후, 유가족들의 의사에 따라 모든 장례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할 것을 알렸다.

설리는 지난 2005년 드라마 ‘서동요’를 통해 아역 배우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2009년 걸그룹 에프엑스로 가수 활동을 시작하며 ‘라차타’, ‘츄~♡’, ‘누 예삐오’, ‘핫 서머’, ‘첫 사랑니’ 등 다수의 히트곡을 선보였다. 당시 10대였던 설리는 귀엽고 상큼한 매력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물론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패션왕’, ‘리얼’ 등을 통해 연기 활동도 꾸준히 선보였다. 하지만 설리는 2014년 악성 댓글로 인해 연예계 활동을 중단해 안타까움을 샀으며, 2015년에는 에프엑스 탈퇴를 선언하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지난해 말부터는 다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그는 단독 리얼리티 프로그램 ‘진리상점’을 통해 자신만의 감성이 가득한 스토어 오픈 과정을 보여주며 다양한 면모를 드러냈고, 이 과정에서 힘들었던 과거를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더불어 스토어, SNS 등을 통해 팬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다시금 밝아진 모습으로 대중의 응원을 받았다.

올해는 지난 6월 솔로 싱글 ‘고블린(Goblin)’을 발매하고, 팬미팅을 개최하며 오랜만에 가수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또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 특별출연, JTBC2 예능 프로그램 ‘악플의 밤’ MC 등 다방면으로 활약했다. 이외에도 각종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으며 포토월 참석, 광고 모델 발탁 등으로 핫한 셀러브리티로 주목받았다.

▲ 설리 (사진=설리 SNS)
▲ 설리 (사진=설리 SNS)

그런가 하면 설리는 그간 여성의 인권에 대해 당당히 소신을 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 4월 낙태죄 폐지가 이슈가 되자, 설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영광스러운 날이다. 모든 여성에게 선택권을”이라는 주관을 드러냈다.

또 설리는 여성의 ‘노브라 권리’를 주장해 사회적으로 화제가 됐는데, 이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사람이 많았던 터. SNS 라이브에서 노브라를 지적하는 네티즌을 두고 설리는 “나는 시선 강간하는 사람이 더 싫다”라고 대응했으며, ‘악플의 밤’을 통해서는 “노브라는 개인의 자유라 생각한다. 브라의 와이어가 건강에 좋지 않다. 나는 편안해서 브라를 착용하지 않고, 그게 예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설리는 당차고 솔직한 여성이었다. 팬들과 소통을 좋아했으며, 그 모습은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반면 그를 향한 악플은 차갑고 날카로웠다. ‘악플의 밤’을 통해 악플에 의연한 듯 대응하던 설리지만,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지나친 악플들은 그를 아프게 했을 터. 이제 하늘에서는 그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행복하길 바라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변진희 기자
변진희 기자

bjh123@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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