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유쾌하고 따뜻해진 ‘그래 그런거야’, 김수현이 그려낸 대본의 힘(종합)
더 유쾌하고 따뜻해진 ‘그래 그런거야’, 김수현이 그려낸 대본의 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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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이소희 기자] 명성 높은 드라마 작가 김수현의 신작 ‘그래 그런거야’가 베일을 벗는다.

11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SBS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극본 김수현, 연출 손정현)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순재, 조한선, 서지혜, 윤소이, 남규리, 신소율, 왕지혜, 정해인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그래 그런거야’는 3대에 걸친 대가족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가족의 소중함과 의미를 경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려낸 총 60부작 정통 가족드라마다.

손정현 PD의 말에 따르면 제목 앞에 ‘인생’을 붙여 ‘인생은 그런 거야’ 뉘앙스로 받아들이면 된다. 이처럼 인생 시리즈의 한 작품인 ‘그래 그런 거야’는 전작보다 훨씬 유쾌해지고 따뜻해져 좀 더 편하게 시청할 수 있는 것이 관람 포인트다.

극 중 유종철(이순재 분)은 대선배의 위엄을 내려놓고 간혹 걸그룹 안무를 따라 추기도 하고 싱거운 농담을 던진다. 김숙자(강부자 분)는 뛰어난 입담을 과시하고, 그의 동생 김숙경(양희경 분)은 거침없는 언변을 털어놓는다. 이태희(임예진 분)는 다소 철 없는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하고 이나영(남규리 분)과 유리(왕지혜 분) 등 또한 유쾌함을 발산한다.

그러면서도 3대가 함께 사는 집안의 무게를 느끼는 한혜경(김해숙 분), 취업을 고민하는 청년의 표본 유세준(정해인 분), 과부 며느리에 시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어 오해를 받는 이지선(서지혜 분) 등을 통해 가족을 둘러싼 현실적인 문제를 담아냈다.

김수현 작가의 작품이 늘 관통하는 한 가지는 바로 ‘가족’이다. 극 중 인물들은 끈적끈적한 핏줄의 정을 통해 갈등의 실타래를 풀고, 포근한 가족의 품을 그려낸다. 그리고 김수현 작가가 이를 표현하기 위해 ‘대본’에 큰 공을 들인다는 것은 이미 자명한 사실이다.

이날 남규리는 "김수현 선생님 작품을 6년 만에 하게 됐다"며 데뷔작 ‘인생은 아름다워’를 언급했다. 이어 "그때 처음으로 '연기가 즐겁다' '가족같이 한 구성원이 돼서 연기를 하는구나'하는 따뜻함을 느꼈다"고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다시 한 번 콜이 온다면 더 노력해서 성실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였다"라며 "산책하다가 대본을 받았는데 집까지 뛰어갔다"고 당시 들떴던 마음을 전했다

왕지혜는 “작가님이 쓰시는 작품은 온점 하나, 단어 하나 의미가 있기 때문에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가족의 가치와 사랑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연습하면서 진짜 가족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김수현의 ‘대본’은 배우들의 교과서가 될 뿐만 아니라 작품의 질, 기대감을 높이고 인생의 가르침을 전달한다. 더 나아가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대본은 드라마 제작 환경이 개선되는 데까지 기여한다.

신소율은 “그동안 쪽대본에 시달려서 대사의 소중함을 잘 몰랐다. 대사 하나하나 얼마나 최선을 다해서 뱉어야 하는지 느끼고 있다”고 김수현 작품을 통해 깨달은 점을 밝혔다.

이순재는 “아직 첫 방송 전인데 대본이 12회까지 나와있다. 연기자들이 자신의 캐릭터와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말이다”라고 쪽대본 촬영 현장이 아님을 밝혔다.

이어 “김수현 작가의 작품은 젊은 친구들이 힘들어 한다. 작가가 직접 나와서 지도를 하기 때문이다”라며 “하지만 옛날에는 다 겪었던 과정이다. 대본 한 번 읽고 촬영에 들어가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연습에 리허설을 거듭해야 하는 게 맞는데, 그게 이 작품이다. 연기자로서 스스로 부족한 점을 알고 배울 수 있는 기회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또한 강부자 역시 “’설날에 쉬지도 않고 작품을 썼구나’ 싶었다. 대본이 늦어서 녹화를 못했다거나 못 외웠다는 핑계는 댈 수 없게 완벽하게 대본을 보내준다. 힘들게 쓰시는 만큼 완전히 소화해내야 한다”고 김수현을 칭찬함과 동시에 포부를 드러냈다.

더 나아가 이순재는 “김수현이 선택하는 단어들은 이미 다 썼던 단어들이다. 일상 속 단어라는 거다. 그리고 리얼리티다. 주변에 있을 수 있고 있어야 하는 이야기들이다”라고 김수현 작가의 한결 같은 톤에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다 비슷한 것 같지만 각 이야기마다 캐릭터마다 특색이 있다. 현실을 바탕으로 과장을 한다. 우연은 없다”고 김수현 작가의 대본은 ‘현실에 기반한 가족 이야기’임을 강조했다.

김수현 작가가 그려내는 또 다른 가족 이야기, 좀 더 가벼워지되 진중함과 무게를 잃지 않은 ‘그래 그런거야’가 또 다른 ‘대박 신화’를 거둘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아진다.

한편 ‘그래 그런거야’는 오는 13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 45분 방송된다.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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