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올해 19살, 내년이면 어느덧 20대가 된다. 아역 출신으로 데뷔한 김소현은 아역부터 극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주인공까지 도맡으며 탄탄히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나이에 비해 성숙한 마스크, 연기로 성인 연기도 훌륭하게 소화한다는 평을 얻으며 대중의 사랑을 얻고 있다.
그런 그가 10대의 마지막으로 맡은 MBC 드라마 ‘군주 - 가면의 주인(이하 '군주')’는 보다 성장한 김소현의 연기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극중 김소현은 아버지를 참수한 세자에게 복수하려다, 그 세자를 왕좌로 돌려보내는 핵심인물이 되는 여인 한가은을 연기했다. 그는 복수, 사랑, 애국심 등 다양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몰입도를 높였다.
총 40부작, 6개월간 추위와 더위를 모두 견디며 촬영을 마친 김소현을 최근 제니스뉴스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즐거운 촬영이었다. 마지막까지 너무 행복했다”는 종영 소감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전에 김소현이 선보였던 작품에 비해 훨씬 멜로가 깊어졌다. 강인한 성격을 지닌 한가은이었지만 세자 이선(유승호 분)과 애틋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그려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유발했다. 이전까지 이런 애절한 사랑을 보여준 적이 없었던 김소현은 이에 대한 남다른 고충을 털어놨다.
“밝은 로맨스는 즐겁게 하면 됐는데 ‘군주’는 후반부로 갈수록 마냥 좋은 사랑의 감정만 있는 게 아니었어요. 여러 복합적인 감정들이 함께 있어서 계속 이를 연구하고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경험이 없다보니 사랑을 하지만 떠나야하는 마음을 말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을 표현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이해는 하지만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길을 잘 잡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 부분이 개인적으로 좀 아쉬워요”

후반부로 갈수록 한가은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불만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가은은 복수를 위해 제멋대로 일을 벌이고 이를 세자 이선과 천민 이선이 해결해야 했다. 사랑과 복수의 감정을 오가며 세자 이선과 천민 이선 사이에서, 한가은이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일명 고구마 전개로 보는 이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김소현 또한 시청자들의 이러한 반응을 인지하고 있었다.
“반응에 신경을 많이 써요. 다 받아들이진 않지만 어느 정도 봐요. 상처를 어쩔 수 없이 받게 되더라고요. 반응에 대해 예상을 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그냥 ‘이렇게도 생각하는 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보려고 했어요. 나쁜 댓글도 있는 반면에 좋은 글도 많았어요. 생각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댓글들이니까요. 좋은 댓글을 보면 기분이 좋아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요”
‘군주’는 주춤했던 MBC 드라마에 활기를 넣어줬다. ‘군주’는 최고 시청률 14.9%(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으며, 수목극 왕좌의 자리를 지키며 흥행을 이끌었다. 처음엔 시청률이 두 자리 수만 나와도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김소현이다.
“초반엔 시청률에 대한 생각을 거의 안했어요. 방송이 멀다보니 시청률 생각 없이 촬영했어요. 방송일이 다가올수록 걱정되긴 했죠. 두 자리 수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소박하게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생각보다 더 잘 나와서 놀랐고, 그만큼 책임감을 느끼고 촬영했어요. 첫 방송보다 시청률이 오르더라고요. 큰 욕심 가지지 않고 묵묵히 하려고 했어요. 많이 봐주셔서 감사해요”
지난 2008년 KBS ‘전설의 고향’으로 데뷔한 연기경력 10년의 배우다. 다작을 해온 김소현의 필모그래피엔 유독 사극의 경험이 많다. 드라마 ‘짝패’, ‘해를 품은 달’, ‘옥탑방 왕세자’, ‘도깨비’, ‘군주’와 영화 ‘덕혜옹주’까지. 그래서인지 김소현에겐 사극이 참 잘 어울린다.
“사극을 많이 하긴 했어요. 하지만 ‘해품달’, ‘도깨비’, ‘덕혜옹주’는 전부 호흡이 짧았어요. 현대극도 20부는 안 해봤어요. 이번엔 40부라 그거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 같아요. 사극이 잘 어울린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사실 그렇게 생가하진 않았거든요. 차분한 이미지가 있어서 그렇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감사해요”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조금은 쉬어갈 법도 한데 작품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는 김소현이다. 워낙 일찍 연기,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생긴 책임감과 연기에 대한 욕심 때문이다. 물론 슬럼프 없이 순탄하게 활동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쉬면 불안해요. 아직 어린데도 쉬었을 때 감을 잃을까봐 두렵더라고요. 물론 하고 싶은 작품들이 있기도 하고요. 작품이 감사하게도 들어와서 하게 돼요. 제가 워낙 생각이 많아요. 촬영 전에 많이 두려워하고 고민하는 스타일이에요. 지금이 약간 혼란스런 시기인 것 같기도 해요. 이번 드라마를 통해 부족함을 많이 느꼈지만, 책임감을 느끼고 배웠어요. 슬럼프지만 좋게 작용할 거라 생각하고 이겨내려고 해요. 지금 그렇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잖아요(웃음). 더 좋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무거운 작품을 오랜 기간 촬영하면서 체력, 감정 소모가 많았다. 그래서 다음에는 다시 밝고 통통 튀는 작품을 하고 싶단다. 더불어 김소현은 악역이나 걸크러쉬한 캐릭터도 맡아 보고 싶다고 했다.
“세고 나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그런 캐릭터들이 연구할 것도 많고 신경 쓸 부분이 많아요. 그런 과정이 재밌고 연기하면서도 흥분되는 느낌이 있을 것 같아요. 영화 ‘써니’의 강소라 언니, 민효린 언니같은 여자가 봐도 멋있는 캐릭터도 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그런 능동적인 인물을 좋아해요. ‘후아유’ 때처럼 1인 2역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하고 싶고요”
20대를 앞둔 김소현의 설렘과 걱정도 들을 수 있었다. ‘군주’를 기점으로 성숙한 캐릭터를 계속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도 있고, 다시 나이에 맞는 밝고 풋풋한 연기를 선보일 생각도 있다. 20대에도 찬란하게 빛날 김소현의 활약이 기대된다.
“20대는 새로운 출발같은 느낌이에요. 주민등록증이 나왔을 때 설레더라고요(웃음).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게 돼서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지 저도 궁금해요. 욕심내서 새로운 걸 보여주려고 하진 않을 거예요. 제가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가, 인연이 되는 작품을 만나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성인 연기자가 된다는 것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그렇게 꾸준히 연기하다 보면 성인 연기자로 자연스럽게 인식되지 않을까 해요”
아직은 김소현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중이란다. 지금까지 해왔듯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면서 대중에 얼굴을 비출 예정이고, 그 과정에서 색깔을 찾을 생각이다.
“아직 저도 제 스타일이 확고하지 않아요. 계속 찾아가는 과정이에요. 아직 어린 만큼 보여드리고 싶은 게 많고, 보여드릴 기회가 많을 것 같아요. 노력하는 배우가 될 거예요. 잘하는 모습도 보여드릴테니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싸이더스H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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