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탐정: 리턴즈' 권상우 ① "강대만과 닮은꼴? 가족 이름으로 타투했다가..."
[Z인터뷰] '탐정: 리턴즈' 권상우 ① "강대만과 닮은꼴? 가족 이름으로 타투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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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표 포토그래퍼 - 권상우 인터뷰

[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어느덧 과거의 단어가 되어버린 ‘몸짱’이라는 단어, 그 수식어에 가장 알맞은 배우가 있었다면 단연 ‘권상우’였다. 이 출중한 외모의 배우가 어느새 한 여성의 남편으로, 그리고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 여전히 잘 생겼고, 몸 관리 역시 완벽하게 해내고 있겠으나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풍기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다. 이젠 어딘가 가깝고 살갑게 느껴지는 배우 권상우다.

그래서 ‘탐정’ 시리즈로 리턴한 ‘강대만’과 권상우가 반갑다. 추리의 귀재이지만 아내 몰래 만화방을 처분하고 탐정 사무소를 차렸던, 대한민국 일개 가장의 모습이 너무나도 찰떡 같다. 본래부터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유머러스하고 친근한 배우로 통했던 권상우이기에, 본연의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캐릭터가 ‘강대만’이다. 그래서 ‘탐정: 리턴즈’는 더욱 힘을 받고, 관객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최근 ‘탐정: 리턴즈’를 통해 시리즈의 반석을 올린 권상우와 제니스뉴스가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거리낌 없이 자신의 속내를 다 드러내는 화법이 여전했던 권상우. 그래서 더 편했고,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설마? 정말? 했던 ‘탐정’의 후속편이 나와버렸다. 소감이 어떨까?
속편이라 속 편하게 바라보고 있다. 후속편이 나온 거 자체로도 영광스럽다. 배우에겐 정말 고맙고, 감개무량한 일이다. 정말 으쌰으쌰 해서 재미있게 찍었다. 다만 전작이 속편을 만들기엔 쑥스러운 스코어였다. 그런데 속편이 나왔으니 그 스코어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그래서 경거망동 하지 않으려고 한다. 

촬영하면서 내부적으로는 10탄까지 만들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우리끼리 이야기였다. 시리즈물로는 충분하단 생각이다. 사건과 사고가 넘치는 세상이다. 다만 전 대만이라는 캐릭터가 사건을 추리하는 것에선 크게 흥미를 느끼진 않는다. 노태수-강대만, 두 남자가 서로 가정을 먹여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아내의 눈을 피해 뛰어다닌다는 소소한 설정이 된 맥이라고 생각한다.

김경표 포토그래퍼 - 권상우 인터뷰

그런 면에서 이번에도 서영희 씨와의 호흡이 좋았다.
서영희 씨에게 너무 고맙다. 1편도 그랬지만 2편에서도 분량이 많지 않다. 하지만 존재감이 상당하다. 강대만의 캐릭터를 살려주는 건 바로 서영희 씨다. 그래도 부부간의 관계에서 나오는 재미들이 전작에 비해 줄어든 것 같다. 제가 원하는 건 그런 호흡들이 많이 나오는 거였다. 

하지만 이번엔 사이즈로 큰 사고를 쳤다. 와이프 몰래 만화방을 팔아버렸으니…, 하하. 저도 유부남이니 그런 부부간의 모습들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강대만처럼 살고 있진 않는 것 같다. 큰일을 결정할 때 다 이야기하는 편이다.

큰일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 지금 팔에 보이는 타투 같은 거?
하아, 이게 유일하게 이야기를 안 하고 저지른 것 같다. ‘추리의 여왕 시즌 1’을 찍고 있을 때 한 거다. 어머니 이름이랑 와이프 이름, 아이들 이름, 그리고 생년월일을 넣었다. 사진으로 찍어서 와이프한테 보냈더니 “볼펜으로 쓴 거 다 티 난다. 빨리 지워라”라고 했다. 사실 가족의 의미를 더한 거니까 좋아할 줄 알았다. 어머니랑 와이프한테 정말 많이 혼났다.

하하. 그런 모습도 ‘강대만’과 비슷하다. 하지만 ‘탐정’ 시리즈를 붙잡고 있는 건 역시 성동일과 권상우의 앙상블이다.
‘탐정: 더 비기닝’에 캐스팅되고, 성동일 선배님 집에 찾아 갔었다. 그냥 선배님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 선배님의 작품을 보면 그냥 코미디 연기하는 배우와 다르다. 그냥 코미디만 하시는 게 아니다. 울고 짜는 능력이 있달까? 울렸다 웃기는 연기를 잘 하신다. 그런데도 오랫동안 붙어서 연기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친해지고 싶었고, 다가가고 싶었다. 덕분에 ‘탐정’이 참 좋았다. 

성동일과의 친분에 술이 빠질 수 없는데, 정작 권상우 씨는 술을 많이 안 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매일 많이 마시는 건 아니다. 그리고 강요도 없으시다. 강제로 마시란다고 마실 저도 아니다. 하지만 저 역시 으쌰으쌰 하면서 기분 좋을 땐 많이 마시는 편이다. 

그래서 그렇게 동경하던 선배와 많이 친해졌는지?
그냥 동료의 느낌은 아니다. 매니저들끼리도 친하다. 같은 작품 안 할 때도 소식을 전해 듣는다. 선배님께 말씀 드려서 제가 찍고 있는 영화에도 출연해주셨다. 매일 붙어살 수는 없겠으나, 선배님과는 계속 인생의 파트너가 되고 싶다.

김경표 포토그래퍼 - 권상우 인터뷰

이광수 씨가 합류했는데, 새 얼굴이다 보니 성동일 씨와 권상우 씨가 맞추는 호흡 궤도까지 올라오는데 시간이 걸렸을 것 같다.
신기하게도 버퍼링이 없었다. 광수에 대해서는 성동일 선배에게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낯설지 않았다. 광수는 연기하는데 있어 예의가 느껴진다. 참 인성이 좋은 친구다. ‘런닝맨’에 나오는 광수의 모습? 그게 가식이다. 그건 정말 얘가 연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본래는 조용하고 생각이 많은 친구다. 그렇게 서로를 인정하고 들어가니 연기하기가 너무 편했다. 

전작의 스태프들이 고스란히 함께 했다.
촬영감독부터 PD까지, 같은 분들이라 굉장히 편했다. 전작을 이어서 찍은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속편에서 뭘 새롭게 준비했냐고 묻는데, 그런 게 없다. 그냥 하던 대로 했다. 흐르는 대로 연기를 하면 됐다. 새로 오신 분이라면 이언희 감독님이 계셨다. 기존엔 전혀 다른 색깔의 작품을 하셨던 분이다. 게다가 다른 감독이 찍은 작품의 속편으로 들어온다는 것도 부담이셨을 거다. 하지만 이 영화가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잡고 계셨다. 인물 역시 깔끔하게 정리해주신 것 같다.

기존 듀오의 구조에서 트리오로 외연도 확장시켰다. 이제 스토리만 더 만들어내면 된다.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펼쳐질까?
기본적으로 노태수와 강대만이 가장으로서 펼치는 애환은 깔고 들어가야 할 거 같다. 그리고 노태수와 강대만에겐 시련이 계속 생겨야 할 것 같다. 만약 두 사람이 대박이 난다면? 탐정 사무소를 접을 수 있다. 아마 주식이라도 샀다가 망해야 할 것 같다. 하하.

앞으로 광수도 함께 같이 가야 한다고 본다. 다만 너무 많은 개런티를 요구한다면 그런 구조는 깨질 수 있다. 그래서 광수를 긴장 시키는 중이다. 광수도 들어왔고, 앞으로 새 인물이 생성된다면 내 분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연기의 몇 신이 편집됐다고 하여 아쉬워한다는 건 바보 같은 일이다. 기본적으로 우리 영화는 상업영화다. 그렇다면 생각이 프리 해야 한다.

김동욱 씨 같은 새로운 캐릭터의 합류도 좋았다.
‘신과함께’ 이전에 김동욱을 캐스팅 한 건 신의 한 수다. 저보다 어린 친구 중에 연기 잘하는 몇 안 되는 후배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존경하는 후배다.

▶ 2편에서 계속

 

사진=김경표 포토그래퍼(스튜디오 다운)

권구현 기자
권구현 기자

kvanz@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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