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탐정: 리턴즈' 성동일 ① "심폐소생술 했던 '탐정1', 재활치료 마치고 부활"
[Z인터뷰] '탐정: 리턴즈' 성동일 ① "심폐소생술 했던 '탐정1', 재활치료 마치고 부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표 포토그래퍼(스튜디오 다운) - 탐정: 리턴즈 - 성동일

[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배우들에게 흥행 희망 스코어를 물으면 하는 이야기는 한결 같다. “손익분기점만 넘었으면 좋겠어요”다. 그만큼 흥행에 참패하면 영화제작사 하나 문 닫는 건 우스운 일이 된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만큼 흥행하기가 힘들단 이야기다.

그래서 충무로엔 시리즈물이 귀하다. 작품 퀄리티의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작품이 좋아도 흥행에 실패하면, 그걸 멱살 잡고 이끌어서 속편으로 끌고 가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만큼 속편 제작에 가장 중요한 것은 흥행 여부다. 그래서 ‘탐정: 리턴즈’는 귀한 영화다. 성동일과 권상우는 그 어렵다는 속편 제작을 일선에서 일궈냈다.

특히 ‘탐정’은 지옥에서 돌아온 저승사자와 같다. ‘탐정: 더 비기닝’ 언론시사 당시 속편을 암시하는 엔딩, 그리고 뛰어난 캐릭터성에 의해 많은 이들이 속편 제작을 물었다. 허나 개봉 당시 스코어가 좋지 못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열정 어린 무대인사, 그리고 작품의 재미와 관객들이 일궈낸 입소문은 결국 흥행 성공을 일궈냈고, ‘탐정: 리턴즈’를 탄생시켰다.

그래서 인터뷰 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는 성동일이 언론 인터뷰를 나온 것도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애정이 가는 작품일 거고, 자신감도 가질 법한 영화일 터다. 역시나 최근 제니스뉴스가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성동일의 얼굴엔 연신 웃음이 피어났다. 특유의 입담으로 폭소가 끊이지 않던 인터뷰 현장을 이 자리에 전한다.

오늘 복장이 스포티하다. 남자들은 나이 먹으면 후드티를 잘 못 입겠다고 하는데.
전 후드티를 좋아한다. 정장은 딱 두 벌인 것 같다. 상갓집 갈 거, 결혼식 갈 거, 그렇게 있다. 집에서도 제가 정장을 입으면 아내가 “상갓집? 결혼식?”이라고 물어본다. 옷이 많지 않다. 드라마 속 제 모습이 평소 모습이다.

사실 인터뷰에서 만나기 힘든 배우로 손에 꼽힌다. 작품은 많이 해도 인터뷰 자리에서 만나기가 참 힘들다.
전 어려운 사람이 아니다. 인터뷰 할 만한 소재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사실 기사라는 게 매도가 심할 때가 있다. 자식 셋을 둔 부모이다 보니 '인터뷰를 하는 것보다는 안 하는 게 득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그렇다고 기자를 만나기 싫은 게 아니다. “술 마시자”고 하면 바로 나갔다. 덕분에 기자들과 술 마시며 있었던 유명한 에피소드도 많다. 직업이 배우인데, 홍보에 도움도 될 일을 거부하진 않는다. 다만 잘 해도 욕 먹고, 못 해도 욕 먹는 직업이다. 부모로서 구설수에 오를 일을 안 만드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또한 기사가 나가면 댓글이 달린다. 알다시피 좋은 댓글만 달리는 게 아니다. 악의적인 댓글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

김경표 포토그래퍼(스튜디오 다운) - 탐정: 리턴즈 - 성동일

그런 생각에도 ‘탐정: 리턴즈’의 인터뷰에 나왔다는 건, 작품에 대한 애정 그리고 자신감이라고 해석해도 될까?
전작인 ‘탐정: 더 비기닝’의 홍보 때 참 힘들었다. 말 그대로 열악했다. 그런데 열심히 홍보활동을 했고 입소문을 탔다. 심폐소생술을 하는 기분이었고, 그로 인해 영화가 달려가는 걸 확인했다. 덕분에 매일 같이 술을 마시긴 했지만, 하하. 이번 작품은 재활치료까지 받고 나온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전력질주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나왔다. 전작 개봉 때 논길을 달렸다면, 이번엔 인천공항 활주로가 펼쳐져 있는 기분이다. 이번엔 저희를 도와주신 배우들이 더 많아졌고, 기존의 스태프가 더 단합을 했다. 그래서 상우는 "미리 땅 보고 다닌다"는 이야기도 하는데, 그러다 가도 우리끼린 “캄 다운 캄 다운(Calm Down)”을 말하기도 한다.

충무로에서 시리즈물이 시작된다는 것, 속편이 나온다는 것, 이건 전작의 훌륭함을 대변해주는 것과 같다.
1편이 좋았다는 건 그 추억이 좋았던 것 같다. 분명 우여곡절이 있었다. 원래 도망간 기억이 오래 간다. 배부른 기억 보다는 배고픈 기억이 오래 간다. 하하. 덕분에 1편은 조금 여유 있게, 안정적으로 찍을 수 있으니 또 좋았다.

그렇게 이번 작품은 배우와 스태프, 즉 사람이 바탕이 됐다고 본다. 진짜 전작에서 넘어오면서 버린 사람이 하나도 없다. 전작의 호흡과 캐릭터의 관계 설정이 워낙 탄탄했기에 ‘뭘 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오토바이 신을 찍다가 촬영감독이 꽤 많이 꿰메야 하는 부상을 당했다. 그런데도 그걸 치료하고 다시 와서 바로 촬영했다. 그걸 보면서 우리는? “오늘 술 마실 수 있겠어?”를 물어봤다. 그런 현장이었다. 영화를 시작하면 수십 명의 스태프가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엔 필요 없었다. 영화의 시작부터 속도가 붙었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시리즈의 장점인 것 같다. 전작에서 걸음마를 배웠으니, 이번엔 달리면 됐다.

김경표 포토그래퍼(스튜디오 다운) - 탐정: 리턴즈 - 성동일

버린 사람은 없고, 새로운 사람은 붙였다. 바로 이광수 씨다. 전작이 짝패라면, 이번엔 트리오의 영화로 구색을 갖췄다. 전작으로 워낙 탄탄한 호흡을 구축한 스태프다 보니, 이광수 씨의 합류에 낯설음도 존재했을 것 같다.
우리는 빨리 뛰는데 광수가 못 쫓아 왔다. 너무 튀게 달렸다. 원래 기린이 지구력이 안 되는 동물인 거 같다. 하하. 농담이다. 광수가 들어오면서 퍼즐이 맞춰졌다. 50대, 40대, 30대가 팀이 되면서 각 나이의 생각과 행동이 맞아 떨어졌다. 엄청난 시너지였다.

이광수 씨와는 연이 깊다. 당장 최근에만 해도 드라마 ‘라이브’로도 함께했다.
사실 광수와는 예전부터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탐정: 더 비기닝’을 톰과 제리로 비유한다면, 제가 톰이고 상우가 제리였다. 하지만 이번 ‘탐정: 리턴즈’에는 광수가 제리고, 상우가 톰, 제가 집 앞에 사는 불독이다. 제가 중심을 잡으면, 두 사람이 아웅다웅하는 톤을 만들어 갔다. 그래서 전 전작보다 애드리브를 자제했다. 만약 저까지 날뛰었으면 그건 ‘탐정’이 아닐 수 있었다. 영화가 잘 되려니까 모든 구성이 그렇게 착착 맞아 떨어졌다.

김동욱 씨의 합류도 좋았다.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계속 보고 싶은 얼굴이다. ‘국가대표’ 때 함께 했던 인연이 있다.
‘신과 함께’가 잘 되서 다행이다. 난 걔가 그렇게 뜰 줄 몰랐다. 그것도 김용화 감독한테 가서 잘 될 줄은 절대 몰랐다. 동욱이 말고도 작은 역할들, 그리고 카메오들이 잘 해줘서 너무 고맙다. 나중에 회식 한 번 하고 싶다.

새 얼굴이 있다면, 계속해서 옆 자리를 지키는 사람도 있다. 바로 권상우 씨와 이일화 씨다.
이일화 씨는 당연히 함께 해야한다. 신랑이 하는 일인데 당연히 와이프가 따라 와야 한다. 그건 집안일이기 때문에 당연한 거다. 하하. 상우는 거의 동네 담배가게 아저씨가 된 것 같다. 마음도 많이 후덕해졌고, 여유로워졌다. 이제 누가 보도 편안한 사람이 됐다. 배우에게 그만큼 좋은 건 없다.

▶ 2편에서 계속

 

사진=김경표 포토그래퍼(스튜디오 다운)

권구현
권구현

kvanz@zenithnews.com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