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어느덧 과거의 단어가 되어버린 ‘몸짱’이라는 단어, 그 수식어에 가장 알맞은 배우가 있었다면 단연 ‘권상우’였다. 이 출중한 외모의 배우가 어느새 한 여성의 남편으로, 그리고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 여전히 잘 생겼고, 몸 관리 역시 완벽하게 해내고 있겠으나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풍기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다. 이젠 어딘가 가깝고 살갑게 느껴지는 배우 권상우다.
그래서 ‘탐정’ 시리즈로 리턴한 ‘강대만’과 권상우가 반갑다. 추리의 귀재이지만 아내 몰래 만화방을 처분하고 탐정 사무소를 차렸던, 대한민국 일개 가장의 모습이 너무나도 찰떡 같다. 본래부터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유머러스하고 친근한 배우로 통했던 권상우이기에, 본연의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캐릭터가 ‘강대만’이다. 그래서 ‘탐정: 리턴즈’는 더욱 힘을 받고, 관객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최근 ‘탐정: 리턴즈’를 통해 시리즈의 반석을 올린 권상우와 제니스뉴스가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거리낌 없이 자신의 속내를 다 드러내는 화법이 여전했던 권상우. 그래서 더 편했고,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탐정’ 시리즈, ‘추리의 여왕’ 시리즈 등 묘하게 추리와 연을 맺어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혀 관심이 없다. 추리라는 것 자체를 안 좋아한다. 그저 케미가 좋은 작품을 좋아하는 것 같다. ‘추리의 여왕’도 최강희 씨와 츤데레 케미가 재미졌다. ‘탐정’도 그렇다. 솔직히 1편이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친 작품이 아니다. 그런데도 속편을 만들었다는 건 출연진끼리 서로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나 영화가 잘 됐다고 해서 무조건 속편을 갈 리가 없다. 서로가 서로를 싫어한다면 그렇게 가기 힘들다.
‘탐정’의 이미지 때문일까? 배우 권상우라는 사람이 굉장히 편안해진 느낌이 든다.
저도 어느덧 마흔셋이 됐다. 이젠 일과 가정이 모두 편안해진 것 같다. 와이프랑도 “안정기에 도달한 느낌”이라는 이야기를 한적 있다. 그래서 지금 행복한 것 같다. 그럼에도 배우로서는 ‘과연 나를 언제까지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으로 써줄까’를 생각하게 된다. 물론 액션도 할 수 있고, 몸도 유지하면 된다. 그럼에도 권상우의 유효기간을 생각해 보면, 정말 잘 관리한다 해도 6~7년이라고 본다.
그럼 배우로서 더 바삐 움직여야 한다는 말일까?
맞다. 이젠 공백기를 오래 못 가질 거 같다. 배우를 직장인에 비유한다면 정년퇴임이 다가오는 느낌이다.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그 시점이 되면 제 아들 딸이 세상 돌아가는 걸 다 알 나이다. 지금 어린 나이에도 아빠가 권상우라는 걸 알고 뿌듯해 한다. 그럼 그 아이들이 뿌듯해 할 작품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초반에 활발히 활동했던 시기에 비하면 확실히 작품 빈도가 뜸하다.
해외 활동도 하고, 드라마도 하고, 영화도 하다 보니 뭔가 단절된 느낌이 있다. 분명 예전엔 영화계의 중심이 있었는데, 이젠 사이드에 있다는 생각도 든다. 영화로 시작한 일이기에 갈증도 분명히 있다. 다행히도 내년 봄까지 세 작품을 개봉하게 됐다. 이젠 보다 관객들에게 친숙한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할 거다.
확실히 데뷔 때의 권상우, 그리고 액션 영화에서 활약했던 권상우를 생각하면 ‘강대만’의 모습과 간극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상우라는 배우는 ‘탐정’의 ‘강대만’을 정말 사랑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저는 제 스스로 제가 ‘현명했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있다. 바로 ‘탐정’이다. 사실 마음에 안 드는 시나리오가 들어오면 스트레스도 받았다. 하지만 ‘탐정’이라는 책을 받았을 땐 모래사장에서 진주알을 찾은 느낌이었다. 누구는 ‘멋있는 역할이 아닌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 그런 역할은 이미 다 해봤다.
아마 총각이라면 못 했을 작품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는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대로 손태영의 남편이자, 룩희-리호의 아빠다. 똥귀저기 치우는 그런 연기들? ‘내가 애 아빠로 어떻게 사는지를 연기로라도 보여주면 어떨까’ 싶었다. 권상우에게 100%가 있다면, 그 중에 30%는 ‘탐정’으로 활용하고 싶었다. 그리고 ‘탐정’은 제 인생에 중요한 작품이 됐다. 나이를 들다 보니 그렇게 인정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세상도 편해지는 것 같다. 아마 이렇게 흘러가다 다시 영화판의 중심으로 돌아간다면 또 다른 모습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도 생길 것 같다.
사실 본래부터 유머러스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코미디 영화도 어울리고, 강대만도 딱 어울린다.
코미디 영화라고 해서 웃음으로만 무장할 필요 없다. 그럴 작품이면 배우보다는 코미디언을 쓰는 게 맞다. 전 과한 설정이나 억지스러운 웃음은 싫다. 우리 영화도 잔잔하게 끊이지 않고 웃음이 나왔으면 좋겠다. 전 박장대소를 만드는 건 못할 거 같다. 그저 캐릭터를 연기하고, 거기서 생성되는 호흡과 상황에서 오는 웃음이 좋은 것 같다.
확실히 가정이 생긴 뒤 변화한 모습인 것 같다. 집에서의 권상우는 어떤 아빠일까?
촬영으로 바쁠 때는 애들이 아빠를 멀리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촬영이 없을 땐 제 모든 걸 집에다 쓴다. 아이를 보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더 고맙다. 일 욕심 보다 육아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정말 감사하고 있다.
사진=김경표 포토그래퍼(스튜디오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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