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인랑' 강동원 ② "사랑에 빠지는 속도가 빠르다고요?"
[Z인터뷰] '인랑' 강동원 ② "사랑에 빠지는 속도가 빠르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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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강동원

[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강동원이 다시 늑대가 됐다. 다만 예전 ‘늑대의 유혹’에서 우산을 씌워주던 달콤한 늑대가 아니다. 특수 갑옷을 입고 묵직한 총을 난사하는 인간 늑대 ‘임중경’이다. 남산 타워에서 뛰어내리고, 적을 제압할 때 자비란 없다. 하지만 갑옷을 벗은 임중경은 다르다. 사랑하는 여인 ‘이윤희'를 바라보는 모습은 다시금 옛날 늑대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강동원이 ‘인랑’과 마주하는 시간은 꽤 오래 걸렸다. 첫 단계가 2012년이었지만 영화가 만들어지는데 여러 사정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 그 시간을 기다릴 수 있었던 건 김지운 감독을 향한 믿음 덕분이었다. 그리고 정우성-한효주-김무열과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 ‘じんろう’를 한국형 SF 영화 ‘인랑’으로 탄생시켰다.

스턴트 중 70~80%를 직접 소화하는 등 많은 고생을 했을 강동원과 제니스뉴스가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 ‘인랑’에서부터, 한국 영화계의 현실, 그리고 곧 있을 할리우드 진출까지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간 시간을 이 자리에 전한다.

▶ 1편에서 이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강동원

드라마의 지점에서 중경과 윤희의 전개가 너무 빠르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은 다르다.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지는 영화는 정말 많다. 실제로 제 주변에 그런 사람도 많다. 사랑에 빠지진 않아도, 진도가 빠른 사람은 많이 봤다. 그건 개인의 차이인 거 같다. 그리고 저희가 편집된 장면이 꽤 있다. 둘이 데이트 하는 장면도 있고, 중경이 윤희를 지켜주며 싸우는 장면도 있다. 전체 분량 때문에 넣지 못한 신인데, 그것들이 있다면 덜 빠르게 느끼셨을 것 같다.

설정에서 물음표를 띄웠던 건, 특기대의 내무실이다. 엘리트 경찰일텐데 내무반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하. 안 그래도 저도 맨 처음 그 세트를 보고, “침대가 이게 뭐야, 특기대 애들은 전부다 큰 애들을 뽑아 놓고 침대가 왜 이리 작아”라고 했다. 특기대 정도면 독방을 줘도 될 거 같은데, 최소한 4인 1실은 해줘야 한다. 저도 내무반을 봤을 때, ‘어라? 독방이 아니네?’였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강동원

이번엔 함께 연기한 배우 이야기를 하보자.
일단 정우성 선배님은 워낙 신사시다. 너무 즐겁게 촬영했다. 어제도 술 한잔 하면서 같이 이야기를 했다. 다음번엔 더 많이 함께 나올 수 있는 영화를 해보자고 했다. 무열 씨랑은 여러모로 아쉽다. 같이 나오는 신이 생각보다 적었다. 오랜만에 만나 “형 잘 지내셨어요? 잘 찍고 계세요?”라고 물어오면, “죽겠다, 죽겠어”라고 답하곤 했다. 무엇보다 시사 때 영화를 보니 제가 못 봤던 장면이 많았다. 그만큼 각개전투를 많이 뛰었다. 효주 씨의 캐릭터는 가장 복잡한 캐릭터였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니 효주 씨 캐릭터가 가장 좋았다. 감독님하고 많은 이야기를 했다고 들었다. 잘 해내신 것 같다.

오래도록 기다린 김지운 감독과는 어땠을까? 
김지운 감독님은 정말 과묵하신 편이다. 사색에 잠겨 있는 시간도 많다. 그런데 요즘 메신저를 보면 점점 웃겨지시는 거 같다. 그 안에 있는 사람이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다. 요즘엔 “ㅋㅋㅋㅋㅋㅋㅋㅋ”도 한다. 자학 개그도 많아지셨고, 개그 코드도 본인만의 코드가 존재한다.

과묵한 스타일의 감독과 잘 맞는 편일까?
원래부터 전 웬만해선 물음표를 던지지 않는다. 논리적으로 안 맞는 게 아니라면 배우가 알아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제 스타일이 그렇다. 이야기가 필요 없는 상황일 땐 굳이 말할 필요 없다고 본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강동원

애니메이션 원작, 그리고 SF, ‘인랑’ 역시 강동원의 필모그래피 속에 새로운 도전이다.
영화 자체가 획일화 되는 것도 경계 하는 편이다. 다양한 영화를 하고 싶다. 그런 도전들을 알아주셔야 한다고 본다. 동력을 잃게 되면 도전하기 힘들어 진다. 배우라면 저예산 영화에도 도전해보고, 실험적인 영화도 찍어봐야 한다. 그런 분위기의 조성이 필요하다. 늘 큰 영화만 찍을 수는 없다. 대작과 저예산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져야 한다.

물론 한국 영화 시장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스코어로 영화가 판단 받는다. 저예산 영화도 최소한 손익분익점은 넘겨야 한다. 참 쉽지 않은 고민이다. 작품이라는 게 늘 잘 될 수는 없는 거니까…, 지금도 생각이 많다.

그런 도전이 모여 할리우드에도 진출한다. ‘쓰나미LA’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영화 제목이 ‘쓰나미’로 바뀔 거 같다. 감독 교체가 있었다. ‘노트북’을 찍으신 닉 카사베츠 감독님이 새로 오셨다. 아직 시작도 안 했고, 아마 9월 말쯤 들어갈 것 같다. 그들 입장에서 전 그냥 키 큰 동양인일 거다. 그럼에도 열심히 준비 중이다. 분량이나 시나리오 같은 것들도 제가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 같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권구현 기자
권구현 기자

kvanz@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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