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신과함께2' 주지훈 ① "미친 천재 김용화 감독, 상도덕 깨는 특별출연 이정재"
[Z인터뷰] '신과함께2' 주지훈 ① "미친 천재 김용화 감독, 상도덕 깨는 특별출연 이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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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엔터테인먼트 - 신과함께2 - 주지훈

[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한국영화계가 무더운 여름을 ‘신과함께’ 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벌써 두 번째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 지난 2017년 12월에 개봉했던 1편이 144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2편 흥행에 대한 청신호를 켰다. 그리고 8월 1일 개봉한 ‘신과함께: 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는 역대 최단 기간 흥행 스코어를 갈아치우며 파죽지세로 질주하고 있다.

1편이 차태현을 앞세웠고, 진정한 주인공으로 김동욱의 이야기가 펼쳐졌다면, 2편은 김동욱을 내세웠고, 진정한 주인공으로 주지훈이 우뚝 섰다. 3차사의 과거사의 중심에 서있으며, 이승에서 성주신(마동석 분)과 호흡으로 극에 재미를 더한다. 과거사에선 액션과 드라마를 책임지며, 현대에선 유머코드를 쥐고 있다. 말 그대로 주지훈의 무대가 펼쳐진 셈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주지훈이다. 공교롭게도 8월에만 두 개의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게 됐다. 여름 시즌은 우리나라 극장가에서 가장 핫한 작품이 맞붙는 시기다. 바꿔 말해 그만큼 주지훈이 요즘 대세라는 뜻도 되겠다. 1편 개봉 당시 스케줄로 인해 인터뷰를 돌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던 주지훈과 제니스뉴스가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편 흥행에 대한 감사부터 2편에 대한 이야기까지, 즐겁게 나눈 대화의 모든 것을 이 자리에 전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 신과함께2 - 주지훈

1부가 신파나 원작의 변형에 대한 논란이 있었음에도 큰 흥행을 했다. 하지만 2부는 호평 일색이고, 전체적인 스토리를 완성시켰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런 이야기가 들려서 참 기분이 좋다. 배우로서 참여할 땐 1부와 2부 전체를 봤었던 거라, 저는 1부와 2부의 간극이 크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 개봉 전인데 ‘신과함께: 죄와 벌’이 VOD 차트에서 1위를 하고 있었다. 그만큼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사실 저야 1부를 봤지만, 1부를 안 보시고, 2부를 보신다 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저승과 저승차사라는 개념을 거의 모든 관객이 이미 알고 계시고, 우리에게 익숙한 사극 장면도 많다. 다만 1부를 보고 2부를 본다면 디테일을 찾는 재미가 더 있을 거라 생각된다.

1부를 봤던 관객을 2부로 고스란히 모셔온다는 조건 아래 어느 정도 흥행이 점쳐졌던 작품이다. 하여 개봉을 기다리는 마음도 조금 편했을 것 같다.
아니다. 비슷한 감정이다. 1부 개봉 땐 정말 긴장을 많이 했다. 하지만 큰 사랑을 받았고, 그래서 2부에선 괜찮을 줄 알았다. 그런데 점점 떨려온다. “잘 될 거다”라고 하는데, 그 말이 쌓이고 쌓일수록 더 부담스러워졌다.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도 느껴질텐데.
일반 시사 때부터 이런 사랑을 받는 건 처음 경험 해본다. 사실 드라마는 대중의 반응이 바로바로 온다. 현장에 가도 사람들이 알아보고, 식당에 가도 알아봐주신다. 하지만 영화는 아니다. 무대인사 때 반응이 있긴 하지만, 그건 영화의 호불호를 떠나서 웬만하면 호응해주시니까 크게 와닿진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 신과함께2 - 주지훈

‘신과함께’는 여러모로 대한민국 영화사에 수많은 첫 시도를 한 작품이다. 우선 1, 2편을 함께 찍었다. 촬영 기간만 11개월이었다. 대한민국의 사계절을 관통하는 기간이다.
군대 느낌이다. 같은 세트 안에, 같은 사람들이 11개월을 함께 한다. 이게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픽하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다. ‘신과함께’가 조명을 정말 많이 설치한다. 땡볕에도 조명을 다 켜야한다. 어느 날 너무 더워서 온도를 재니까 42도였다.

온탕과 냉탕을 오고갔겠다. 과거 장면은 겨울신이었다.
과거 장면을 찍을 땐 영하 15도였다. 체감 온도는 영하 20도 아래였다. 너무 추워서 갑옷 안에 내의를 입고 거기에 핫팩을 붙인다. 그렇게 되면 액션을 한 테이크만 해도 땀이 줄줄 난다. 덥다기 보단 신경을 많이 써서인 것 같다. 상대를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그렇게 촬영을 하고 집에 가면 몸에 저온 화상 같은 게 걸려 있었다.

고생이 여실이 느껴진다.
하지만 전 이런 고충이 즐겁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품앗이로 밭일을 하셨다. 밭일이 엄청 힘들다. 하지만 노동요를 부르면서 하면 그 힘듦이 다르다. 운동을 다이어트로 하는 거랑, 친구들이랑 공 차면서 놀면서 하는 거랑 다른 이치다. 그래서일까? ‘신과함께’엔 힘들다는 기억이 없다. 분명 고된 작업이었다. 하지만 즐거웠다. 그래서 3, 4부가 기획된다고 할 때 다들 하겠다 말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갑작스럽지만, 3-4부 이야기를 하니 이정재 씨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그때도 특별출연이면 안 될 일이다.
정재 형 때문에 한국영화판의 상도가 무너지고 있다. 이젠 특별출연 해서 정재 형 정도의 홍보를 안 하면 안 될 거 같다. 스케줄을 봤더니 정우 형보다 더 많이 한다. 한국 영화를 사랑해주시는 건 좋은데, 이런 선례는 안 좋다. 하하. 물론 농담이다. 정말 너무 감사하다.

롯데엔터테인먼트 - 신과함께2 - 주지훈

1편과 2편의 결이 다르다. 하지만 그걸 동시에 촬영하는 게 힘들었을 일이다.
1, 2부를 같이 찍는다는 거, 정말 골 아픈 일이다. 1부에서 삼차사는 기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자홍에 대한 소개와 지옥에 대한 소개다. 하지만 2부에선 전면에 나선다. 그 간극이 힘들었다. 뜨거운 거 먹다가 차가운 걸 먹는 그런 느낌이었다. 일단 2부는 드라마가 강하다. 그래서 많이 기대했다.

1편과 2편, 어느 쪽 연기가 더 힘들었던 쪽을 고른다면?
개인적으로는 1편이 더 어려웠다. 1편에는 지옥을 소개하는 대사가 많았다. 사실상 그 설명은 관객에게 하는 말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선 상대 배우에게 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연기하면서, 그게 관객에게 정확히 전달돼야 했다. 그게 어려웠다. 하지만 그런 경험도 재미있었고,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판타지 영화이기에 기술적인 연기로도 어려운 부분이 있었을텐데.
맞다. 일단 특수장비가 많다. 그건 연기에 방해받는 지점이 많다는 거다. 세트 안에서 야외처럼 효과를 내야하니 강풍기도 많이 틀고, 트레인 소리도 너무 크고, 그러다 보니 실제 연기 톤 보다 목소리가 크게 나왔다. 연기할 땐 모른다. 배우도 속고, 감독님도 속는다. 그래서 결국 후시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애드리브도 힘들었겠다.
맞다. 우리 영화는 철저한 약속 아래 이뤄졌다. 특히 현실의 현동이네 집에서 그 통통 튀는 모습을 전달할 때도 애드리브가 없었다. CG가 많기 때문에 애드리브를 할 수 없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김용화 감독은 정말 미친 천재다. 그 무빙을 머리 속에 다 편집해서 넣고 있는 거다.

미친 천재이니까 그 11개월을 핸들링 할 수 있었던 거다.
그는 굉장히 성공한 감독이다. 그래서 어깨에 힘이 ‘빡’ 들어가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부드럽고 겸손하게 구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다. 어깨에 힘이 빡 들어가 있을 수 있는데, 굉장히 유머러스 하고, 굉장히 긍정적이고, 어려운 일을 쉽게 해내는 인물이다. 어렵지만 긍정적으로 풀어나가는 사람이란 뜻이다. 감독 김용화가 아닌, 선배 김용화라는 사람에게 배우는 게 많다. 사는 집도 바로 앞이다.
 

▶ 2편에서 계속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권구현 기자
권구현 기자

kvanz@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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