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리뷰] '너의 결혼식' 내 첫사랑도 그랬을텐데, 그래서 더 슬프고 설레는
[Z리뷰] '너의 결혼식' 내 첫사랑도 그랬을텐데, 그래서 더 슬프고 설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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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 '너의 결혼식' 스틸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사랑은 타이밍이다. 그런데 우리의 타이밍은 언제 맞는 걸까”

영화 ‘너의 결혼식’은 3초의 운명을 믿는 ‘승희’(박보영 분)와 승희만이 운명인 ‘우연’(김영광 분), 좀처럼 타이밍이 안 맞는 그들의 다사다난한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다.

고 3 때 승희와 처음 만난 우연은 첫눈에 반한 뒤 오로지 승희만을 바라본다. 승희가 "하고 싶은 게 있다"고 하면 제 일까지 제쳐두고 뛰어가 도와준다. 큰 키를 이용해 승희를 학교 담장 밖으로 내보내주고, 늦은 시간이면 집에 데려다주기도 한다.

갖은 노력 끝에 승희의 마음을 얻지만, 승희는 갑작스레 전학을 간다. 그렇게 두 사람은 첫 번째 타이밍을 놓치고 헤어진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우연에게 두 번째 타이밍이 찾아온다. 한 대학 홍보 책자에서 승희를 마주한 우연은 끈질긴 노력 끝에 승희와 같은 대학에 진학한다. 하지만 이미 승희에게는 멋진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의 타이밍은 다시 한 번 엇갈린다. 이후에도 우연과 승희의 타이밍은 항상 다른 시간을 가리킨다.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 '너의 결혼식' 스틸

'너의 결혼식'은 2005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을 그린다. 처음 교복을 입고 등장한 우연과 승희는 땡땡이를 치고 떡볶이를 먹으면서 해맑은 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대학생을 넘어 사회인이 되면서 얼굴에서 미소는 사라지고, 딱딱한 무표정의 시간이 더 많아진다. 그리고 연애에 있어서도 냉정해진다.

그래서 ‘너의 결혼식’의 멜로는 아름답지만은 않다. 예뻤던 첫사랑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대학 입시를 위해 피, 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그려지고, 꿈보다는 돈을 좇는 선택으로 이어진다. N포 시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 청춘의 사랑은 마냥 예쁘지만은 못한 것이었다.

결말 역시 기존 첫사랑 영화와 다른 결로 흘러간다. 그동안 숱한 영화에서 첫사랑에 대해 이야기했다.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라는 말도 있지만 영화 속의 첫사랑엔 수 많은 해피 엔딩이 존재한다. 하지만 '너의 결혼식'은 보다 현실적인 첫사랑을 풀어냈다.

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 '너의 결혼식' 스틸

하여 우리는 '너의 결혼식'의 사랑풀이에 공감한다. 누구나 느껴본 감정이기에, 하지만 판타지가 아닌 현실이기에 영화의 주인공들에게 마음을 내어준다. 한 커플의 연애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각각 다른 연애를 추구하는 인물들이 있기에 그 감정은 배가 됀다. '너의 결혼식'이 처음부터 ‘공감’을 키워드로 내세운 건 괜한 이유가 아니었다.

현실 팩트 폭격 첫사랑 연대기라 하여 영화가 마냥 어두운 건 아니다. 오히려 밝고 즐겁다. 그건 배우들의 힘이 크다. 보기만 해도 즐거운 박보영과 김영광의 알콩달콩 티격태격 로맨스는 지쳐있던 연애세포를 흔들어 깨운다. 강기영, 고규필, 장성범의 활약은 영화 곳곳에서 웃음꽃을 피워낸다.

‘너의 결혼식’은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사랑에 대한 남성과 여성의 시각을 골고루 담아낸 영화다. 특히 멜로 영화를 찾아보기 힘든 요즘, 로맨스를 원하는 관객들에게 단비가 될 만한 영화이기도 하다. 순수하면서 열렬히 사랑했던 첫사랑의 추억과 씁쓸하지만 공감되는 모습까지 고루 갖춘 영화로 많은 관객들의 공감과 추억을 끄집어내기에 충분하다.

영화 '너의 결혼식'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사진=메가박스중앙 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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