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리뷰] 죽음까지 사랑한 '엘리자벳', 옥주현이기에 가능했다
[Z리뷰] 죽음까지 사랑한 '엘리자벳', 옥주현이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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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난 자유를 원해. 내 주인은 나야”

자유분방한 소녀 씨씨는 황제와 사랑에 빠져 황후가 되고 엄격한 황궁의 규칙에 좌절하지만, 끝내 자유를 찾아 떠난다. 극적인 삶을 살았던 황후 엘리자벳, 순수했던 소녀 씨씨부터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는 황후 엘리자벳까지 그의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엘리자벳’이 3년 만에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 ‘엘리자벳’과 함께 돌아온 ‘옥엘리’ 옥주현

2012년 초연부터 매 시즌 엘리자벳 역을 맡아온 옥주현은 이번에도 시원시원한 가창력과 카리스마로 객석을 뜨겁게 달군다. 옥주현은 천진난만했던 어린 시절부터 쓸쓸한 노년기까지 엘리자벳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그리며 싱크로율 100%의 열연을 선보인다.

아빠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었던 씨씨 공주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1막에서 옥주현은 순수한 소녀의 모습을 보인다. 천진난만한 웃음과 맑고 청아한 목소리, 씨씨 공주의 자유로움은 관객들을 미소 짓게 만든다. 특히 씨씨 공주와 프란츠 요제프 황제의 첫 만남에서 보여주는 수줍은 사랑은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질 정도로 귀엽다.

씨씨 공주는 사랑을 찾아 결국 황후 엘리자벳의 삶을 선택한다. 더 이상 순진한 씨씨 공주가 아니다. 왕가를 빛내는 황후이자 왕자를 지켜야 하는 어머니였다. 하지만 자유를 갈망했던 예전의 씨씨는 황후 엘리자벳과 끊임없이 부딪힌다. 그리고 결국 그를 절망 속으로 빠뜨린다.

무대 위의 옥주현은 엘리자벳 그 자체다. 이는 관객에게 깊은 공감을 선사한다. 특히 남편과 시어머니의 대립, 그리고 아들 루돌프의 죽음 이후 울부짖는 엘리자벳의 슬픔은 옥주현을 통해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옥주현표 엘리자벳의 매력은 1막의 마지막, 엘리자벳의 솔로 넘버 '나는 나만의 것'에서 폭발한다. 엘리자벳의 시그니처인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른 옥주현은 자유를 향한 의지를 담은 목소리로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며 긴 여운을 남긴다. 다시 한번 '옥엘리'라는 수식어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 옥주현이다.

# 완벽한 유혹자 ‘죽음’의 탄생, 정택운의 재발견

엘리자벳의 곁에서 “나와 함께 가자"며 끊임없이 유혹하는 죽음은 보는 사람들까지 빠져들게 만들 정도로 섹시하고 매력적이다. 정택운은 허스키한 보이스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죽음의 어두운 카리스마와 섹시미를 완벽하게 그려낸다.

그간 꾸준히 뮤지컬에 참여하며 실력을 탄탄히 쌓아온 정택운은 더욱 깊은 감정 표현과 전달력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나아가 빅스의 레오로서 보여줬던 창법과는 다르게 호소력 깊으면서 묵직한 소리를 내는 정택운은 또 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정택운의 훤칠한 키와 유혹적인 눈빛, 독특한 음색은 '택토드'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매력적이다.

# 관전포인트. 루케니 & 귀호강 넘버들의 향연

‘엘리자벳’에는 주인공 엘리자벳보다 더욱 중요한 역할이 있다. 바로 공연 내내 무대 위를 뛰어다니며 극을 이끌어가는 루케니다. 루케니 특유의 능글맞은 매력은 극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웃음을 선사한다. 박강현-강홍석과 함께 루케니 역을 맡은 이지훈은 탄탄한 가창력과 재치 있는 애드리브, 관객과 소통하는 무대 퍼포먼스까지 루케니를 완벽하게 표현한다.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날 혼자 두지 말아요’, ‘나는 나만의 것’, ‘내가 춤추고 싶을 때’ 등 ‘엘리자벳’을 대표하는 중독성 강한 넘버와 앙상블 배우들의 화려한 군무, 그리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엘리자벳의 아름다운 드레스는 ‘엘리자벳’을 즐기는 또 다른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얼마 남지 않은 2018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가슴을 물들이고 싶다면 '엘리자벳'을 추천한다. 내년 2월 10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사진=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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