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현장] 1년 만의 재연 ‘다윈 영의 악의 기원’, 키워드는 ‘디테일’(종합) 
[Z현장] 1년 만의 재연 ‘다윈 영의 악의 기원’, 키워드는 ‘디테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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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현장] 1년 만의 재연 ‘다윈 영의 악의 기원’, 키워드는 ‘디테일’(종합) (사진=서울예술단)
▲ [Z현장] 1년 만의 재연 ‘다윈 영의 악의 기원’, 키워드는 ‘디테일’(종합) (사진=서울예술단)

[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다시 돌아왔다. 지난해 초연 이후 약 1년 만이다.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의 프레스콜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서울예술단 유희성 이사장, 이희준 작가, 박천휘 작곡가, 오경택 연출가, 안영준 안무가, 김길려 음악감독을 비롯해 배우 최우혁, 송문선, 강상준이 참석했다.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30년 전 살인사건의 진실에 대한 선과 악의 갈등, 그리고 이를 둘러싼 계급과 정의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서울예술단만의 색을 입혀 지난해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다시 돌아온 이번 공연에는 최우혁, 박은석, 강상준, 송문선 등 초연 멤버들이 그대로 돌아왔다. 

초연에서 다윈 역을 맡았던 최우혁은 “정말 힘들만큼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첫 공연을 올렸다. 마이크 떼는 순간까지도 잘 웃지 못했다. (재연에 대한) 부담감이 정말 컸다. 더 잘해야하고, 당연히 잘해야한다는 중압감도 있었지만 그걸 이길 만큼 작품에 대한 애착이 컸다. 두려움을 이길 수 있게 만들어준 작품이고, 온전히 내가 끌어가야 한다는 책임감도 강한 작품이었다”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레오 역을 맡았던 강상준 또한 “모두가 원캐스트로 돌아왔다. 배우들끼리는 초연하면서도 얘기 많이 했었다. 상견례 전부터 전화로 이런 저런 디테일을 시도해보자는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정서적으로 더 디테일해질 수 있도록 맞춰보는 즐거움이 굉장히 큰 공연이다”라고 초연 배우들이 대거 다시 뭉친 소감을 전했다. 

▲ [Z현장] 1년 만의 재연 ‘다윈 영의 악의 기원’, 키워드는 ‘디테일’(종합) (사진=서울예술단)
▲ [Z현장] 1년 만의 재연 ‘다윈 영의 악의 기원’, 키워드는 ‘디테일’(종합) (사진=서울예술단)

이렇듯 초연 배우들이 대거 다시 뭉친 이번 재연에는 음악이 한층 보강된 것은 물론 새로운 넘버가 추가됐다. 최우혁이 부르는 ‘밤이 없었다면’이라는 넘버가 바로 그것이다. 

이에 대해 박천휘 작곡가는 “전에 ‘사랑해야 한다’라는 넘버가 있었던 자리에 ‘밤이 없었다면’이라는 새로운 곡이 들어가게 됐다. 다윈이 각성하고 악행을 저지르러 가게 되는 계기가 되는 곡이다.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고민하다가 결국 시간에 쫓겨서 썼는데 좀 아쉬웠다”라며, “이번에 ‘밤이 없었다면’이라는 노래로 바꾸면서 다윈이 갖고 있는 악의 기원을 향해 가는 듯한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곡 하나지만 디테일과 더불어서 훨씬 더 어두운 곡으로 바뀌었다. 니스 역 박은석에게 어려운 노래들이 많이 갔었는데 이번에 최우혁에게도 원하는 어려운 곡을 하나 써드렸다”고 말했다. 

초연에 이어 연출을 맡은 오경택 연출가는 이번 재연을 통해 음악 외에 달라진 부분이 있는지 묻자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디테일이다. 원작 소설의 분량 자체가 860쪽 되는 작품이다. 그것을 2시간 35분 안에 압축해서 무대에서 표현하다 보니 사실은 대사, 가사, 음, 배우의 표정, 호흡 이 모든것들이 압축돼서 표현될 수 밖에 없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오경택 연출가는 “초연때 이 작품을 처음 받아들고 구성, 편곡, 무대 형상화 통해서 몇달 고생해서 올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처 캐치하지 못했던 사소하지만 중요한 부분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결국 작품의 처음 출발이자 완성이 디테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초연의 큰 틀 유지했지만 새로 써주신 곡 필두로 해서 장면 진행, 속도감, 밀도감 등 디테일을 하나하나 잡아가면서 작품의 전반적 완성도 높이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 [Z현장] 1년 만의 재연 ‘다윈 영의 악의 기원’, 키워드는 ‘디테일’(종합) (사진=서울예술단)
▲ [Z현장] 1년 만의 재연 ‘다윈 영의 악의 기원’, 키워드는 ‘디테일’(종합) (사진=서울예술단)

지난해 서울예술단은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통해 참신한 소재와 스토리에 목말라있던 공연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무거운 주제를 다룬 대극장 작품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뜨렸다. 

이에 대해 유희성 이사장은 “서울예술단은 공공단체이다. 그러다 보니까 한국적 색채가 강하고 역사적인 인물 등을 다루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그런것과 더불어서 민간단체에선 하기 힘든 실험적 작품을 통해서 앞으로 문화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어둡고 무거운 세계관일 수 있는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통해 흔히 봐 왔던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대부분의 창작 뮤지컬에서 볼 수 없었던 흐름을 제시했다. 신선하기도 하고, 실험적이지만 마니아들을 양산할 수 있는 작품이 만들어진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오경택 연출 또한 “이야기의 흐름 자체는 기존에 있었던 대중문화 코드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하지만 그걸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은 대중적이다. 계급 사회로 나눠져있는 세계관, 귀족학교, 사립, 미스테리, 스릴러, 추리 이런 부분들이 관객의 흥미를 자아내게 할 수 있는 대중적 요소들이 강하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3대에 걸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 아버지를 위해 희생하는 아들의 모습이 많이 어필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작품이 관객에게 사랑받은 이유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관객의 요청에 의해 2019년 마지막 정기공연으로 돌아온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오는 2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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