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스뉴스=소경화 기자] <DDP의 하루가 ‘2017 S/S 헤라서울패션위크’로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다. 그저 런웨이를 워킹하는 모델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지만, 컬렉션 주제를 정확히 알고 나면 더욱 즐거울 터. 과연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어디서 영감을 받았고, 그 영감을 어떻게 풀어냈을까. 그들만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낱낱이 공개한다. 20일 패션위크 셋째 날이다.>
▶ 10:00AM-10:30AM SEWING-BOUNDARIES

야자나무가 놓인 화이트 컬러의 런웨이 위로 화이트, 그린, 카키, 와인의 기분 좋은 컬러 팔레트가 펼쳐졌다. 이번 컬렉션은 디자이너 하동호가 런던에 갔을 때 비온 뒤 정원을 산책하며 느꼈던 좋았던 감정을 그려냈다. 남성용 화이트 슈트는 디자이너가 직접 그래픽 작업을 한 초록색의 나무덩쿨 패턴과 조화를 이루며 한결 여유로운 분위기를 더했고, 무릎 위까지 오는 버뮤다 팬츠, 노칼라 셔츠, 미니멀한 디자인의 풀오버 등으로 아이템의 범주를 부드럽게 넓혀갔다. '소잉바운더리스'의 핵심 아이템인 니트는 프레피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남녀용으로 선보인 롱 카디건에는 강한 인상의 'SWBD' 로고와 클래식한 케이블 니트 짜임을 넣어 아메리칸 스포츠 웨어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 11:00AM-11:30AM CRES.E DIM

쇼의 테마는 '꿈'이었다. 일반적으로 입는 심플한 디자인의 옷에 특별한 부분을 더하는 것이 디자이너 김홍범의 목표였다. 단 메세지를 좀 더 특별하게 전달하기 위해 신발을 3층 계단 모양으로 제작해 유니크한 매력을 더했다. 머스타드 옐로 컬러의 트러커 재킷에는 지퍼의 일부를 잘라 붙인 듯한 장식을 부착해 브랜드명을 새겨 넣었고, 대담한 단추 디테일을 보이도록 해 의도적으로 투박한 느낌을 살렸다. 여기에 요즘 흥행하는 스트리트 브랜드라면 응당 갖춰야 할 긴 소매의 스웨트 셔츠를 비롯해 섹시한 보디 슈트와 비대칭 스커트, 나이트 가운을 연상시키는 오버사이즈코트까지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 12:30PM-01:00PM JARRET

디자이너 이지연은 17SS 컬렉션 테마로 '어린왕자'를 떠올렸다. 무대 위로 펼쳐진 사막 배경은 어린왕자가 돌아다니며 많은 것을 깨닫고 느꼈던 곳이다. 이를 배경으로 등장한 오프숄더 원피스는 매력적이면서도 지적인 탐험가를, 스트라이프 패턴의 원피스와 스커트는 세련된 여행객을 떠오르게 했다. 스트리트 패션의 요소가 곳곳에 가미돼 동시대적 감각을 잃지 않고자 한 디자이너의 고민도 엿보였다. 실크 소재로 변형한 남성용 트랙슈트와 후드가 달린 집업 재킷이 그 증거물이다. 피날레에 모델 혜박이 입은 블랙 드레스에도 허리에 스포티한 스트링을 달아놓았다. 브랜드 론칭 후 처음 사용하는 트위드 소재는 여름용으로 시원하게 재해석했다.
▶ 05:30PM-06:00PM PUSH-BUTTON

'푸시버튼'의 이번 시즌 콘셉트는 레디메이드로 몇 시즌 꾸준히 선보여온 아이템을 경쾌한 리조트 웨어로 새롭게 정비했다. 보디 슈트에 드레스나 와이드 팬츠, 펜슬 스커트를 덧입고 눈꼬리가 반짝 올라간 선글라스를 써 푸시버튼의 시그니처 서머룩을 만들어냈다. 특히 앞뒤가 다른 매력이야말로 이번 시즌의 큰 특징으로 슈트 재킷의 뒷판에는 셔츠감을, 셔츠의 뒷판에는 프린지를 달고, 데님 팬츠의 뒷판에는 광택감 있는 슈트감을 덧대 재미를 줬다. 남자 모델들이 모두 하이힐을 신은 것도 큰 키와 좋은 비율을 만들기 위한 흥미로운 장치였다.
▶ 06:30PM-07:00PM MOOHONG

무홍의 이번 컬렉션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했다. 디자이너 김무홍이 집에 놓인 TV가 고장나 새것을 주문했고, 포장을 뜯다가 리모콘 포장에 담긴 주의사항 안내문이 이상하게 눈에 띄어 프린트로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주제는 인디비주얼로 지극히 사적인 내용을 담았다. 일상생활에서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스쳐 지나갈 것들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극사실적으로 표현한 주의사항 프린트는 마치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것처럼 곳곳에 비뚤게 붙어있거나 휘감겨져 있었으며 커터칼로 잘라낸 듯한 재킷 등판 안에도 숨겨져 있었다. 늘 모노톤 일색이던 컬렉션에 핑크와 라임 등의 신선한 컬러 감각도 더해졌다.
사진=하윤서 기자 h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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