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뮤지션] ‘어쩌다보이’ 권태희 “팀원들이 넓고 따뜻한 무대에서 노래했으면”
[거리의 뮤지션] ‘어쩌다보이’ 권태희 “팀원들이 넓고 따뜻한 무대에서 노래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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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음악이 좋아서,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혹은 생계를 위해 길거리에 나선 버스커들이 날로 많아지고 있다.

제니스뉴스는 이러한 버스커들을 ‘거리의 음악인’ 코너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들이 거리에 나선 이유, 어떤 음악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의 방향성 등을 함께 공유한다. 이번 편은 버스킹팀 어쩌다보이의 리더 권태희다.

권태희는 대구에서 노래하고 있는 26살 버스커다. 현재는 어쩌다보이라는 팀을 결성해 대구에서 꾸준히 버스킹을 진행하고 있다. 권태희는 고등학생 때부터 시작한 노래로 보컬 트레이너를 했던 경험이 있고, 현재는 팀을 꾸려 보다 체계적이고 꾸준히 공연을 펼치고 있다.

Q. 버스킹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요?
문득 이런 생각을 했어요. “지금 내가 이렇게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한다고 누가 알아줄까”라는 생각요. 사실 누군가 알아주는 그런 관심을 바라는 게 아니고, 순간순간 그리고 노래마다 담겨 있는 의미와 저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제 노래를 들려주는 것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공감 그리고 소통을 통해 제 노래를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버스킹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어쩌다보이’라는 팀은 어떻게 결성하게 됐나요?
노래 실력이 출중한데도 팀이 없거나, 자신감이 없어 무대에 서고 싶어도 서지 못하는 친구들을 위해 결성했어요. 그러다 보니 하나 둘 실력 있는 친구들이 모이기 시작했고요. 지금의 저희 팀이 만들어졌어요. 하나 둘 어쩌다보이를 거쳐가면서 자신감을 얻고, 지금은 원하는 대학, 원하는 무대에서 활동 중인 팀원들을 보면 리더로서 참 뿌듯해요(웃음).

Q. 팀 명이 독특해요. 팀 명에 담긴 의미가 특별히 있나요?
'어쩌다보니'를 대구사투리로 '어쩌다보이~'라고 하거든요. 사실 세 명으로 시작된 저희 팀이 어쩌다보니 결성돼서 그렇게 만들었어요. 보이는 ‘boy’를 뜻하기도 하는데, 여자 보컬들이 들어오면서 그 뜻은 생략하고 있어요.

Q. 팀이 추구하는 색깔이 궁금해요.
장르적인 것보다도 남들이 듣기 편하고, 공감, 소통 할 수 있는 것이 저희의 색깔이죠. 저희 팀은 모여있는 대중들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늘 신청곡을 우선으로 받고, 저희가 아는 노래 안에서 언제든 얼마든 불러드리고 있어요. 신청한 노래는 그 사람의 지금 감정과 생각을 대변하기에 가장 적합한 노래라고 늘 생각하며 불러요. 그래서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장르적인 색깔보다 저희는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노래를 하는 거예요.

Q. 주로 어디서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나요?
대구에서 가장 많이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대구사람이고 타 지역으로 움직이기엔 상당히 많은 계획이 필요하기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대구에서 하죠. 가까운 부산은 종종 찾고 있어요.

Q. 버스킹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노래를 잘한다고 해주시면 보람을 느껴요.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충분한 휴식을 하신 분들,저희 노래를 듣고, 그 시간과 순간에 멈춰 계시고 저희랑 한 마음으로 소통하시는 분들, 그분들은 저희에게 해주시는 말 자체의 무게가 많이 다르더라고요. 그런 분들이 진심으로 감사를 전해주시면 그것보다 보람찬 일은 없어요.

Q. 어떤 말을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았나요?
“잘생겼어요!(웃음)”는 농담이고요. 예전에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해주셨어요. "노래를 부르러 온 사람과 노래를 전해주러 온 사람의 차이를 느꼈다. 그래서 난 카메라로 당신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라고요. 진심이 와닿은 걸 느낀 순간 가장 뿌듯해요.

Q. 반면 힘들었던 순간, 어려웠던 점들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어떨 때 가장 힘들거나 어려웠나요?
아무래도 리더다 보니 팀원들이 대부분 동생이라, 잘해주고 싶어도 강압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길 때 너무 힘들었어요. 저만 보고, 저만 믿고 하는 우리 식구들한테 쓴 소리 해야 할 상황이 올 때 너무 힘들어요.

Q. 앞으로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
목표라면 당연히 유명해지고 싶기도 하고, 존경 받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기도 하요. 모든 게 목표라고 하기엔 불확실한 것들이 많아요. 하지만 확실한 건 시간이 얼마나 흐르던, 지금 이 자리에서 겉은 변하겠지만 늘 진심 담긴 노래를 하는 게 저의 목표예요.

Q. 그렇다면 팀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요?
이건 짧고 굵게, 우리 팀원들이 저희 팀을 거쳐가면서 더 넓은 무대에서 따뜻한 조명 아래서 노래했으면 좋겠어요.

 

사진=어쩌다보이 SNS

변진희 기자
변진희 기자

bjh123@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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