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쉬지 않고 쏟아져 나오는 뷰티 트렌드. 이 중심엔 유행을 이끄는 뷰티 크리에이터 ‘네이버 뷰스타’가 있다. 수많은 궁금증을 안고 뷰스타와 제니스뉴스가 만났다. 이름하여 ‘뷰터뷰’다.
뷰터뷰의 아홉 번째 주인공은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계의 비타민’이라 불리는 후니언이다. 지난 2016년부터 뷰티 크리에이터로 활동해온 후니언은 남성 크리에이터를 향한 편견에 맛깔나는 입담과 옆집 오빠 같은 편한 매력으로 맞서며 입지를 다져왔다.
“저는 말하는 게 너무 좋고, 영상에 제가 나오는 것도 너무 좋아요. 그리고 저희 후니언즈(후니언 팬클럽 이름)와 소통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에요. 뷰티는 단지 아름답고 멋있어 보이기 위해 하는 것인데, 여기에 굳이 남자든 여자든 성별을 댈 필요가 있을까요?”
최근 제니스뉴스와 만난 후니언은 진지하면서도 때론 유쾌한 매력을 뽐냈다. 박상훈이라는 한 남자가 '후니언'이라는 이름으로 펼칠 끝없는 매력에 기대가 모이는 가운데, 후니언이 솔직 담백하게 털어놓은 이야기를 지금 공개한다.
Q. 최근 복학했다고 들었어요. 학업과 일을 함께하는 게 힘들지는 않나요?
너무 힘들어요. 하하. 군대 전역하고 나서 2년 더 휴학하고 그때 일을 시작했는데, 쉬면서 하는 거라 일만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복학하고 나서 일을 하려니 시간 분배가 힘들더라고요. 앞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해요. 하하.
Q. 뷰티 크리에이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제가 평소 말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군대에 2년 동안 있으면서 ‘전역하면 말로 하는 직업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쇼호스트로 활동했어요. 그러다가 유튜브를 알게 됐어요.
처음부터 뷰티를 시작한 건 아니었고, 댄스 커버 영상으로 시작했어요. 그때 ‘픽 미(Pick Me)’를 춰서 유튜브에 올렸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계속하게 됐고, 화장도 원래 하던 거니까 하나씩 찍으면서 올렸는데 그건 망했어요. 하하. 그래도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하게 됐어요.
Q. 후니언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됐나요?
군대 갔을 때 제가 얼굴이 동그랬어요. 하하. 그래서인지 선임들이 절 볼 때마다 저한테 “너 캐릭터 미니언 닮았다”라는 말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예명을 지을 때 본명인 박상훈의 ‘훈’이랑 미니언의 ‘니언’을 합쳤어요.
그런데 한 친구가 “디즈니 애니메이션 이름을 차용해서 쓰면 법적으로 걸릴 수 있다”더라고요. 그래서 의미를 부여했어요. 박상훈의 ‘훈’이랑 어니언의 ‘니언’을 합쳤는데, 어니언을 한 이유가 ‘양파처럼 까도 까도 넘친다’라는 의미를 담았어요. 하하.

Q. 처음 시작할 때 수익적인 어려움이나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나요?
처음 영상을 시작했을 때는 영상으로 돈을 벌 수 있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준비하는 단계에서 사야 할 게 너무 많아서 돈이 굉장히 많이 들었고요. 다행히 쇼 크리에이터를 하면서 지원받았던 게 있어서 그걸로 처음 시작했어요. 또 엄마가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
아빠는 제가 하는 일에 반대를 안 하시던 분인데, 처음 제가 이 일을 시작할 때는 못마땅해 하셨어요. 어느 날 제가 틴트를 바르고 나갈 준비를 하는데 아빠가 “너 그러고 나갈 거냐”고 크게 화를 내셨어요.
아직은 화장하는 남자에 대한 색안경이 있다고 생각해요. 아빠도 말은 하지 않으셨지만, 나름대로 걱정을 하신 것 같아요. 틴트 사건이 있은 뒤 아빠가 어느날 저한테 동성애자 여부를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동안 제가 여자친구를 사귀면 아빠한테 항상 말을 안 했거든요.
사실 저 조차도 선입견이 있어요. 원래 결점을 가리기 위해 메이크업은 꾸준히 해 왔지만 색조는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일을 하다 보니까 색조를 해야 할 상황이 오더라고요. 색조를 올릴 때마다 거북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다른 남자 크리에이터들이 하는 걸 보면 멋있어요. 단지 색조 메이크업을 한 제 모습을 못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Q. 그럼에도 지금까지 계속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뭔가요?
저는 영상 속에 제가 나오는 게 너무 좋아요. 하하. 영상 편집을 제가 혼자 하는데, 활동하면서 많은 분들이 “편집을 잘 한다”라고 칭찬해주시면서, “더 배워서 편집 쪽으로 나갈 생각 없냐”고 물어보세요. 생각도 해 봤지만, 요즘 들어 생각하는 게 저는 정말 관심을 즐기는 것 같아요. 하하. 다른 사람 편집하는 건 싫고 저는 제 얼굴이 나오는 영상을 편집하는 것만 재미있어요. 하하.

Q. 요즘 남성 뷰티 시장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넓어질 것 같긴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 인식 자체가 아직까지는 남자의 화장에 대한 거부반응이 있잖아요. 그래서 커지긴 하겠지만 여성의 뷰티 시장만큼은 안 될 것 같아요.
이건 인식의 문제인 것 같아요. 저도 처음 화장을 시작한 이유가 화장을 하면 점점 멋있어지기 때문이었어요. 그렇게 변해가는 과정을 겪으면서 제 자존감도 높아지더라고요. 그래서 많은 남성분들이 화장을 한 번 해보고 자존감을 높인다면 긍정적인 시너지가 날 거라고 생각해요.
Q. 최근에 젠더리스 화장품, 메이크업 등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것에 대한 후니언 씨의 생각이 궁금해요.
요즘 많은 남자 뷰티 크리에이터 분들이 젠더리스를 주제로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뷰티라는 것 자체에 성별이라는 잣대를 가져다 대는 것보다는 한 사람의 다양성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이 사람은 이 메이크업을 하는 구나’라고 개성으로 봐주시길 바라요.
Q.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 중에 후니언 씨가 돋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저는 옆집 오빠 같은 느낌의 크리에이터인 것 같아요. 친구들이 와서도 편하게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고,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저는 정말 많이 노력했어요. 크리에이터를 시작하고 2년 동안 모든 댓글에 답변을 다 달았는데, 이런 것들이 쌓이다 보니까 다른 크리에이터들에 비해 구독자들과 더 돈독해요.
또 다른 매력은 말 잘 하는 거 아닐까요? 하하. 나가서도 “말로 메이크업하는 크리에이터입니다. 말만 들으면 메이크업 진짜 잘하는 것 같은데, 자세히 보면 똑같아요”라고 항상 말하고 다녀요. 하하.
Q. 후니언 씨의 영상을 보면 남다른 언변이 눈에 띄어요.
제가 말하는 걸 굉장히 좋아해서 혼잣말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청소하다가 갑자기 혼자 연기대상 수상소감을 하기도 해요. 하하. 뷰티 크리에이터를 시작하는 많은 친구들이 카메라 앞에서 혼자 이야기하는 걸 힘들어하는데, 저는 그런 문제는 없었어요.

Q. 후니언 씨의 영상 중 가장 애정 하는 콘텐츠 하나를 꼽자면요?
저는 파운데이션 리뷰를 좋아해요. 크리에이터를 시작한 초반에 약 8개월 정도 구독자가 안 늘었는데, 한 번에 터졌던 게 쿠션 리뷰였어요. 또 제 주력 콘텐츠다 보니까 애정이 남다르긴 해요.
요즘 약간 고민인 게 정말 많은 쿠션을 리뷰하다 보니까 제품에 대해 설명하는 게 다 비슷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정리도 필요하고, ‘전문성을 높이고 세분화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 스톱한 상태예요. 정리가 끝나면 다시 시작할 예정이에요.
Q. 맨즈 뷰티를 이끄는 한 사람으로서 지망생들에게 조언 한 마디 주세요.
저는 전공자도 아니었고, 틀을 잡고 이 일을 시작한 게 아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활동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러한 시행착오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어요. 뷰티 크리에이터 지망생이라면 어느 정도 틀을 만들어 놓고 채널의 성격과 캐릭터를 명확하게 한 뒤에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또 영상이랑 일상을 확실히 구분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쉴 때도 일하는 것 같고, 일할 때도 일하는지 잘 모를 때도 있어요. 저는 이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인간 박상훈보다 크리에이터 후니언이 제게 더 익숙하지만, 이 일을 즐기면서 하기 위해서는 일상과 구분 짓고 취미 생활도 하면서 자기만의 시간을 갖길 바라요.

Q. 후니언 씨에게 뷰티는 어떤 의미인가요?
제 자존감을 높이는 한 부분이에요. 화장을 안 한다 해서 자존감이 낮아지지는 않지만, 좋은 옷을 입거나 머리를 자르면 긍정 에너지가 생기는 것처럼 뷰티도 활력 있는 생활을 위한 하나의 장치인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말고 편안하게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Q. 뷰티 외에 다른 분야에 도전한다면요?
쇼호스트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또 선생님을 꿈꿨던 사람으로서 강연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해요. 다른 사람들에게 제가 갖고 있는 것들을 알려줌으로써 스스로 얻는 게 많다고 생각해요.
Q. 뷰티 크리에이터로서 후니언 씨의 최종 꿈은 뭔가요?
생각해 본적 없어요. 하하. 하지만 끝은 있을 거라 생각해요. 저는 그저 끝이 왔을 때 뒤돌아 보면 ‘아 그래도 나 열심히 달려왔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면 충분한 것 같아요. 또 저 스스로뿐 아니라 종착역에 도착했을 때 가족 모두가 제게 박수 쳐 줄 수 있는 위치면 좋겠어요.
사진=후니언 제공, 네이버tv '후니언'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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