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왕이 된 남자' 여진구 ② #아역 #대학생 #잘 컸다
[Z인터뷰] '왕이 된 남자' 여진구 ② #아역 #대학생 #잘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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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이너스 엔터테인먼트)
▲'왕이 된 남자' 여진구 ② #아역 #대학생 #잘 컸다 (사진=제이너스 엔터테인먼트)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배우 여진구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다. 그동안 다양한 사극 작품에서 사랑받은 그에게 드라마 ‘왕이 된 남자’는 특별했다. 대학 진학으로도 풀리지 않았던 연기 갈증을 해소했을 뿐만 아니라 아역 배우라는 틀을 벗어던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tvN 드라마 ‘왕이 된 남자’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어지러운 조선 중기를 배경으로 임금 ‘이헌’(여진구 분)이 목숨을 노리는 자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신과 닮은 광대 ‘하선’(여진구 분)을 궁에 들여놓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여진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첫 1인 2역에 도전했다. 똑같이 생겼지만 전혀 다른 두 캐릭터를 임금과 광대 각각의 특성을 소름 돋게 살려 호평을 자아냈다.

여진구는 지난 2005년 영화 ‘새드 무비’로 데뷔해 15년 차에 접어든 배우다. 장르 구분 없이 수많은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다져왔으며, 특히 사극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드라마 ‘자명고’, ‘무사 백동수’, ‘해를 품은 달’, ‘대박’, 영화 ‘대립군’ 등을 통해 ‘여진구는 사극’, ‘왕구’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제니스뉴스와 여진구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을 한 카페에서 ‘왕이 된 남자’ 종영 인터뷰로 만났다. 차분한 중저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똑바르고 논리적으로 풀어내던 여진구다. 그와 나눈 이야기를 이 자리에 전한다. 

▶ 1편에서 이어

▲ (사진=제이너스 엔터테인먼트)
▲여진구 (사진=제이너스 엔터테인먼트)

Q. 시청률도 호조를 이뤘다.
감사하다. 하지만 아직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원하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되려면 장르적으로 제한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극복해야 하는 장르나 캐릭터도 많고, 저도 사람인지라 지칠 때도 있는데, 생각하지 못한 순간에 응원을 받으니 힘이 났다. 

흥행에 감사하지만, 목표는 아니다. 계속해서 다양한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다. 자신 있게 선택을 하더라도 생각과는 다른 작품이 나올 수도, '왕이 된 남자'에서는 잘했는데 나중엔 실망스러운 모습도 보일 수 있다. 아직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인정받는 단계를 밟아 나가야 하는 것 같다.

Q. 배우를 떠나 인간 여진구가 '왕이 된 남자'를 만나 배운 게 있다면? 
가장 크게는 상경 선배의 유쾌한 모습, 사람들과의 관계다. '유쾌하고 재미있게 촬영해서 좋은 사람이 돼야겠다'고 느꼈다. 그런데 요즘엔 '배우 여진구와 인간 여진구를 구분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희미해지고 있다. 왜냐하면 이렇게 연기하면서 인간 여진구도 많은 걸 느끼게 됐기 때문이다. 인간 여진구에게 깨달음도 줬고, 성격을 확립시킬 수 있도록 도움도 줬다.

Q. 이런 의젓한 모습 때문인지 "잘 컸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먼 곳을 내다봤을 때 제가 갖춰야 하는 태도인 것 같다.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고 싶은 것도 물론이다. 하하. 지금 계속해서 한계를 만들고 깨며, 성장하는 단계를 밟아야 나중에 더 큰 칭찬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희일비(一喜一悲) 하고 싶지 않다. 이른 시기에 차기작을 정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Q. 아역배우에서 성인배우로 들어선 여진구에게 평균 기대치가 높은 것 같다. 이를 맞추기 위해 힘들진 않은가? 
그런 기대치에 감사하다.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게 되면 압박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휘둘리진 않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모든 게 시행착오라고 생각한다. 관계를 거쳐야 신뢰가 쌓이지 않을까? 언젠가는 기대치를 넘어설 수도, 못 미칠 수도, 딱 기대한 만큼 보여드릴 수도 있다. 때문에 좋은 작품으로서 찾아뵙는다고 해서 그런 게 생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하.

▲ (사진=제이너스 엔터테인먼트)
▲여진구 (사진=제이너스 엔터테인먼트)

Q. 대학 진학으로 얻은 부분이 있다면?
엄청난 새로움을 바라고 진학했다. 하하. 또래와 작업을 해본다는 게 저에게는 생소했었다. 그래서 동기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영감도 받았고, ‘이런 게 청춘이구나’라는 생각까지 했다. 지금까지도 대학 친구들과 만나고 연락하며 잘 지내고 있다. 

또한 연기를 하지 못한다면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에 행복도 느끼고 있다. 연기는 표현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감을 잃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품이 없을 때에도 연기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Q. ‘왕이 된 남자’를 촬영하며 친구들의 피드백도 들었는가? 
열심히 하라고 했다. 친구들이 생각보다 좋은 말을 많이 해주진 않는다. 오히려 요즘엔 친구들이 군대 제대하기도 하고, 일하기도 해 더 바쁘다. 3년 전만 해도 부르면 바로 “그래. 만나자”고 했는데, 이제는 “그날 안돼”라고 한다. 그래서 저도 ‘놀면 뭐 하냐’라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 하하. 지금이 저도 가장 텐션이 올랐을 때이기도 하다.  

Q. 주변 친구들이 궁금하거나 부럽지는 않을까? 
그렇진 않다. 하하. 저도 작품 해서 그렇지 평소 쉴 때는 달라지는 게 없다. 오히려 취준생 입장이 된다. 친구들도 그렇게 생각해서, 작품 끝나면 백수라고 놀린다. 하하.

Q. 나이만 어리지 15년 차 배우다. ‘왕이 된 남자’가 터닝 포인트가 된 거 같다.
맞다. 하지만 처음은 아니다. 어릴 때는 단지 재미있어서 연기를 했는데, 욕심이 생긴 게 터닝 포인트가 됐다. 그것에 물음표를 던지는 게 당연했고,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걸 알게 돼 힘이 빠졌었다. 그랬던 저에게 ‘왕이 된 남자’는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게 만든 작품이다. 처음은 아니지만 큰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Q. 연기의 결이 달라지는 계기가 될까? 
그러려고 준비하고 있다. 확신 있는 연기를 위해서 연구도 하고 있다.

Q. 어떤 부분에 초점을 두고 봐야 할까? 
아직은 이르지만, 이 친구가 이 인물이 됐는지 봐주시면 될 거 같다. 어려운 요구일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순간을 느끼면서 연기를 했는지, 타협하고 흘러갔는지는 티가 난다. 저도 느껴질 정도면 시청자분들도 분명 느낄 거라고 생각한다. 제가 ‘왕이 된 남자’가 제 작품임에도 시청할 수 있는 이유가 이헌과 하선을 오롯이 느끼면서 연기했기 때문이었다. 이번엔 대사 NG도 많았는데, 다음 작품에서는 그런 부분을 보완해갈 테니, 그걸봐주시면 감사할 거 같다. 

Q. 올해는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순 없을 거 같다. 하하. 흡인력 있는 작품이 20대 후반, 30대에 더 많아지는 거 같아서 앞으로 다양한 캐릭터에 익숙해지고 싶은 생각이다. 저에게 차기작 ‘호텔 델루나’는 그런 의미다. 차차기작까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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