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해치’ 정일우 ② “생각이 많았던 20대, 30대는 열심히 달릴 것”
[Z인터뷰] ‘해치’ 정일우 ② “생각이 많았던 20대, 30대는 열심히 달릴 것”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해치' 정일우 (사진=오치화 기자)
▲ '해치' 정일우 (사진=오치화 기자)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배우 정일우가 2년 6개월 만에 돌아왔다. 오랜만에 갖는 대중과의 만남에 어색할 법도 했지만 정일우는 긴 공백이 무색할 만큼 몰입도 높은 연기를 선보이며 완벽한 컴백을 알렸다. 데뷔 13년 차의 노련함일까? 감정 신부터 많은 대사량, 액션과 사건사고까지 여러 힘든 일이 겹쳤음에도 정일우는 여유롭고 완벽하게 극을 완성해냈다.

SBS 드라마 ‘해치’는 천한 왕자가 열정 가득한 과거 준비생 ‘박문수’(권율 분)와 사헌부 열혈 다모 ‘여지’(고아라 분), 저잣거리 왈패 ‘달문’(박훈 분)과 힘을 합쳐 대권을 쟁취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극중 정일우는 숙종의 아들이지만 모친인 숙빈 최씨가 천민이기에 ‘천한 왕자’로 불린 연잉군 이금 역을 맡았다.

‘해치’는 조선시대 사헌부와 영조의 청년 시절을 다룬 스토리로 공개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특히 ‘돌아온 일지매’, ‘해를 품은 달’, ‘야경꾼일지’ 등 사극에서 좋은 성과를 보였던 정일우가 소집해제 후 복귀작으로 선택해 많은 관심이 모였다. 

많은 팬들의 기다림에 부응하듯 정일우는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부터 무게감 있는 진지한 모습까지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이며 그만의 캐릭터를 구축해갔다. 덕분에 ‘사극 왕자’답게 정일우는 이번 ‘해치’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흥행 파워를 보여줬다.

지난달 30일 마지막회 시청률 7.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호평 속에 종영한 ‘해치’. 그 중심에서 극의 흐름을 이끌어간 배우 정일우를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갤러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정일우가 솔직하게 털어놓은 ‘해치’ 비하인드스토리부터 앞으로의 행보까지 지금 공개한다.

▶ 1편에 이어

▲ '해치' 정일우 (사진=오치화 기자)
▲ '해치' 정일우 (사진=오치화 기자)

Q. 배우들의 합이 돋보였다. 특히 ‘밀풍군’(정문성 분)과의 권력 싸움이 인상적이었다. 
정문성 형이 갖고 있는 연기적인 힘이 정말 잘 표현된 것 같다. 극에서는 저와 대비되는 인물이지만, 실제로는 정문성 형과 가장 친하게 지냈다. 형 연기가 좋아서 의지도 했고 많이 배웠다. 드라마에서는 악한 사람으로 나오지만 알고 보면 참 괜찮은 형이다. 하하.

Q. 이경영 씨와의 호흡은 어땠는지? 계속 맞붙은 역할 중 하나였다. 
이경영 선배님과 케미가 좋았다. 사실 제가 두려워하는 인물이면서도, 저를 경계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둘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있었다. 그 아슬아슬한 긴장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이경영 선배님은 리액션만으로도 큰 에너지를 주는데, 그 에너지를 받아서 연기하기 때문에 시너지도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인지 유독 이경영 선배님과 했던 신들이 좋았다는 말이 많았다. 제가 이경영 선배님의 연기에 숟가락을 얹은 거다. 하하. 

Q. 고아라 씨와는 어땠는지? 중간중간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돋보였다. 
아라 씨가 중간에 부상을 입어서 촬영이 2주 정도 딜레이 됐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촬영 분량만 진행이 됐다. 사실 중간부터 아라 씨와 멜로 라인이 더욱 부각되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조금 아쉽다. 아라 씨가 아프다는 걸 생각하고 연기를 하니까 뭘 해도 아플 것 같아서 걱정이 많이 됐다.

Q. 멜로 라인이 생각보다 약했는데, 아쉽지는 않았는지?
그걸 박훈 형이 충분히 채워줬다. 형 연기를 보면 멜로가 장난 아니었다. 하하. 제가 갖고 있어야 할 멜로 라인을 그쪽에서 다 가져가버렸다. 정말 멋있었고, 끝나고 나서 형한테 “나중에 멜로 들어오면 꼭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 '해치' 정일우 (사진=오치화 기자)
▲ '해치' 정일우 (사진=오치화 기자)

Q. 여전히 ‘거침없이 하이킥’을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 ‘해치’와 ‘거침없이 하이킥’ 중 정일우의 본 모습에 가까운 캐릭터는?
사실 ‘하이킥’ 때의 모습도 저고, ‘해치’의 영조도 저의 모습이다. 차이가 있다면 ‘하이킥’은 20대 초반의 정일우였고, 영조는 30대 초반의 정일우였던 것 같다. 대표작이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데뷔작부터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감사했고, 그게 밑거름이 돼서 지금까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Q. 언제쯤 차기작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지금 드라마, 영화가 들어오고 있는데, 군 복무 전에 해외에서 활동을 해서 그런지 해외 작품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아마 올해는 쉬지 않고 국내, 해외 작품을 계속할 것 같다. 이번 달 안에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

Q. 악역을 맡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악역 욕심은 없는지?
저도 지금 타이밍을 보고 있다. 하하. 항상 도전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다. 또 기회가 된다면 장르물도 해보고 싶다. 요즘 드라마 장르가 다양해져서 여러 색깔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이제 멜로를 해야 할지, 장르물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하하.

▲ '해치' 정일우 (사진=오치화 기자)
▲ '해치' 정일우 (사진=오치화 기자)

Q. 20대 때는 1년 반~2년 기간을 두고 작품을 했는데, 마음이 바뀐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제가 30대가 되고 나서 가장 후회했던 게 작품을 쉬면서 했다는 거다. 너무 고르고 잘 하려고 하다 보니 오히려 공백이 생겼다. 시간은 되돌이킬 수가 없으니 그냥 버린 게 돼 버렸다. 그래서 30대 때는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해보는 게 목표다.

배우에게 남는 거라곤 작품뿐이다. 물론 실패도 하겠지만, 모든 작품이 다 잘 될 수는 없는 거다. 성장통을 겪으면서 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남자 배우는 40대 때부터’라는 말도 있으니까, 이제 더 열심히 할 거다. 하하. 

Q. 20대 때 한 작품을 보면 대부분 좋은 성과를 거뒀다. 그러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클 것 같다. 
정말 감사하게도 운이 좋았다. 그렇다고 실패의 두려움이 있는 건 아니다. 사실 이번 작품을 시작할 때도 시청률 3%를 예상했다. 하하. 이제는 스타보다는 배우로서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시청률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한다. 얼마나 최선을 다했고 주어진 환경해서 어떻게 해내는지가 더 중요하다. 앞으로는 실패하더라도 잘 받아드리려고 노력할 거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