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마수연 기자] 배우 천우희가 강점인 섬세한 감정 연기로 스크린을 찾았다.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로 믿고 보는 배우 반열에 든 그가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할지 주목된다.
영화 ‘버티고’ 제작보고회가 18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천우희, 유태오, 정재광, 전계수 감독이 참석했으며 사회는 방송인 박경림이 맡았다.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던 서영(천우희 분)이 창밖의 로프공과 마천루 꼭대기에서 마주하게 되는 아찔한 고공 감성 영화다. 이번 영화는 오는 10월 열리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날 제작보고회는 웨이브캠 크루의 가수 도담, 강민구가 티저 예고편에 맞춰 영화의 OST인 ‘널빤지 위의 사랑’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됐다. 해당 곡은 전계수 감독이 직접 쓴 시를 가사로 활용해 멜로디를 붙였다.

영화의 연출과 시나리오를 맡은 정재광 감독은 “현기증과 이명을 앓고 있는 30대 직장 여성으로 천우희 씨가 나온다. 그가 맺고 있는 사회적, 애정, 가족 관계가 차례로 붕괴되는데 그 파국을 조용히 지켜보는 영화”라며 “무엇보다 천우희 씨가 아름답게 추락하는 영화”라고 ‘버티고’를 소개했다.
최근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현실적인 30대 여성의 모습을 연기 중인 천우희는 이번 영화를 통해 또 다른 30대 여성의 현실을 이야기하게 됐다. 천우희는 “현재를 사고 있는 여성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법한 내용”이라며 “일이나 연인, 가족, 사회생활에서 관계의 불안정함, 불확실성에 두려워하는 모습을 많이 담았다”고 소개했다.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그는 “비슷한 또래라 많이 공감했고, 영화 마지막 대사 한 줄에 ‘이 영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제가 느낀 것처럼 다른 분들도 위로와 희망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계수 감독은 천우희 캐스팅에 대해 “서영을 누가 하면 좋을지 서른 즈음의 여배우들 사진을 펼쳐놓고 보다가 단번에 필이 왔다”고 답했다.
이어 “촬영하면서 천우희 씨가 움직이는 방식, 말하는 모습, 창밖을 바라보는 표정까지 시나리오를 쓰며 상상한 모습과 너무나도 일치했다”면서 “그 누구도 서영 역할에는 대체가 불가한 느낌이었다. 이제야 시나리오가 주인을 만난 거 같다”고 만족한 모습을 드러냈다.

‘버티고’는 천우희뿐만 아니라 독립영화 등에서 두각을 보인 배우 유태오, 정재광이 캐스팅됐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레토’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유태오는 능력 있는 회사원이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진수로 분했다. 그는 “‘레토’ 이후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건 처음이라 너무 반갑다”면서 소감을 전했다.
독립영화계의 신성으로 불리는 정재광 역시 건물 외벽을 청소하는 로프공이자 서영을 사랑하게 되는 관우로 분하며 첫 상업영화 주연에 도전했다. 정재광은 “첫 주연이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다들 편하게 해주셨다”며 “선배님들과 다른 동료분들이 모두 잘 챙겨주셨다.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재밌고 편안하게 촬영했다”고 감사를 표현했다.
유태오와 정재광, 두 남자와 로맨스를 펼치게 된 천우희는 “복 받은 거 같다”는 소감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첫 멜로 작품인데, 첫 작품부터 두 남자와 호흡을 맞춰서 감사했다. 태오 배우님은 주변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 공유해주시고, 재광 씨는 신인의 모습으로 많은 질문을 하고 저와 호흡해주려 노력했다”고 답했다.

‘버티고’는 아찔하고 높은 고층 빌딩을 배경으로 감각적이고 섬세한 미장센을 연출했다. 주인공들이 고층 건물에서 근무하고, 이를 청소하는 로프공인 만큼 모두를 만족스럽게 담아내기 위한 전계수 감독의 고민이 남달랐다고 한다.
전계수 감독은 “‘버티고’는 대사가 많지 않다. 서영의 마음속에 이는 파문이나, 서영의 위치 등에 중요한 의미를 담았다”며 “그래서 미장센적인 부분에 신경 썼다. 예산이 많지는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서영의 마음 속 풍경을 화면으로도 담을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에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비주얼을 묻자 천우희는 고층 빌딩의 옥상을 선택했다. 그는 “촬영할 때가 정말 추운 날이었다. 바람을 맞으며 옥상에서 촬영을 했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정말 오래 기억에 남았다”고 설명했다. 전재광 역시 “저도 우희 누나가 말한 옥상 장면”이라며 “노을이 정말 예뻐 놓치지 않으려면 한 번에 촬영해야 했다. 그 장면을 담아냈을 때 좋았다”고 덧붙였다.
제작보고회 말미 전계수 감독은 “2019년 가을에 가장 어울리는 영화로 ‘버티고’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재밌을 것”이라며 영화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버티고’는 오는 10월 17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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