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음악이 좋아서,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혹은 생계를 위해 길거리에 나선 버스커들이 날로 많아지고 있다.
제니스뉴스는 이러한 버스커들을 ‘거리의 음악인’ 코너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들이 거리에 나선 이유, 어떤 음악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의 방향성 등을 함께 공유한다. 이번 편은 버스커 신나라 그리고 마션(Martian)으로 활동 중인 김현우다.
신나라와 김현우는 백제예술대학교에서 함께 실용음악을 전공했다. 각자 음악 활동을 펼치던 두 사람은 최근 함께 버스킹을 진행하며 대중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버스킹과는 별개로 커버 영상 제작, 신곡 발표 준비로도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Q. 버스킹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요?
김현우: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 팀이 있었는데 잘 안 됐어요. 버스킹도 했고, 카페에서 공연도 했었는데 아무래도 생계적인 문제들이 겹쳐서 그만뒀었어요. 슬럼프가 있기도 했고요. 그런데 오히려 음악을 안 하니까 우울해지더라고요. 그걸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마침 나라 누나가 버스킹을 한다고 연락이 왔고, 구경만 가려고 했다가 같이 하게 됐어요. 거기서 받는 에너지가 너무 좋더라고요. 그렇게 다시 음악 활동을 하고 있어요.
신나라: 저는 작년부터 노래를 하기 위해 버스킹을 했어요. 혼자 하기엔 부족한 점들이 많고, 이 친구가 되게 좋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거든요.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 같았어요. 보컬적인 피드백도 좋고요. 다양한 걸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같이 하게 됐어요.
Q. 주로 버스킹을 하는 장소는요?
신나라: 여의나루역 한강이 영상이 예쁘게 나와서 주로 하고 있었어요. 또 혜화역 부근이 좋더라고요. 사실 저 같은 경우는 여러 장비들을 대여해야 하고, 생계적인 면에서 너무 마니어스가 되면 힘들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선호하게 되더라고요. 기회가 된다면 지방도 가고 싶고요. ;비긴어게인’ 방송을 보니 해외로 버스킹을 하는 것도 너무 좋을 것 같더라고요. 나중에는 꼭 세션을 꾸려서 해외로 공연을 나가고 싶어요.
Q. 최근에 ‘비긴어게인’이 인기리에 방송되면서 버스커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 같아요.
신나라: 아무래도 그렇죠. 음악은 언어에 구애 받지 않고 멜로디와 느낌 자체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더라고요. 박정현님이 노래를 부르는데 외국인들의 표정만으로도 어떤 느낌인지 표현이 되더라고요. 방송을 보면서 저도 되게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김현우: 어느 한 지역 고유 음악을 연주하는 가게가 있었는데, 거기서 한국 스타일의 노래를 부르더라고요. 그런데도 듣는 분들이 감동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그런 한국적인 소울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버스킹 때 부르는 곡은 어떻게 선정하나요?
신나라: 저는 가사에 많이 집중해요. 제 마음에 와닿는 노래를 부르고, 듣는 분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부르려고 하죠. 최대한 내가 그 노래에 공감한 후에 불러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장르적인건 발라드나 어쿠스틱을 많이 하고요. 버스킹으로 구현은 어렵지만 밴드 사운드도 좋아해요. 악기도 소규모로는 꾸려서 하려고 생각 중이에요.
김현우: 버스킹 때는 아무래도 대중적인 음악을 고려해야 하더라고요. 원래는 세션이 있어야 가능한 음악들을 좋아했어요. 버스킹을 하면서 신청곡을 받아보니 대중적인 노래들을 신경 써야 하더라고요. 그런 노래를 제 스타일로 편곡해서 해볼까 싶기도 해요. 최근에 ‘선물’을 신청해주신 분이 있어서 처음으로 불러봤어요. 반응이 너무 좋아서 놀랐어요.
Q. 버스킹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요?
김현우: 제가 홍보를 잘 하지 않는 편이었어요. 어떤 분께서 제 SNS를 찾아서 팔로잉을 해주셨는데, 제 노래가 너무 좋아서 계속 생각이 났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에 너무 감동받아서 하루 종일 흐뭇했던 기억이 나요. 이제 조금 홍보도 하고, SNS랑 유튜브도 활성화 시켜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껴요(웃음).
신나라: SNS를 통해서 고맙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요. 힘들 때 위로를 받았다는 분도 계셨고, 제가 힘들 때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겠다는 말을 해주신 분도 있어요. 아무래도 듣는 분들이 제 노래로 위로 받았음을 표출해주셨을 때 보람을 느끼죠. 나도 누군가의 마음에 위로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거든요.

Q. 당장 음악 활동으로 큰 수익이 나진 않을 텐데요. 경제적인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하나요?
신나라: 사실 20살부터 24살까진 우울하고, 열등감도 많이 느꼈어요. 나는 왜 이러고 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그런데 최근 들어 생각이 바뀌었어요. 돈을 조금 못 벌어도, 어쨌든 저는 꾸준히 음악을 할 거라서요. 지금 이렇게 할 수 있는 것 자체에 감사해요. 버스킹을 하면서 ‘이러려고 내가 노래를 하구나’라는 느낌을 많이 받거든요. 그걸 발판으로 삼아서 열심히 이것 저것 해야죠.
김현우: 지금은 일을 병행하고 있어요. 그래서 연습도 주말에 몰아서 하긴 하는데요. 아직은 장비도 사야 하고, 돈을 모아야 해서요. 우선 이를 악물고 해볼 생각이에요. 나중엔 아예 음악만 할 계획이에요.
Q. 마음가짐에 변화를 준 계기가 있나요?
신나라: 제가 힘들었던 이유를 생각해봤거든요. 특별해야 하고 잘해야 한다는 생각, 제가 특별하지 않다는 것에 대한 생각과 주변의 부정적인 이야기들 때문에 힘들었더라고요. 다시 생각해보면 굳이 특별하지 않아도 되는 거예요. 제가 지금 음악을 하고 있는 것 자체에 행복하고 만족하면 되니까요.
김현우: 저도 자존감이 바닥을 치던 시기가 있어요. 음악을 할 마음이 싹 사라졌던 적도 있고요. 억지로 무언가 새롭게 만드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고요. 그런데 지금 다시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괜찮아졌어요. 원하는 그림을 그려가고 있으니까요.
Q. 신나라 씨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신나라: 제가 생각해도 에너지가 좋은 것 같아요. 목소리 톤이 청량해서 부담 없이 들을 수 있고요. 공감하는 감정선도 깊고요.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다가 그 사람이 눈물을 보이면, 저도 같이 슬프고 그렇거든요. 슬픈 감정, 기쁜 감정을 잘 공감할 수 있는 게 제 장점인 것 같아요.
김현우: 밝은 노래, 슬픈 노래 다 감정에 맞게 잘 소화해요.
Q. 김현우 씨의 강점은요?
신나라: 저희 학번 과탑이었어요. 전공실기도 A+를 받고요. 이 친구는 유니크한 음색이 정말 큰 강점이에요. 어떤 장르를 불러도 ‘김현우네’라는 느낌이 있어요. 특별한 딕션도 있고요. 보컬리스트로 정말 손색이 없어요.
김현우: 전 사실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제 목소리가 평범한 줄 알았어요. 학교에 들어가서 인정을 받으면서 제 목소리가 유니크한 걸 알게 됐죠. 일단 제일 큰 장점은 제 목소리에 있는 것 같아요.
Q.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있나요?
신나라: 자우림, 성시경님을 좋아해요. 제 꿈은 성시경님과 5년 안에 듀엣을 하는 거예요! 진짜 목소리가 너무 좋으시잖아요. 눈 감고 들어도 좋고, 뭘 불러도 좋아요. 장르 불문하고요. 목소리에서 자상함이 느껴져요.
김현우: 저는 혁오를 좋아해요. 그리고 혁오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알라바마 쉐이크스인데, 저도 되게 좋아하고요. 앨범의 1번 트랙을 듣고 그대로 끝까지 듣게 만드는 그런 아티스트예요. 무대에서 표출하는 에너지도 굉장히 멋있거든요.
Q. 가까운 미래에 세워둔 계획들이 궁금해요.
신나라: 내년 3월까지는 제 미니앨범을 완성할 계획이에요. 그 전에 유튜브 구독자를 꼭 1000명 이상으로 만들고 싶고요. 지금 제가 따로 회사가 있는 게 아니고, 마케팅해주는 사람이 따로 없잖아요. 제가 직접 저를 홍보해야 해요. 그래서 여러 사람들과 꾸준히 작업할 것들을 구상 중이에요. 커버 영상 작업도 계속 할 거고요. 이 친구랑 같이 할 것들도 있어요.
김현우: 저도 앨범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걸 내는 게 우선 목표고요. 유튜브는 최근에 만들었어요. 꾸준히 버스킹을 하고, 커버 영상도 제작해서 올릴 계획이에요.
Q. 그럼 장기적인 목표는요?
신나라: 최대한 진솔하고 담담한 이야기를 담아 노래하고 싶어요. 나중엔 직접 멜로디와 가사를 쓴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고요. 작년까진 결과에 치중했다면 지금은 과정이 더 중요해졌어요. 과정에서 나오는 성취감과 행복이 중요해요. 과정이 행복한 음악을 계속 하고 싶어요. 어떤 작업물을 내더라도 ‘이때 정말 즐겁게 했지’라고 기억할 수 있는 음악을 할래요.
김현우: 저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곡을 써서 하는 건 다들 똑같겠지만, 저는 제 나름대로 목소리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만이 할 수 있는 음악으로 승부하고 싶어요.
사진=신나라, 김현우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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